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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질동이에는 갈 줄모르는 늙은 집난이같이 송구떡이
오래도록 남아 있었다.
오지항아리에는 삼춘이 밥보다 좋아하는 찹쌀탁주가 있
어서
삼춘의 임내를 내어가며 나와 사춘은 시큼털털한 술을 잘
도 채어먹었다
제삿날이면 귀머거리 할아버지 가에서 왕밤을 밝고 싸리
고치에 두부산적을 꿰었다
손자아이들이 파리떼같이 모이면 곰의 발 같은 손을 언제
나 내어둘렀다
구석의 나무말쿠지에 할아버지가 삼는 소신 같은 짚신이
둑둑히 걸리어도 있었다
옛말이 사는 컴컴한 고방의 쌀둑 뒤에서 나는 저녁 끼 때
에 부르는 소리를 듣고도 못 들은 척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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