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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173권째 독서 후기 베르나르 베르베르 개미(5-5)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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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미는 에드몽의 백과사전에 줄줄이 자양분이 되었다. 백과사전은 쥘리에게 "개미혁명"이름 지어진
무대를 꾸미고, 그 무대에 환호한 대중에게 폭력없는 혁명의 불을 붙인다. 수 억 년의 새월을 도태되지 않고 견디어 온 개미의 역사가 손가락의 눈 앞에 새로운 시선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 유토피아든지, 무릉도원이든지 현실에서 아등 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의 꿈같은 희망이지만.
"우리의 개미 혁명을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야 해. 지금 뭔가를 하지 않으면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 거야. 여기엔 521명이 모여 있어. 모두의 생각과 상상력을 철저하게 활용해야 돼. 우리 모두의 힘을 합하여 새로운 차원의 능력을 끌어내야 한다고."
그녀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말을 이었다.
"1+1=3이 개미 혁명의 슬로건이 될 수도 있을 거야. 그것은 이미 깃대 꼭대기에서 펄럭이는 우리 깃발에 적혀 있어.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을 재발견하는 것뿐이야."
"그래. <자유, 평등, 박애> 보다는 그것이 우리에게 더 잘 어울려. 1+1 =3에는 두 재능을 결합하면 그것들의 단순한 합을 능가한다는 뜻이 담겨 있어."
프랑신이 맞장구를 치자, 폴도 거들었다.
"한 사회 체제가 최상의 상태로 가동되면 그런 상황이 가능해질 거야. 그런 사회는 정말 아름다운 유토피아지."


⛱️⛱️ 개미의 진화에는 삼인행에 필유아사라 하는 고사가 해당되는 듯하다. 어디서건, 누구에게서라도 배우고 익히는 자세야말로 손가락들이 필수로 도입해야할 것이다.
달팽이는 동작이 굼뜨긴 하지만 어떤 곳이라도 갈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달팽이가 기어가는 방식은 아주 특이하다. 바닥에 끈끈물을 발라 자기 앞에 스케이트장을 만들어 놓고 그 위로 미끄러져 가니 말이다. 개미들은 이제껏 달팽이들을 잡아먹기만 했지, 그들을 관찰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끈끈물을 끝없이 밀어 내는 그들의 모습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물론 그 끈끈물은 개미들에게 문제를 일으킨다. 뒤따르는 개미들이 끈끈물에 질퍽질퍽 다리가 빠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미들은 끈끈물의 양편으로 갈라서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
불그스름한 돌덩이를 지고 가는 달팽이들을 사이에 두고, 개미들이 두 줄로 늘어서 있는 그 행렬은 여간 인상적인 것이 아니다. 많은 곤충들이 의문에 찬 더듬이를 내밀며 텀불에서 뒤어나온다. 그들의 대부분은 개미들이다. 땅바닥에 붙어사는 그들의 삶에는 무엇 하나 확실한 것이 없다. 그런데
손가락 혁명을 하겠다는 이 개미들은 세계의 수수께기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한다.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던 탐험 개미들과 젊고 대담한 병정개미들이 그 생각에 고무되어 행렬에 동참한다.


⛱️⛱️ AI시대, 이익단체를 위해 국민을 뒷전으로 치는 AI를 정치인으로 교체할 수 있다면 대환영이다.
막시밀리앵은 문득 미래에는 컴퓨터를 정부의 수반에 안히는 것이 유익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시시쿨쿨한 것 하나도 잊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컴퓨터뿐이었다. 컴퓨터는 잠을 자는 일도 없고, 건강 문제로 임무에 차질을 빚지도 않는다. 또 컴퓨터에게 성기능 장애 따위도 생기지 않고, 가족도 친구도 없다. 마키아벨의 지적이 옳았다. 컴퓨터라면 하수구를 설치하는 일을 소흘히 할 리가 만무했다.
막시밀리앵은 프랑스풍의 문명으로 새로운 판을 시작했다. 게임을 하면 할수록 인간의 천성에는 허점이 많다는 생각이 더해 갔다. 타락하기 쉽고, 장기적인 이익을 분간할 줄 모르며, 그저 당장의 쾌락만을 열심히 쫓는 게 인간의 본성이지 싶었다.


⛱️⛱️ 고등학교 교내에서 외치는 개미혁명, 온갖 정보의 고속통로로 세계화가 된다.
국경을 초월하여 모든 동아리들이 정보 고속 도로 위에서 만났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아메리카, 유럽, 오스트레일리아 등 세계 도처에서 실험적이고 융합적인 지구촌 음악이 퍼져 나왔다.
비록 퐁텐블로 고등학교라는 네모진 공간에 갇혀 있긴 했지만, 그들에겐 공간적으로든 시간적으로든 아무런 경계가 없었다.
그들은 학교 복사기를 쉴 새 없이 돌려서 그날의 차림표, 즉 그날 하기로 예정된 주요 행사의 목록을 찍어 냈다. 차림표 안에는 음악 연주와 연극 발표와 발명품 전시는 물론이고 시와 단편 소설, 논쟁 기사, 테제, 산하 조직의 정관을 발표하는 행사도 들어 있었다. 심지어는 두 번째 콘서트 때 찍은 쥘리의 사진들을 전시하는 행사도 있었고, 폴의 요리 메
뉴도 물론 실렸다.


