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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객주客主 제3부 상도商盜 7권 김주영 장편소설 (2025년 137권)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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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권 전개
신석주는 신변정리를 하면서 월이를 속량하고
조 소사는 급작스레 죽음은 당한다. 급료를 제때 받지 못한 군인들은 단체행동(임오군란)한다.

⛱️⛱️월이를 속량하는 신석주

신석주가 언성을 높였으나, 듣는 월이에게는 심지의 괴로움을 보이지 않으려는 방패막이로 하는 역정 같았다
"동교(東郊)의 바람이 차고 매섭기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구나. 네가 진작 도망을 했더라면 내 당장 형조로 쫓아가서 추포를 해달라고 단단히 청질을 넣었을 거다. 하나 네가 달아난 상전의 안위를 위해 내 집에 남아 있었음에도 추벌 내릴 때를 두려워하지
않고 구태여 변해를 늘어놓지도 않았음이 종내는 내 손으로 너를 등밀어 보내게 된 것이다. 혹여 기찰하는 별장이나 진수군들이 너를 반비나 도비로 잘못 알고 딱장을 받으려 하거든 자현부터 말고 요깃거리가 든 단붓짐을 풀어 보아라. 너의 성명 단자를 명토 박아 쓰고 이 비녀를 주인이 속량한다 적었으니 장교나 별장쯤 되면 뜯어보고 너를 더 이상 도비로 몰진 않을 것이다. 지체가 비슷한 사내들끼리라면 이조금에 이별배 한잔쯤은 나누어야 한 자리다. 등방하여 샛길로 걷는다면 다락원 장수원을 거쳐 빈돌고개 넘어 포천 솔모루까지는 저녁 전에 대어 갈 만도 하다.

"나으리께서 친네에게 속량까지 해주시니 더욱 발걸음을 떼어 놓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무정한 것도 고질이 되었던가, 이미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신석주는 마지막까지 곁에서 시종을 들던 월이를 속량하면서 서운찮게 재산까지 보태서 내보낸다.


⛱️⛱️빌린 돈이 많은 민겸호

민겸호의 두 손이 부르르 떨렸다. 신석주 하나쯤 사주뢰(사사로운 형벌 )를 내릴 배상이 없는 바 아니로되, 신석주에게 준 대변돈이 실은 기만 민에 이르는지라 다만 손을 떨고 있을 뿐이었다. 엎어진 놈에게 절구질하기야 앉은 말 타기가 아닌가 하고 생각을 도사리는데, 신석주가 콩소매 속을 부스럭거리고 뒤지더니 봉서 하나를 꺼내 놓았다.
이 위인이 지금 무슨 도섭을 부리려 하는가 싶은데, 신석주가 가다듬은 목소리로 말하였다.

"여기 대감께서 시생에게 맡기시었던 구본변(본전과 이자)을 일호의낙변이나 난봉(못받게 되는 채무)냄 없이 가져왔습니다. 지금에 이르러 시생에게 남아 있는 명색 재물이라고는 시생의 시신을 누일 수 있는 거처 한 칸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시생에게도 후사에 남길만한 재산이 없겠습니까만, 이 노쇠한 몸을 위해 수발하던 단비를 속량시키면서 그 손에 쥐여 보냈습니다."

발치 앞으로 디미는 어음표를 내려다보고 있던 민겸호가, 그렇다면 육의전 대행수 자리도 내놓고 와선 ( 臥禪)이라도 하겠다는거요?

"이미 전방에 있는 서사를 도중으로 보내어 작파하겠다는 기별지를 뛰웠으니 불원간 도중회 (都中會)가 열려 대행수가 차정될 터이지요."
💥💥치사하다. 요리 조리 넘기는 채무, 대감이면 뭘 하나. 큰 선심을 쓴다. 대감이 나에게서 가져간 채무목록을 다 일없이 돌려드리오. 부디 잘 먹고 잘 살아라고.

⛱️⛱️ 돈 가져간 노비를 잡아라.

"그 도비는 어느 대갓집의 노비였습니까?"

