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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권 전개
개항과 외세의 등장으로 조선의 사회상도 급격하게 변화하지만 자신들의 보신과 향락에만 정신팔린 양반들의 작태는 변화하질 않는다.
⛱️⛱️ 이용익의 등장곡
"대감을 찾아뵈온것은 순전히 시생의 요량에서입니다. 시생이 단천에 이르러 잠채꾼들이 버리고 간 덕대갱에서 노숙한 것이 빌미가되어 난데없이 많은 금을 캐내었습니다. 천행으로 코쇠를 발견했기 때문이지요. 그 금을 궁가에 바치려 가지고 온 것입니다.
"네가 나를 찾아온 연유가 항용 벼슬 사러 온 것이 아니라면서?
"구름재雲峴宮에서 조정을 좌지우지할 때라면 그 맹랑한 공명첩이라도 안길 것이나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
"반계곡경(그릇된 수단)으로 벼슬 얻고자 함이 아닙니다. 시생이 캐낸 금은 시생의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이는 나라의 땅에 있던 것을 다만 시생의 손을 빌려 캐낸 것에 불과합니다. 금의 소종래를
따지자면 나라님의 것이지 시생의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가경(嘉慶) 이로다."
"시생이 이 땅에서 섭생을 도모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나라님의 덕화로 알고 있는 터에 하물며 나라님의 재화를 넘볼 수는 없습니다. 시생이 대감을 배알코자 한 것은 나라님을 가장 가까이서 보필하고 계시기 때문입지요. 이것으로 벼슬을 얻자는 것도 아니요,
또한 출비(비용)를 얻자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시생의 충정일 따름입니다."
"넌 적이 간사한 무리가 아니면 어리보기 장사치일세. 나도 시전의 도행수란 사람이나 삼개의 객주란 위인들을 먼빛으로 몇 번 본일이 있고 배우개며 칠패에는 난전붙이들이 서로 엉키어 상거래
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제 손으로 얻은 보화를 몽땅 조정에 바치려 한다는 상로배는 오늘 처음 만난다. 이런 참에 내 어찌 너의 진심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여항의 상것들에게는 제 진심을 보이려 하거나 정절의 불번을 보이려 할 제, 서로 혈맥을 끊어 피를 섞거나 연비 입묵으로 맹세하는 풍속이 있지요.
💥💥조성준의 동패이던 이 용익은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발군의 능력을 발휘해 민대감의 눈도장을 찍는다.
⛱️⛱️ 신석주의 잃어버린 물화
매월이가 얼굴은 들지 않고 귀를 기울여 이용익의 대꾸를 듣고 않았다가.
"봉적한 물화가 금새로 따진다면 수만 민이 아닙니까. 더욱이나 그 수괴 되는 놈이 반명을 한다는 놈이면 기필 염량이 빠르고 술수에도 능할 것이고 약삭빠르기가 참새 목에다 굴레라도 비울 수
있는 놈일 것입니다요. 세작을 놓아 이쪽의 판세를 낱낱이 살폈다가 정체가 탄로 나고 포착이 될 양이라, 못 먹는 밥상에 재 뿌리자는 심사로 제 발로 아문을 찾아가서 속공을 시켜버린다면, 그놈들이야 본전이지만 두벌 봉욕을 당하는 것은 대주
어른뿐이지 않습니까."
신석주가 듣자 하니 배알이 뒤틀리는지라 참으려 하다가,
"자넨 어찌 그놈들과 입이라도 맞추었나?"
그 말에 매월이가 문득 땅볼에 웃음을 흘리었다.