⛱️⛱️ 불은 고마운 발명이다. 불은 파괴의 신이다.
불은 너무 많은 피해를 불러일으키는 무기다.
5호가 중얼거리듯 그렇게 페로몬을 발한다.
개미 세계에서 불이 그토록 오래전부터 금기로 되어온 까닭을 그들은 비로소 깨닫고 있다. 그러나 어쩌란. 어떤 세대나 몇 가지 바보 같은 짓은 저지르게 마련이 아닌가.
불은 너무나 파괴적인 무기다. 불길이 얼마나 강렬했으면 벽에 개미들의 그림자를 생기게 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그것을 벽에 찍어 버렸다.
암개미 103호는 공동묘지로 변해 버린 도시 속을 나아간다. 그가 태어난 도시가 시체 안치소로 변했다. 버섯 재배장엔 검은 젯더미가 쌓였고, 축사에는 바싹 구워진 진뒷물들이 지천이다. 꿀단지개미들마저 모두 폭사해 버렸다.
15호는 꿀단지개미의 시체를 조금 먹어 보더니 대단히 맛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럼으로써 그는 캐러멜의 맛을 발견한 셈이다. 하지만 개미들은 그 새로운 음식 앞에서 경탄을 할 겨를도 없고 그러고 싶은 생각도 없다. 그들이 태어난 도시가 너무나 참혹하게 변해 버렸기 때문이다.
103호는 더듬이를 낮추며 후회를 곱쉽는다.
불은 패배를 앞둔 자가 굴복하지 않기 위해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무기다. 그는 전세가 불리했기 때문에 그것을 사용했다. 결국 그는 속임수를 써서 약점을 감춘 셈이다.


⛱️⛱️ 개미혁명, 개미들의 혁명은 포기될 것인가?
개미들 마저 잡혀오고, 개미혁명을 외치던 쥘리도 잡혀왔다. 하지만 혁명의 유산은 누군가 이어받을거다.
재판장은 공판이 자기 뜻대로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그런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고, 평소에 하던 방식을 자제하려고 애쓰면서 신문을 계속했다
"다시 묻겠습니다. 당신은 왜 경찰관들을 죽이라고 당신 군대에 명령했습니까?"
개미는 자기 더듬이를 인조 더듬이에 갖다 대었다. 컴퓨터가 표시등을 깜빡이며 번역문을 스피커로 보냈다.
"나는 아무 명령도 내린 적이 없습니다. 개미 사회에 "명령"이라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자 마음이 내킬 때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할 뿐입니다."
"하지만 당신의 군대가 사람들을 공격했잖아요! 그걸 부정하지는 못 하겠지요."

"나에겐 군대가 없습니다.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본 바로는 우리 무리가 손가락들을 공격한 것이 아니라 손가락들이 공교롭게도 우리 무리 속에 있게 된 것 같습니다. 그들은 단지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리 개미들을 3천 마리도
넘게 죽였을 겁니다. 당신들은 우리에 대해서 별로 조심성이 없어요. 당신들은 사지의 끝이 어디에 놓이는지 신경을 쓰지않아요."


⛱️⛱️ 사회적 진보를 기존 정치세력은 불편해한다.
'제가 보기에 그런 경멸에는 개미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깔려 있습니다. 검사께서는 어쩌면 우리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할 개미들의 사회적 성공을 두려워하고 계신지도 모릅니다.
전 기껏해야 병영 사회일 뿐입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개미 사회는 굳이 비교하자면 오히려 히피 공동체와 비숫합니다. 우두머리나 장군도 없이, 사체나 경찰이나 압제도 없이 각자 자기 마음에 드는 일을 행하는 사회입니다.
그렇다면, 피고가 생각하기에 개미 사회가 성공하게 된 비결은 뭐지요?
허를 잘린 검사가 반격을 시도했다. 쥘리는 차분하게 대답했다.
거기에 무슨 특별한 비밀이 있는 건 아닙니다. 개미들의 행동은 혼돈에 가깝습니다. 개미들은 질서 정연한 사회보다 더 잘 돌아가는 무질서한 체제에 살고 있습니다. 무정부주의자로군



⛱️⛱️ 개미의 교훈은 인간의 가슴에 안착되기에는 정말 쉽지 않는 길이다.
"피고는 사람을 개미들로 뒤덮어 버리는 것이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잔인성은 인간의 한 특성입니다. 인간은 아무 까닭 없이 단지 남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즐기기 위해서 남에게 고통을 주는 유일한 동물입니다.

배심원들은 그 말에 동의하고 있었다. 그들 역시 개미들이 살생을 하는 것은 즐거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필요 때문이라는 것을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런 기색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배심원들은 자기들의 인상을 절대로 내비치면 안 된다는 것이 간사가 주지시킨 철책이었다. 불필요한 말을 한다든가, 찬성이나 야유의 뜻을 표시하다가는 자칫 공판이 취소될 염려가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무표정한 얼굴을 유지하려고 애를 쓰고 있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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