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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객주客主 제2부 경상京商 5권 김주영 장편소설 (2025년 135권)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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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권 전개
능수능란하게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길소개의 능력에 불쾌감이 서서히 윗선으로 전달되고 길소개는 한 번 나락으로 떨어진다.
천소례는 살며시 천봉삼의 모습을 바라보며 앞에 나서지 못하는 자신을 가슴아파한다

⛱️⛱️ 길소개  현감을 농락하다.

  "동관께서는 가위 일세의 명관이 되실 재목인데 이런 구석에서 외직으로 썩고 계시군요."

"그런 말씀 마십시오. 소문나면 역적모의할 놈이라고 추관(秋官/형조)에서 잡으러 오게 됩니다. 현감 구실이나 조용히 해먹어야지요."
"동관의 소견대로 보장은 내지 않되, 세목은 어찌하며 적폐를 당한 구실은 어찌할 작정입니까?

"기신미나 호궤미에 가승을 하여도 무방할것이나, 세곡 백 석을 적당들이 취탈해 갔다는 건 해창거리가 다 알고 있는 판이니, 아예 토포미란 세목 하나를 더 만들지요."

"어찌 노비들 이름 짓듯 하십니까?"
"식견은 두어서 얻다 쓰라는 것입니까?"

"수적들은 급히 추쇄를 해가겠지요?"

"개를 꽃을 때는 구멍을 두라 하였지요. 적당들은 픽시 우리가 군졸을 풀어서 연안을 뒤지고 검색할 것을 예상할 것입니다. 우리는 이때 아주 맥을 놓고 가만히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면 저놈들이 다시 체곡을 노려 나타나든지 실수를 저지를 터이지요. 그때를 기다려 근포해서 효수를 해야지요.

"적당들을 현륙(顯戮)한다 하여도 취탈당한 세곡을 어디서 찾소이까?"

"곡식을 처분하였다면 연안의 객주나 내륙의 곡상 )들이겠지요. 그걸 못 찾을까요."
"그렇다면 다행이지만 만에 하나 잠상질인 왜선들과 끈이 닿아 있으면 그때는 낭패가 아닙니까? 왜선은 우리 관선보다 물길에 빠르고 곡상들보다는 물계도 많이 쥐여 준다는 소문입니다."

그 말에 현감이 어이없다는 낯짝으로 한참이나 차사윈을 처다보다가,
"적폐당한 곡식을 가승으로 총수 채우기로 한 터면 적당의 손에 넘어간 곡식은 이미 가외의 것입니다. 그 곡식을 되찾는다 하여 우리의 곳간을 사사로이 채울 수가 있겠소? 어차피 나라 창고로 들어갈 것 구태여 뒤쫓아 몰수한다 하면 감영으로 보장 내지 않은
것만 탄로가 날 일입니다."
💥💥
선단에서 하적한  세곡 백 석을 취탈당하고 이를 어찌할 지 길소개는 현감과 함께 작당 모의를 한다.

⛱️⛱️ 천소례의 천봉삼에게 남은 정을

"시생이 찾아온 건 봉적을 당한 세곡과 연유한 일 때문입니다."
"그 일이라면 우리 선단 사람들이 분주를 떨 소간사가 아닐 터인데?"
"물론 옳은 말씀입니다. 시생도 설불리 나설 일이 아니란 건 알고 있습니다만, 어젯밤에 시생의 처소로 한 작자가 찾아왔습니다." "적당의 간자였거나 와주였을 테지."
"알고 계셨군요."
"짐작일 따름이지."
"백 석의 세곡을 한 뒷박도 축냄이 없이 찾을 수 있다고 하나 관아에서 모르게 해달라는 소청이었습니다."
"그 적당들 중에는 자네와 일찍이 면분 있는 사람이 동사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
"예"
"그게 누군가?"
그참에 봉삼은 이번 득추를 만났던 일이며 조성준과 동사하였던 일들을 대강 간추려서 이야기하였다. 그리고 한 가지 미심쩍은 일로 길소개가 조성준을 일부러 놓아준 사실과 또한 도적질한 세곡을 되돌려 주겠다는 내막이 무엇인지도 지금은 알 수 없다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조 행수란 위인이 자네 앞에 얼굴을 내밀 만도 하지 않은가?"
"그때 입은 총상으로 기동을 못하고 자리보전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사람이 자네와 연비가 있다 하나 도한들의 수괴가 아닌 이상 취탈한 곡식을 고스란히 돌려준단 말은 아무래도 엉뚱하지 않은가? 그것이 어디 자네와의 사사로웠던 친분 하나로 해결을 불 일 이아니지 않은가?"
"적굴로 찾아가 볼 작정입니다."
그 위인을 그렇게 믿고 있다면 다녀온다는 것이 해롭지만은 않을 테지. 그러나 장명을 당할지도 모를 일이니 각별 조심하게."
💥💥
조성준의 연락을 받았다. 세곡을 돌려준다고, 어찌 동생에게 나를 보게 하겠느가? 나는 동생앞에 나설수가 없거니.