"취탈을 본 물화가 금어치로 처서 일이백 전입니까? 한 고음의 장정들을 달포나 호궤하고도 남을 만한 것입니다. 손네도 원천강 하치않고 소견 또한 우매한 계집입니다만, 손네가 만약 그만한 재물
을 취탈한 당사자라면 추쇄가 눅어질 때까지 세작을 풀어 이쪽의 거동을 살피겠습니다. 물화를 되찾으면 속공을 모면할 길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때가 되면 벌써 도중이나 시전에 소문이 뜨르르하
고 아문의 하속배들에게까지도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겠지요. 뇌물 챙긴 대감이 속으로는 대주께 불화를 풀어 주고 싶더라도 추고推考 낙사落仕 두려워 좀처럼 속공을 풀지는 못할 것입니다. 뇌물 또한 그렇습니다. 그만한 물화라면 양분을 하자고 대들 게 뻔합니다.
💥💥떳떳치 못한 물화를 떳떳치 못한 양아치에 빼앗기고 나니 찾지도, 그냥 두지도 못하는 양갈래 길에서 허둥대고 있다.
⛱️⛱️ 선돌이 천봉삼을 접장되게 하였으나
화낭질이나 노는 잡색들이긴 하나 들병이들 춤사위에 치울하던 도회청 연회관에 흥이 바이없고 구경꾼들까지 서슴없이 끼어들어
동락을 누릴 제 봉삼은 가만히 도회청을 빠져나와 마방으로 갔다. 마침 두 사내가 선돌이의 장처杖處를 구완하고 있었는데 전혀 면분이 없는 자들이었다. 썩은 밤 씹어 놓은 듯이 된 선돌이의 엉덩이를 노둔시켜 놓고 기름에 갠 오황산을 이겨 바르고 있
던 낯선 사내는 마침 봉노로 들어서는 봉삼에게 자리를 비켜 주었다. 봉삼은 선돌이의 손을 잡았다. 평복을 시키자면 달장간은 지성으로 구완을 받아야 할 판세였다.
"내 소매평생에 이토록 자네에게 면난하기는 처음일세 자네가 이런 강포의 욕을 당하고 내가 접장의 자리에 올라 양명을 거둔들 그게 무슨 소용인가?"
선돌이가 겨우 입을 열었다.
"내 주변이 총명하지 못한 탓이었으니, 용서하게나."
"나는 자네가 그런 술수를 썼으리라곤 미처 짐작을 못하였다네. 내가 시재 접장으로 차정된 게 바로 자네의 술수 때문이었다니..
모두에 면목이 없게 되었네."
"면목이 없는 것은 나뿐일세. 그러니 내가 구경 소조를 당한 것은 당연한 일이고 또한 예견하고 있었던 터이네."
전루북에 춤추는 꼴로 나는 그것도 모르고 구경 장폐를 당한 자네를 두고 신참례까지 치렸으니,이런 남매가 어디 있는가?
"내가 장세를 당한 것은 스스로 겨워 한 일일세. 자네가 아니면 땅에 떨어진 우리 선길장수들의 체통을 누가 바로잡겠으며 관원들에게 정소나마 할 수 있겠는가"
우리가 우연히 다시 상봉하게 됨에 서로의 처지가 이토록 달라졌소이다. 그동안 지내는 일에 고초가 많았겠지요?,
"천례의 몸으로 적막강산인 한세상 풍상을 겪지 않고 살란 법이 있겠습니까만, 지금은 한시름 놓은 셈이지요."
내게 포원을 지고 있는 듯하나, 이젠 세월도 이만치 흘렀으니 정근情根일랑 푸시는 게 옳을 것이오."
"계집의 가슴에 한번 맺힌 매듭은 이승의 밥줄을 놓기 전에는 풀기가 어렵겠지요. 그것이 손쉽다 하면 제가 왜 또한 무당이 되었겠소."
"만신이 된 게 내 탓이란 말이구려."
"그럼 누구 탓이란 말입니까? 제가 아직 공방살이를 하고 있는 것이 그림 제 기박한 팔자 탓이란 말입니까? 그렇다면 이 팔자는 누가 만들였습니까?
"그것이 설령 내 탓이기로서니 지금은 장안의 사대부들이 알아주는 만신이 된 터에 구태여 내게 앙심을 품고 있을 까닭이 없지않소? 여자의 몸으로 태어나서 일세에 양명은 날리고 시량 범절부
족함이 없다 하면 그 위에 더 바랄 것이 무어요."
