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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야(雪夜)-김광균 어느 먼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느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여 가며 서글픈 옛자췬 양 흰 눈이 내려 하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들에 내리면 먼 곳의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억 이리 가쁘게 설레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홀로 차단한 의상을 하고 흰눈은 내려 내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위에 고이 서리다. 2005. 1. 8.
나룻배와 행인-한용운(1879 충남 홍성) 호는 만해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며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 너 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 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2005. 1. 7.
눈 오는 밤에-김용호(1912-마산) 오누이들의 정다운이야기에 어느집질화로엔 밤알이토실토실익겠다. 콩기름불 실고추처럼가늘게피어나는밤 파묻은불씨를헤쳐 엽담배를피우며 고놈!눈동자가초롱같애 내머리를쓰다듬어주시던할매 바같은연신눈이나리고 오늘밤처럼눈이나리고 다만이제나홀로 눈이밟으며간다 오-바자락에 구수한할매의옛이야기를사고 어린시절의그눈을밟으며간다. 오누이들의 정다운이야기에 어느집질화로엔 밤알이토실토실익겠다. 2005. 1. 6.
신심명信心銘17-14 17집지실도 執之失度집착하면 법도를 잃고필입사로 必入邪路필연코 삿된 길에 들어간다.방지자연 放之自然마음을 놓아 버리면 자연스러우니체무거주 體無去住진여의 본바탕에는 가고 머무름이 없다.16대도체관 大道體寬큰 도를 전체적으로 깨닫는 것은무이무난 無易無難쉽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다.소견호의 小見狐疑좁은 견해로 여우같은 의심을 내어전급전지 轉急轉遲변덕스런 태도로 서두르기도 하고 더디기도 한다.15일공동양 一空同兩하나의 공이 양단과 같고제함만상 齊含萬象만물을 포함하고 있다 불견정추 不見精추 생각하는 마음에 정밀하고 거친 것이 없으면영유편당 寧有偏黨어찌 치우친 견해가 있겠는가. 14경유능경 境由能境사물이 대상인 것은 생각하는 주체가 있기 때문이요능유경능 能由境能마음이 마음인 것은 사물이 있기 때문이다.욕지양단 欲知兩.. 2005.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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