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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祥節) 제 一 月印千江之曲 <其 十~ 其 十一> -2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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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에 정욕(情欲) 많은 사람이 여자가 되어〔정은 뜻이니, 정욕은 마음에서 생기는 탐욕이다.〕은신처를 만들고 남자와 더불어 깨끗하지 못한 일을 하니까,중생들이 보고,「더럽구나! 어찌 이런 더러운 일을 하느냐?」하니, 그 남자가 뉘우쳐 땅에 엎디어 있으니까, 그 여자가 밥을 가져다가 먹이고 잡아 일으키니, 그 후로 부처(夫妻)라는 이름이 나오고, 은신처를 만들고 집 짓는 일을 처음 하니, 그제야 아기 낳기를 시작했다.

그 뒤에야 노래 부르며 춤 추며 농담하여 남자와 어울리며, 가장 먼저 첨바성(瞻婆城)을 쌓으니〔첨바는 꽃 이름이니, 빛이 노랗고 향기로운 것이다. 이 성에 이꽃이 많으므로 이름을 붙인 것이다.〕처음으로 성에서 살기를 시작했다.

그 때 갱미(粳米)를 이침에 베면 또 돋아나서 저녁에 익고, 저녁에 베면 아침에 익었는데, 게으른 한 사람이 가르쳐서 사나흘 먹을 것을 한꺼번에 베어오니, 그 갱미(粳米)에 꺼풀이 나며 시든 그루가 생겨서 중생들이 슬퍼하여 울고, 밭도 제각기 나누며, 집도 제각기 짓더니 그 후에 제 쌀일랑 감추고 남의 것을 서로 훔치므로 그른 것과 옳은 것을 결정할 사람이 없어서 모두 평등왕(平等王)을 세우니, 그 성이 구담씨(瞿曇氏)

였다.〔평등은 같은 것이니, 한 편으로 치우친 공사(公事)를 아니하는 것이다. 이 왕의 이름은 마하삼마다(摩訶三摩多)이시니, 소구담의 후신이시므로 또 성을 구담씨라고 했다. 후신은 후(後)의 몸이니 , 전생에 다니다가 후생에 다시 난 몸이 후신이다.〕그제서야 세금 받기를 시작하니, 그러므로 이름을 찰리(刹利)라 했다.〔찰리는 전지(田地)의 임자라는 뜻이다.〕

그 때에 염부제 천하가 부유하고 공작(孔雀)의 꼬리 빛 같은 풀이 나고 팔만 나라에 마을이 성해서 닭소리가 서로 들려 한 쪽 가장 자리까지 이었고 천하에 병이 없었서 사람의 나이가 그지없이 오래더니, 사람들이 점점 사곡(邪曲)하여 모진 일을 지은 탓으로 아귀(餓鬼) 축생(畜生) 지옥(地獄)에 가서 나며〔아귀는 주린 귀신이다. 축생은 사람의 집에서 치는 짐승이다.〕모진 일을 보고 좋은 일을 닦은 사람은 점점 동서북주(東西北洲)와 사왕(四王) 도리천에 가서 태어나니,〔주는 물 가운데니, 사천하가 다 바다 가운데 섬이므로 사주(四洲)라고 하는 것이다.〕이리 되어서야 세계가 다 이루어지니, 그것이 성겁(成劫)이라.〔성은 된다는 말이니, 처음부터 다 이루어지는 그 동안이 성겁이다.〕다 되어 있을 때에는 주겁(住劫)이다.〔주는 머물러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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