"비단으로 몸가축을 하고 수룩진미가 태에서 떨어지지 않은들 계집으로 태어나서 공방살이에 달과 별을 동무하는 것이 그럼 숙성한 계집의 살아가는 노릇이란 겁니까?"
"그럼 만신이 된 것도 내 불찰이요, 공방살이 된 것도 내게다 타박하겠단 말이오? 그런 올곧지 못한 말일랑 마시오."
제가 천 행수의 행지를 더듬어 삼남의 장거리를 서캐 잡듯 수배하고 다니면서 행역을 치렸다는 것은 미루어 집작하실 만하고,서울로 올라온 것도 또한 천 행수의 행적을 뒤쫓아온 것이란 것을 전혀 모른 척하실 양이군요."
💥💥 천봉삼의 동패인 선돌은 현란한 혓바닥으로 접장으로 내정된 이를 떨어지게 만들었지만 자신은 규율 위반으로 곤란에 처하고 결국은 장형으로 인하여 세상을 하직한다.
⛱️⛱️ 조 소사는 신석주에게 옥살이하는 천봉삼을 구원하라 하지만
조 소사는 버선발 위에 올린 신석주의 두 손이 떨리고 있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등골에는 땀줄기가 내리고 장판 바닥에 어른거는 불빛이 눈앞에 어지러웠다. 퇴창 밖에서 마침 후드득 하고 빗낱
이 듣는 소리가 들려왔다. 봉두난발을 한 천봉삼의 얼굴이 눈앞에 잡힐 듯하여 궐녀는 고개를 들어 불똥이 튀는 촛불을 바라보았다.
"내가 달포 전에 적환을 당해 어이없게 재물을 까불려 버린 것을 알고 있느나?"
"나으리께선 혹여 소첩이 놀라실까 쉬쉬 하시었습니다만, 드난하는 월이에게서 들어 알고 있습니다."
"그때 입은 적환으로 연유하여 까불린 재물이 불소하지 않거늘, 명색이 내 소실이 되어 호사를 누리는 네가 그땐 한마디 안위의 말도 없었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으렸다?"
"그러나 무고로 잡혀가서 뺏골이 어긋나는 혹장을 당하는 것은 인명에 관한 일이요, 재물이란 종내엔 한 줌의 흙보다 못한 것이 아닙니까. 흙을 써서 장례를 당할지도 모르는 인명을 활인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덕을 쌓는 일입니다."
"네가 비위짱 좋게 말마디깨나 뇌까리고 있는 것은 내게 수치를주자는 것이나, 아니면 다만 궐자를 액회에서 건져 주고 싶다는 정분에서뿐이냐?"
"사람을 구하자는 심사일 뿐 언감생심 나으리께 수치를 돌리자는 강짜만은 품고 있지 않습니다."
"내가 만약 차일피일 이 일을 천추하면 어떡하겠느냐?
"원한이 구천에 사무칠 것이니, 소첩이 에씨 명을 부지할 까닭이 없겠습니다."
💥💥서방을 구원하라고 신석주에게 빌지만 오히려 신석주는 천봉삼을 죽일 계책을 내놓는다.
⛱️⛱️ 천봉삼이를 죽여리
"서찰이라니?"
"이방이 서울 육의전 신 행수에게 육천 냥짜리 뇌물을 받고 서사놈에게 써준 영수서와 답서요."
유필호의 그 말 한마디에 이방은 눈앞이 아득해졌던지 한 손으로 방바닥을 짚고 몸을 가누었다. 이방의 몰골이 금세 참혹하여 쳐다보
기 민망한데.사이를 두지 않고 유필호가 오금을 박고 들었다.
"그런데도 이번의 옥사가 남조된 것이 아니라고 부득부득 잡아떼고 나오시려오?
