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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祥節) 제二 -5

by 돛을 달고 간 배 2005.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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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인도 목숨이 열 달 하고 이레가 남아 있으시다 하시고, 그 때에 오쇠상(五衰相)을 보이시고,〔오쇠상은 다섯 가지 쇠한 상이니,머리에 있는 곷이 시들고, 겨드랑이 아래 땀이 나고, 정수리에 광명이 없고, 눈을 자주 깜박이고, 자리를 즐기지 아니한다는 말이다.〕또 오서를 보이시니,〔오서는 다섯 가지 상서(詳瑞-좋은 기운)다.〕광명이 대천계를 비치시며, 땅이 열 여덟 상으로 움직이며,〔땅이 매우 움직이면 열 여덟 가지 일이 있으니, 동(動),기(起), 용(踊), 진(振), 후(吼), 격(擊)의 여섯 가지 일을 각각 세 가지 모양으로 일러서 그것이 열 여덟이니, 동은 움직인다는 말이고, 기는 일으킨다는 말이고, 용은 뛰 논다는 말이고, 진은 떨친다는 말이고, 후는 운다는 말이고, 격은 친다는 말이다. 動을 세 가지로 이를 것 같으면, 움직인다 함이 한 가지고, 다 움직인다 함이 두 가지고, 함께 다 움직인다 함이 세 가지니, 기,용, 진,후, 격도 이와 같은 모습으로일러서 세 가지이다. 공연히 움직인다 할 뿐이면 세계의 땅이 다 움직인뜻이 없고, 공연히 다 움직인다 하면 잠간 움직인 데 없이 다 고루 움직인 뜻이 없을 것이므로 모두 세 가지로 일러야 구비한 것이다.

이 여섯 가지 동, 기, 용, 진, 후, 격을 육종(六種) 진동(震動)이라고 하니, 〔육종은 여섯 가지이고, 진동은

떨친다는 말이다.〕마왕궁(魔王宮)이 가리며〔마는 가린다는 말이니, 도를 수행하는 자에게 장애가 된다는 말이다. 마가 네 가지니, 번뇌마(煩惱魔)와 오음마(五陰魔)와 사마(死魔)와 천자마(天子魔)이니, 오음(五陰)은 색 수 상 행 식이니, 번뇌 까닭으로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됨이 색음(色陰)이고, 많은 번뇌를 받음이 수음(受陰)이고, 그지없이 생각함이 상음(想陰)이고, 좋으며 궃은 마음으로 탐하며, 노한 마음과 마땅하며 못 마땅한 법(法)을 일으킴이 행음(行陰)이고, 눈에 빛을 보며, 귀에 소리를 들으며, 코에 냄새를 맡으며, 혀에 맛을 보며, 몸에 접촉하며, 뜻에 법 탐착한 것으로 그지없이 가려서 아는 것이 식음(識陰)이다. 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을 육근(六根)이라 하니, 근은 뿌리이다. 빛과 소리와 냄새와 맛과 닿음과 법을 육진(六塵)이라 하니, 진은 티끌이다. 사마는 죽이는 마이고, 천자마는 타화자재천이니(他化自在天)이니, 세간의 즐거움에 탐착해서 사곡한 마음으로 성인의 열반 법을 새암하는 것이다.〕해와 달과 별이 다 밝지 아니하여 팔부(八部)가 다 놀라더니, 그 때에 제천(諸天)이 저 두 가지 상(相)을 보고 모두 측은히 여겨,

「내리지 마시고 오래 여기 계시소서.」하니까, 보살이 이르시되,

「살면 모두 죽고, 어우르면 모두 사이가 벌어지는 것이니, 일체의 일이 항상 한가지가 못되므로 적멸(寂滅)이야 말로 즐거운 것이다.」〔적멸은 고요히 없어진다는 말이니, 불성 가운데 한 상도 없다는 말이다. 상이 없어 하는 일이 없고, 죽고 사는 큰 시름이 다 없으므로 즐겁다고 하는 것이다. 적멸은 살지도 아니하고 죽지도 아니하는 것이니, 중생은 번뇌를 쓸어 버리지 못하여 일이 있으므로 좋은 일을 지은 인연으로 후생에 좋은 몸이 되고, 궂은 일을 지은 인연으로 후생에 궃은 몸이 되어서 나고 죽고 하면서 그지없이 수고 하거니와 부처는 죽고 사는 것이 없으시므로 적멸이 즐겁다고 하신 것이다.〕

「내가 석종(釋種)에 태어나 출가하여 부처가 되어 중생을 위하여 큰 법당(法幢)을 세우고,〔당은 부처님의 부처님의 위의(威儀)에 쓰는 개(盖) 같은 것이니, 부처님께 붙은 것이므로 법당이라고 하는 것이다. 당을 세우심은 어진 장군이 기(旗)를 세우고 마군(魔軍)을 항복시킴심과 부처님이 번뇌의 바다를 마르게 하심과 같은 것이다.〕큰 법회 하실 적에〔會는 모은다는 말이니, 부처님께 사람 모음을 법회(法會)라고 하는 것이다.〕천인(天人)을 다 청하리니, 너희도 그 법식(法食)을 먹으리라.」〔식은 밥이다.〕제천(諸天)이 듣고 다 기뻐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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