⛱️⛱️ 천봉사이니 내 동생이라우

"고향은 어디라 하였습니까?"
"개성이오. 어릴 때 누이와 헤어졌다 하더군요. 그 누이가 살아 있다면 아마 서른두서넷이 되었을 거라고 하더군요,"

소례는 문득 일어나려다 말고 옹기그릇 가념을 잡고 몸을 가누고 앉았다. 유리개절하다가 객사 죽음을 하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동기간이 살아 있단 말이 도대체 믿어지지 않았다. 하물며 그 소식을 조성준의 입을 빌려 듣게 되다니
궐녀의 눈에는 먼빛으로 바라보이는 삼성산 봉우리 한 자락이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소례는 그것이 삼성산의 산허리가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궐녀 자신의 가슴이 무너지고 있음을 깨달았다. 칠흙 같은 야밤에 발길을 밝히던 족등이 바람에 꺼져 버렸을 때, 사위가 자지러질 듯 무너지는
낭쾌와 절망을 지금에 비유할 만하였다. 가을밤을 사위던 먼 다듬이 소리가 갑자기 뚝 끊어졌을 때 속 깊이 스며 오던 아득한 적막감 같은 것이 또한 소례의 가슴속을 적셨다. 서로 등을 비비며 사생 영욕을
같이 했어야 할 동기간이 살아 있다는 소식에 되레
낭떠러지를 만난 듯한 절망을 느끼다니. 그것은 분명 기구한 악연에 기인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악연은 따질 것도 없이 궐녀 자신의 욕된 성깔이나 탐욕에 연유한 것이 아닌가. 궐녀가 겪어 온 이승의 영
욕이란 것도 기껏해야 반평생, 그러나 죄업만은 남달리 쌓았으니 어찌 동기간이 서로 다시 대면할 수 있으며 그 말소리를 귀로 다시 듣자 할까. 만나서 반가울 사람들이 만나기 전부터 두려울 뿐이니, 이
는 차마 듣지 않은 것만 못한 소식이 아닌가.
💥💥
조성준으로 부터 같은 동패로 있었다던 천봉삼의 이름을 듣고, 그가 선인 행수라니, 선단에서 빼앗긴 백 석의 세곡을 자신이 되사서 돌려주기로 하지만 이는 길소개에게 또 다른 먹잇감으로 바뀌고 만다.

⛱️⛱️ 조성준은 길소개를 조심하라 하네

"시생이 모해를 입다니요."
그참에 이르러 조성준이 길소개의 거취에
대해 넌지시 물었다
"수적의 여당을 잡았다가 놓치었는데 전사에 송파 우시장의 쇠살쭈였다는 말을 은연중 흘리기에 시생이 속으로 행수님이 틀림없는 것으로 믿었습지요."
"그놈이 혹시 송만치를 요정 낸 살범은 아닌가?"
"그럴 리가 있습니까? 그 위인은 앞으로 환로에 들 것을 겨냥하여 권문에 붙어서 아첨과 비굴과 중상을 일삼고 비루한 세속에 말려 들었다 하나 살변을 저지를 만큼 정신을 잃은 위인은 아니지요.
살범이란 필경 덜미가 잡히는 법이 아닙니까?"