송파의 쇠전폰들이 삼문 밖에 매복하고 있다가 길청을 들락거리는 그 서사를 잡아서 이방이 답서로 써준 서찰을 낚아첸 것이 분명하였다. 아차 실수였구나 싶었지만, 때는 이미 늦었다. 돌로 가슴을
짓찧을 일이나 애당초 6천 냥 거금 속전에만 마음이 다급하여 앞뒤 살필 겨룰 없이 써준 급서가 중도 취탈되어 발목이 잡힐 줄이야 미처 생각할 수 없던 일이었다. 까딱 잘못 처신했다간 이참에 이르러
삭직은 고사하고 모가지가 달아날 지경에 이른 것이었다.
유필호의 말 한마디로 서로 사정이 판이하게 된 것이야 아둔한 이방인들 모를 리 었다. 당장의 발림이 다금해진 이방이 경왕중에 콩소매에 넣었던 어음표 두 장을 유필호에게 내밀고 말았다. 유필호가 어
음표문 낚아채었으나 이방은 넋을 때고 우두망찰 할 뿐이었다. 이에 이방이 제가 살아날 방도를 유필호에게 물었다.
이방께서 살아날 방도가 없지 않습니다. 우리 처소의 천 접창을방면만 한다면 어려울 것이 없지요.
어럽지가 않다니요? 이미 검증을 만들어 도대체 빠져나갈 구멍이 없게 닦달을 해둔 터수가 아닙니까?
'천 전장의 범종이 되는 우피 여섯 영을 없애고 남 뒤 관관에겐 도둑맞았다고 말하시오.
💥💥천봉삼은 신석주의 모략에 의해 죽을 팔자였지만, 유필호와 동패들로부터 구완을 받게된다.
⛱️⛱️ 조 소사 죽기 싫거든 달아납시다.
"도대체 무슨 일들이신지?"
매물스럽게 뿌리치려던 월이가 다소 누그러져서 그렇게 묻자.
"사람의 모가지가 매달린 일이니 문밖에서 지체하고만 있을 처지가 아닙니다."
곰배의 말버습새가 워낙 다급한 일 같고 또한 해코지하러 온 사람들이 아니란 짐작만은 하고 있던 터라, 월이는 잠깐 기다리라 하고
바쁘게 몸채로 뛰어올랐다. 연이어 유필호를 몸채의 사랑으로 모시는 것이었고 태중 만삭인 조 소사가 건너왔다. 이에 유필호는, 신석주가 광주 길청의 아전에게 인정을 써서 천봉삼의 목숨을 요정 내라
는 청질을 하였다는 것에서부터 저간의 사정을 차근차근 토파하였다. 그리고 물증인 이방이 쓴 서찰도 내보이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었다면 역시 명 보전에 기약이 없게 되었소. 우리 역시 신석주가 저지른 악행을 수탐하게 된 이상 댁네를 신가의 문중에다 둘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를 보아 들을 안다 하듯 이 신가가 산후 (産後 )의 댁네를 가만둘 성부르지가 않습니다."
"전후 사정을 따지자 하면 선비님을 따라나서는 것이 옳겠으나 그간의 호의호식이 모두 나으리의 덕분이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습니까. 저의 사주가 이처럼 기박한 것은 하늘의 뜻으로 알고 있
으나 이제 선비님의 말씀 들고 오 척 단신 자량해서 처결함이 이토록 어렵습니다.""
"경각을 다투어야 합 조급한 판에 신세 한탄이 가당치 않소. 그간 댁네의 일신을 신가에 의탁하여 호강을 누렸다 할지라도 그것이 올바른 사람으로서의 대접은 아니었소. 허방에 빠지기 전에 어서 일어서십시오."
💥💥신석주는 자신의 대를 이을 자식을 만들려다. 도리어 모두를 놓친다. 소실도, 아기도.....아니 놓친게 아니다. 그들이 본 자리로 돌아갔을 뿐이다.
⛱️⛱️ 길소개 평생의 원을 이루다
"아니, 저 마상에 앉은 사람, 알만한 사람이 아닌가?"