"그 도비가 정범이 아니라 간범으로 잡자는 것이야. 그 계집은 장안 입전의 대행수인 신석주의 집에서 몸종 거행 하던 것으로 기만민의 전재를 지니고 도망하였다네.

"기만 민을 지니고 도망하였다면 침책을 피해 가뭇없이 숨어 버렸지, 숙맥이 아니고서야 여항간에 얼씬인들 하겠습니까. 듣기로는 해서의 해주 지경에 수만 금을 가진 여상이 나타나서 포목을 도집한디는 풍문이 있긴 하였습니다만, 적실하지는않습니다."

유필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그때까지 언사가 삐뚜름하던 김보현이 화들짝 놀라.

"그런 소문을 어디서 들었던가?"

"시생의 마방에 들었던 외방의 행고가 지나가는 말로 지껄이던 것을 언뜻 듣기는 하 였습니다만, 벌써 수일 전의 일이라 시생도 그행고의 견양이 기억에 없습니다."

김보현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그 노비가 장안을 벗어난 지가 벌써 월여를 넘기고 있다면 해주 지경까지야 내려가기 어렵지 않았을 것
이다. 게다가 추포령이 내려졌다는 것을 눈치라도 챘으면 의주 지경까지 장달음을 놓았을 법하지 않은가. 아녀자의 행보라 하여 근기 지경만을 뒤진다는 것은 현명한 일이 못 된다는 생각이 든 김보현은 되레 그런 행고가 있다면 득달같이 소식을 알려 달라는 당부를 내려 유필호를 곱게 내보내었다. 대문을 나선 유필호는 노량으로 걸어서
해가 나절가웃이나 기운 뒤에 광화문에 당도하였다. 광희문의 수문군들이 함지박을 인 송기떡장수나 바가지를 옆에 낀 아녀자들을 검색하고 있었다.
💥💥 월이가 신석주가 챙겨 준 돈을 들고 나간 것을 안 민겸호는 욕심을 부려 월이를 잡아들이라고 한다.

⛱️⛱️ 길소개의 변신

잠이 들었던 길소개가 관복을 갈아입으려고 내당에 들렀다가 운천댁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안잠자기를 들볶았으나 궐녀 역시
눈이 휘둥그레져서 체머리만 흔들고 있을 뿐 행방을 알 수 없기는
길소개와 다를 바 없었다. 대청에 김발을 단단히 권 발자국이 낭자하니 업혀 가지 않았으면 끌려가서 살변을 당했으리란 김작 뿐이었다. 우왕좌왕하던 중에 길소개는 문갑 위에서 봉함이 된 낯선 서독 한 통을 발견하였다. 허겁지겁 뜯어보니 언문 아닌 진서로된 편지였다. 그는 일찍이 문망 있는 집안에서 태어나지 못한것을 또다시 한탄하며 계대 아래에서 고개를 떨어뜨리고 서 있는 수통인에게 서사를 불러들이게 하였다.

작사청에서 자고 있던 늙은 서사가
눈곱을 눈자위에 매단 채 없어질 듯 내당 뜨락으로 달려들었다. 아직은 이른 아침 사시전이라 작사청의 도서원이며 이속들이 사진하지 않아서 동헌의 드넓은 뜨락이며 내당이 행뎅그렁하였다.
대청 가로목에 무릎을 짓찧을 듯이 황망히 올라서는 서사에게 길소개는 손에 들고 있던 봉합 서찰을 내던졌다. 손등으로 눈곱을 쓸어
내리는 일변, 하양게 질려 있는 안전의 신색을 살피던 서사가 발치에 떨어진 서찰을 주워 횡보지 않으려고 바싹 대고 읽었다.

이놈, 길소개 듣거라. 천지간에 하잘것이 없는 미물이라 할지라도 행로중에 태어날 적에는 본래 그 이름과 거처할 자리를 하늘로부터 점지받게 된다. .......
💥💥길소개의 패악질에 평강에 머무르던 천봉삼의 동패들이 운천댁을 납치한다.

