석보상절(釋譜詳節) 제三-6
태자가 왕궁에 드시니 광명이 두루 비치시더니, 왕께 사뢰되,「출가하고자 합니다.」 왕이 손목을 잡고 울며 이르시되,「그런 마음은 먹지 말라. 나라에 왕위를 이을 사람이 없다.」태자가 이르시되,「네 가지 원(願)을 이루고자 하니, 그것은 늙음을 모르며, 병이 없으며, 죽음을 모르며, 여윔을 모르고자 하는 것입니다.」왕이 더욱 슬퍼하여 이르시되,「이 네가지 원은 예로부터 이룬 사람이 없는 것이다.」하시고, 이튿날에는 석종(釋種)중에서 용맹(勇猛)한 사람 오백 명을 모아서 문을 굳게 지키라고 하셨다.【용(勇)은 힘이 세며 날래다는 말이고, 맹(猛)은 사납다는 말이다.】태자가 비자(妃子)의 배를 가리키시며 이르시되,「이 후 여섯 해를 지나 아들을 낳으리라.」구이(俱夷)가 여기시되, 태자가 궁을 나갈실까 의심하셔..
2006. 2. 6.
석보상절(釋譜詳節) 제三-5
태자가 비자(妃子)를 맞아 들이시고도 친하게 하지 않으시더니, 구이(俱夷) 뜻은 가까이 하고자 하시므로, 태자가 이르시되,「좋은 꽃을 우리 사이에 놓고보는 것이 좋지 않은가?」구이가 꽃을 가져다가 사이에 놓고 또 가까이 하려 하시니,태자가 이르시되,「꽃의 이슬이 옷을 적시리라.」후에 또 백첩(白疊毛)을 사이에 두고 보시더니,〔백첩은 흰 목면(木綿)이니, 인도 말로 가바라(迦波羅)이다.〕구이가 또 가까이 오려 하시니, 태자가 이르시되,「백첩이 때 묻으리라.」하시므로 가까이 오지 못하셨다.태자가 나가서 노시다가 염부수(閻浮樹)아래 가셔서 밭 가는 사람을 보시더니, 나무 가지가 절로 굽어 내려와서 햇빛을 가리더라. 정거천(淨居天) 조병(조병)이 죽은 벌레가 되어 있거늘〔정(淨)은 깨끗하다는 말이고, 거(居)는..
2006. 1.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