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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 해말쑥한 네 이마에
촌스런 시름이 피어 오르고
그래도
우리를 실은
차는 남으로 남으로만 달린다
촌과 나루와 거리를
벌판을 숲을 몇이나 지나왔음이냐
눈에 묻힌 이 고개엔
까마귀도 없나 보다
보리밭 없고
흐르는 뗏노래라곤
더욱 못 들을 곳을 향해
암팡스럽게 길떠난
너도 물새 나도 물새
나의 사람아 너는 울고 싶고나
말없이 쳐다보는 눈이
흐린 수정알처럼 외롭고
때로 입을 열어 시름에 젖는
너의 목소리 어선 없는 듯 가늘다
너는 차라리 밤을 부름이 좋다
창을 열고
거센 바람을 받아들임이 좋다
머릿속에서 참새 재잘거리는 듯
나는 고달프다 고달프다
너를 키운 두메산골에선
가라지의 소문이 뒤를 엮을 텐데
그래도
우리를 실은
차는 남으로 남으로만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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