⛱️⛱️ 길소의 줄행랑
"나으리, 한 사만 민은 건질 듯합니다."
"우리 고을 관고란 것은 였가락인가? 하룻밤 사이에 늘었다 줄었다 하는가그래?"

"시생들이 워낙 과문했던 탓이오니 과히 꾸중 마십시오. 사만 민의 관고를 털고 나면 관고에는 거미밖에 남는 게 없습니다요."

거미라도 천문이 된다 하면 좋겠다 싶었던 길소개는 방중안으로 관고를 털어 객주에 넘기고 서울 삼개에 있는 어불객주에서 바꿀 수 있는 어음표로 바꿔 오라고 일렀다. 밤새도록 관고를 들락거리다 보니 날이 환하게 새고 말았다.

4만 민의 거금을 챙겨 치행하여 안변 고을을 떠난 것은 운천댁이 보쌈을 당한 지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길소개는 사령들 중에 힘깨나 쓰고 무예깨나 익혔다는 다섯 놈만을 조발하여 영솔하고 안변
에서 발행한 지 또한 닷새 만에 서울의 동교 어름에 당도하였다. 때마침 해가 나절가웃이나 기운 터라 동교의 보행객주에서 일숙하고 이튿날 아침 일찍 민겸호의 집을 찾았다. 상좋이 잦았던 청지기들이
뜻밖에 불쑥 나타난 안변 사또를 반갑게 맞이하여 사랑으로 안내하는데 그 분주하기가 이를 데 없었다
.
💥💥안변사또가 문제가 아니다. 현청에 있던 돈들을 모두 다 끌어모아 민겸호의 집으로 찾아간다.

⛱️⛱️조 소사의 의뭉스런 죽음

그렇지만 봉삼을 달랜다는 것이 손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염습해서 초빈을 하려고 여러 동무님들이 상청으로 가서 끌어내려 하였으나. 봉삼은 시신을 부둥켜안고 놓아주지를 않았다. 그러나 그의 피가 뜨겁고 한이 복받친다 한들 여러 사람의 용력에는 당해 냉수 없었다. 그를 멀찌감치 물리친 후에 염습하고 처마 귀퉁이 의지간에다
초빈하고 난 뒤 예월을 기다리지 아니하고 결장할 공론부터 벌이었다. 우산뱀에 불려 변을 당했으니 죽은 것이 미숙한 죽음이였는 데다, 천봉삼이 행검이 있는 사람이긴 하나 성깔이 어긋나서 악언상가에 또한 실성한 사람같이 될까 봐 우선 걱정이 되어 예월을 기다릴 겨를이 없었다. 가장으로 하자고 전하여도 봉삼은 이렇다 할 대꾸가 없었다. 고개를 숙이고 가만히 않았다가 월이가 업고 있는 아이를 빼앗아서 한참 둥개다가 콩죽 같은 눈물을 흘리곤 하는 것이었다. 처소의 취의청에서 바라보면 환히 올려다보이는 앞산 언덕배기에다 장지를 잡고 축회 하고 폄장하였다. 아무래도 산소를 멀리 두고 싶었지만 천봉삼이 그렇게 하자는데 그것마저 마다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봉삼은 자신이 상배를 하였다는 비운보다는 조 소사가 너무나 박복한 여자였다는 것에 포원이 지는 모양이었다.

조 소사가 이승을 하직했으나 젖먹이나마 혈육을 남기었으니 그만한 다행이 또한 없었다. 처소의 동무님들이 운구하여 산역을 치르는데 천봉삼은 그대로 처소에 남았으나 지신을 메기는 달구질 소리
는 처소에까지 아련히 들려왔다.
💥💥박복한 조 소사 항복이란 말 한마디 해 보지 못한 체 어린 애만 남겨놓고 떠나갔네.

⛱️⛱️ 나리 급료를 주세오.