"자넨 이제야 알았는감. 난 벌써부터 길소개란 적자인 걸 알고 있었다네."
"방구 잦으면 똥 싼디더니, 저 위인이 벼슬자리를 사려고 권문에 주야장천 드나들며 부대끼더니, 기어코 일을 저질렀구먼."
"나라 꼴이 말이 아니군. 뇌물이 아무리 좋다기로 저런 불학무식한 놈에게 벼슬자리를 내리다니. 이건 도대체 정사가 어디로 돌아가고 있는지 도통 맥을 잡을 수가 없지 않은가."
..............
"아니, 도임 사또라면 고을에 들이닥칠 때마다 분주를 떨어 고을 백성들이 한 다리로 쏟아져 니와 행치를 구경시키게 마련인데, 사또께선 왜 그러시오?,
"워낙 님의 눈에 드러내기를 싫어하시는 어른이신가 봅니다. 요사이 변방 고을 길청의 아전만 되어도 거동 때마다 경마 잡히고 거드럭거리는 판에 도임 행차로 벽제조차 잡지 못하게 하시는 분은 처음 모십니다."
위인이 밀머리를자꾸만 벽제집는 쪽으로 돌리는 것을 보자니 전배 사령이 분명했다. 노박이로 하던 짓을 못하게 하였으니 제각 깐엔 은근히 심통이 나 있던 모양이었다. 벼슬은 제 것이 아니로되 거기에
기대어 위세만은 부리고 싶은 것이 하례들의 서글픈 심사가 아닌가.
"안전께서 저렇게 청빈하시면 작청 사람들이 달가워하지않을 터인데요."
교군이 슬쩍 퉁기니 사령놈이 연다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
"아니래도 신영 나온 고을 이속들이 저희들끼리 수군거리는 것을 보았습니다만, 당장이야 어쩔 도리가 없겠지요."
"어느 고을로 도임하시오?"
"안변 고을입지요."
"안변이라면 원산포와 서울 간의 소문난 길목이 아니오?"
💥💥신석주의 물화를 슬쩍 한 길소개는 그 물화로 민대감에게 가져가 관직을 산다.
⛱️⛱️ 애들아 장가 한번 가보자
총중에서는 입이 무거운 편인 강쇠가 버성기는 자리를 견디기가 어려웠던지,
"시생이 이번에 회정하던 길에 솔모루 숙박에 않았다가 옆 목로의 동무님들 애기를 엿들은 게 있습니다."
부리부터 헐고 나서는 목소리를 낮추어,
"요사이 남양만으로 오른 되 사람 호상(胡商 )들이나 왜국에서 잠입해 온 색상(色商)들이 밀통하는 사람들을 은밀히 풀어서 조선의 처자들을 사서는 저들의 나라로 데려가 창기로 팔아먹고 있다는
것입니다. 골자를 알고 보면 가슴을 칠 만큼 분통이 터지는 일입니다. 그놈의 상선이 발묘(배가 떠날 때)할 적마다 이삼십 명의 처녀들을 몰래 태우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가 너무 조급하게 굴 것이 아
니라 행중 사람들을 풀어서 수소문해 보면 색상들과 밀통하고 있는 작자들을 만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색상들을 추쇄하여 호망 치듯 일거에 덮치면 사지로 팔려 가는 처녀들을 구하고 우리 행중에서도 힘 덜 들이고 처속을 맞을 수 있겠지요. 색상들은 역률로 다스림을 받아야 하겠으니 억울하다 해도 관아에 발고치 못할 것이고, 처자들도 왜국으로 끌려가서 창기가 되느니보다 내 나라 사람의 안해가 되겠으니 그런 천행도 아닌 밤중에 찰시루떡이
요, 우리 행중 역시 도랑 치고 가제 잡는 격이지요."
💥💥늘상 바같에서 살아야 하는 보부상 그들에게 가족을 이르고 싶은 욕망은 그들 중 누구라도 다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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