"농담으로 한 말일세만 그 위인의 거동을 보아하니 행사가 교활해서 사람을 속이고 대중을 현혹시키는 재주가 여간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 거기다가 부랑배들과 결교(結交)까지 하게 되면 장차
폐단을 저지를 위인이 틀림없지. 자네와 같은 어리보기가 그자와 동사한다면 까딱했다간 모해를 입을 것이니, 그 점 명심하게.
"시생도 짐작은 하고 있습니다만, 그러나 그자가 제 뒷덜미에 비수를 들이대기 전에는 어찌할 도리가 없습니다. 선혜당상 김 대감과 연줄이 닿아 있는 위인이라 아직 시생과 같은 지체로선 성급하게 대적 못할 입장입니다."
"자넬 허수아비로 만들 만한 위인이니 각별히 조심하게."
조성준은 그렇게만 타일렀을 뿐 저간의 봉욕당한 일에 대해선 단 한마디도 내비치지 않았다. 부스럼이란 긁으면 가려운 법, 모든 것을
덮어 두기로 천소례와 약조하지 않았던가. 그때, 생각난 듯 봉삼이 말머리를 돌렸다.

"행수님, ,이렇게 살아 계시는 것 뵙고 나니 한가지 가습 아픈 일이 있습니다."
💥💥
천봉삼도 가슴이 아팠던가? 친 누이를 바다에 빠뜨린 것이, 이미 누이는 동생을 눈물로 맞이 했으니. 인연이란 누가 누구를 맺고 끊을까?



⛱️⛱️
길소개를 눈 뜨고 보고 있어야 할까요.

"투식을 일삼는 위인들을 눈앞에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경을 치는 것은 고사하고 입 닥치고 있으라니 이런 억울할 데가 없습니다."

"자네가 백 석의 곡식을 찾으러 나간 사이에 길 행수는 이미 그것을 눈치 채고 한발 앞질러 봉미관이며 수운판관,본읍 현감과 통을 짜고 뇌물을 주고받아서 곡식 백 석을 도집해 버렸다네.
같은 행사를 두고만 보려는 말씀입니까?  "내 길 행수란 망종에게 주리를 안기고 말겠습니다."
"천하가 동조하는 대의라는 것도 기회라는 것이 있는 법, 섣불리 나서지 말라는내 말의 뜻이 바로 거기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게나"

......

"이놈들, 이게 무슨 짓들이여? 능지를 당하고 싶은 거냐?"
길소개가 넌짓 대꾸하기를,

"애들아, 안 되겠다. 그놈도 옭아라."

"아니, 행수님은 기생 서방이라도 되시우? 이 사단을 보고만 있으라니요?"

"가만들 있게. 내가 오라를 받겠네."
그 사이에 사공들이 달려들어 봉삼을 잡아 엎치었다. 그러나 송파패 하나가 잘 죄어 신은 창 박은 미투리로 봉삼을 잡아 앞치려는 위인의 턱을 사 두지 않고 옆차기로 내꼰지르자 궐자는 속절없이 개펄
로 나가떨어지는데 금방 입가에 선지피가 낭자했다. 그러나 워낙 수적으로 열세에 몰린 터라 몽둥이 네댓에 한 사람씩 대척을 하자 하면, 그나마 명만 붙어 있는 모가지들을 고주로 걸어야 할 관국이었
다. 어느새 몽둥이에 박이 터지고 어깨죽지를 맞아 고꾸라지는 작자들이 여럿이었다.

"이 도둑놈들아!"

그러나 선교루에 올라선 길소개의 대답은 천연덕스러웠다.
"이놈, 얻다 대고 간대로 호놈인고? 다시 그런 입정을 놀렸다간 주둥이를 간수에 처박아 체인으로 만들 터이니 헤프게 굴지 마라.
적당으로 몰리기 싫거든 내 영대로 따르라. 이놈들아, 배 한 척이라도 침물을 당하면 너희놈들에게 돌아갈 것은 삭료(朔料) 아니라 전옥서 간옥이다."
💥💥
탐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길소개, 그의 방법을 알면서도 당하는 유필호와 천봉삼. 혼란한 세상살이에 옳지 않는 길은 너무나 습득이 빠르지만 정도는 어렵기만 하다.


⛱️⛱️
신석주 너는 내 앞에 보여서는 안된다.