"좌지우지라? 당장 듣기에는 귀에 달다마는 그렇다 하더라도 위아래를 보아 가며 행패해야 않겠느냐."
"나으리, 선네들이 비록 보병것들이라 하나 협호살림에도 지어미가 없지 않고 궁박하나마 생산한 젓먹이들도 없지 않습니다. 집구석에 기둥이라 할 만한 감정이 수자리를 살다 보니 살림 두량이 자연 궁박할것이란 것은 나으리인들 모르실 리 없겠지요, 군색한 살림에 바라보고 있는 것이 새앙쥐 볼가심이나 될까 말까 한 원료로 겨우 목구명에 거미줄이나 막지요. 이것이 일 년이 넘도록 감감무소식이니 흙으로 양식을 대신하여 구복을 채울 수없는 쇤네들 처지가 한탄스러울 뿐입니다. 쇤네들 형세가 이제 먹지 못해 죽을 지경이라 압슬을 당할 셈 잡고 와서 여쭈어 보는 것입니다요."

자네가 언사에는 조리가 없지 않네만 우물가에 와서 수능 찾는 격이 되었네. 나 역시 전곡아문의 벼슬아치임에는 틀림이 없네만 됬박 곡식으로 자네들 군불 때는 아궁이 같은 아가리를 두고 설불리
주작부언할 수도 없는 것, 육조거리로 나가서 수소문해 보게나."
"아닙니다, 나으리. 나으리가 전곡아문의 노른자위에 있지 않습니까. 제발 발뱀 마시고 귀띔이나마 해주십시오."

"육조거리로 나가 보기 버성기거든 서강 도선머리로나 나가 보게."
삼남 세곡선이 언제 당도하리란 건 나보다 강대 사람들이 더 잘 알터,전라도 세창에서 오르는 세선이 당도하고 나야 음료가 나오든지 할 게 아닌가. 고기가 먹고 싶거든 집으로 가서 그물을 짜라는 말도 못들었던가?"
💥💥수탈이 그렇게 많았던가?
당연지사 일한 삯을 받지 못했으니 따져 보기라도 해야할 것 같다.

⛱️⛱️ 이게 먹고 사는 것인가.

교단을 건네받은 사람은 방편으로 세워진 망간들 사이를 지나 상고의 문 앞으로 가면 두급들과 민간에서 조발한 말감고들과 두척들
이 교단에 적힌 대로 료를 마되질해 주게 되어 있었다.


바깥에 금삭을 치고 삼엄하게 둘러선 사병들도 그러하거니와 마되질을 하는 곳에서도 이원들과 사령들이 시건 눈으로 사람들을 노려보아서 어지간한 간담을 가지고는 가까이 가기조차 거북할 지경이었다. 그런대로 한 식경 가까이나 반료가 계속되었
다. 그러나 곡식 자루를 멘 사람들이 어쩐 일인지 냉큼 발길을 돌리려 들지 않았다. 음료로 받은 곡식을 들여다본 사람마다 신색이 샛노랑게 뜨고 기가 질려서 주저앉기 일쑤였다. 어느덧 창거리가 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이런 시러베 같은 위인들이 있나. 모급을 수월하게 저지르고 있네그려."

"이것이 후료아문 현직들의 농간인가, 아니면 두
급들이 저지른 농간인가?"
"보게들, 뒷 때문에 웅성거리나?"
"글쎄, 명색 늠료라는 이 곡식 자루를 한번 들여다보게나. 곡식 자루에서 뜬내는 안 나고 갯내와 먼짓내뿐이니, 이것이 어찌 사람의 입으로 들어갈 끼니가 되겠는가?...............

"무기고 부숴라."
"모두들 병장기를 꺼내 가져라."
행렬의 앞에 선 허욱과 김장손과 유춘만이 소리치자 군정들의 무리는 터진 봇물이 메밀밭을 덮치듯 삽시간에 총통물고를 덮치고 말았다. 무기고를 지키던 조총색 없지 않았으나 그들은
창검 한번 휘두르지 못하고 우두커니 비켜섰다가 오히려 명분을 얻어 난군들과 합세하는 거조를 보였다.
💥💥
차별 대우, 누구는 차별을 받아야 하고 어떤 누구는 관심을 가져야 하는. 모순된 세상을 뒤엎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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