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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따르는 마음

나룻배와 행인-한용운(1879 충남 홍성) 호는 만해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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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며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

너 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

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가십니다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갑니다.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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