"이건 어음표가 아니오? 삭료로선 너무 과도한 액수가 아님니까?"
이번엔 천봉삼이 놀라서 물었다. 어음표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유필호가 혼잣소리로,
"신석주 수결(手決)로 된 천 낭짜리 어음일세."
그때, 천봉삼은 비로소 세선단이 서강나루에 닿기 전에 두사람을 끌어내린 곡절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신석주가 형조에 전분 있는 관헌들에게 인정전을 찔러 주고 이런 사단을 벌인 것이 분명하였다.
형조에서는 노형들이 세선단을 이끄는 행수로 박힌 것을 빙자하여 저지른 범증을 낱낱이 알고 있소이다. 백강에서 횡행하는 수적들과 내통한 건 물론이요, 세곡 농간에 이골이 난 옥구 관아 작사청 아전이란 놈을 요사한 정소(呈訴 )를 올려 백방하여 선화당을
회롱하고, 게다가 수적과 내통한 간자를 수적들을 시켜 도망시키는 데 방조하였소. 어디 그뿐이오? 노선(老船) 수리를 빌미잡아 화수를 자행하였소. 화수하기 좋도록 묵은쌀과 액미를 감납하도록
공공연히 게방(揭榜)하여 주도록 향임(鄕任[)들과 현감을 부추겨 사주한 것이며 나락섬이 두껍고 감납에 굿은 날을 피한 것은 기필 화수나 변매(變賣)할 계략을 당초부터 꾸미었다는 증거가 아니오?
논죄를 하자 하면 장판(杖板) 위에서 무주고혼을 시킬 죄목이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이 어음표를 내놓는 까닭은 무언가?"
"이 어음을 받지 않고 형조로 끝려가서 중장을 당하겠소, 아니면 이 어음을 받고 놓여나겠소?"
이것, 알다가도 모를 일이군.J

"송파 패거리들은 격정합 게 없소이다. 무사히 송파로 돌려보낼 것이오."
💥💥천봉삼은 신석주에게 씨내리에 불과했던가?
이미 예상했다하더래도 이제는 감히 조 소사를 마나지 못하리라.

⛱️⛱️ 길소개의 시련

"이놈, 별반거조를 차리기 전에 몇 마디 물어볼 것이 있다. 아예 딴 청 펴지 말고 곧이곧대로 발고하렸다."

"대감, 때 아닌 새벽에 이 무슨 거조이십니까? 시생도 명색이 초시에 등과하여 북촌에서도 양반으로 행세하옵는 터에 시생을 이토록 혹독하게 다루신다 하면 여항의 욕이 되지 않습니까, 대감? 제발 고정하십시오"

"이놈, 감히 내 앞에서 반명을 해. 네놈에게 묻겠는데 네놈이 나를 속여 챙기려 했던 것이 무엇인지 자복하렸다. 그 막중한 일을 맡겨서 외착 나지 않게 봉행해 올리랬더니 분부 거행한다는 것이 알
짬은 다 빼먹고 처삼촌 별초하듯 대강대강 은휘하여 적어 와선 내 안목을 어지럽힌 죄를 그냥 두고 볼 성싶었더냐?"

"시생이 아무리 소졸하고 분별없기로 감히 대감마님을 기망하을
생념을 품을 수야 없습니다. 아니래도 오랜만에 연줄을 얻어 승시(적당한 때)를 기다려 소견을 트는 중이었는데, 섣불리 부실한 행사를 할 입장이 또한 아니지 않습니까. 여긴 분명 외간의 모략이 있는
듯합니다.!"

"이놈 보아라? 그럼 내가 네놈에게 억탁의 말을 한단 말이냐?"
"시생이 듣기에는 그러하옵니다.

"이런 육시를 할 놈을 보았나? 내가 아무리 후덕한 사람이라 한들 네놈의 행패 거조만은 가만두고 볼 수가 없게 되었다.
여봐라, 저놈의 주둥이에서 다시는 대거리가 기어 나오지 않도록 아주 눅신하게 조처하여라.
💥💥
신석주는 길소개를 내치기로 작정하고 길소개를 민대감에게 짐짓 소개를 한다. 민대감은 신석주의 재산내역을 알아오라고 시키고 신석주는 그것을 역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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