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만타 슈웨블린은
197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2010년 영국의 권위 있는 문예지 그랜타에서 꼽은 '35세 이하 최고의 스페인어권 작가 22인'에 선정되는 등 일찍부터 라틴아메리카 문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카사데라스아메리카스상을 수상하고 2019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른 단편집 [입속의 새](2009), 티그레후안상과 셜리잭슨상을 수상하고 2017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장편 [피버 드림](2014), 2020년 다시 한번 같은 상 후보에 오른 장편 [리틀 아이즈](2018) 등이 있다. [피버 드림]은 영화로 제작되어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됐으며, 슈웨블린이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 [일곱채의 빈집.]은 2015년 스페인어권 최고 권위를 지닌 리베라 델 두에로 세계 단편소설문학상을 수 상했으며, 영문판은 2022년 전미도서상 번역 부문을 수상했다.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감성과 형식을 더해 사만타 슈웨블린만의 장르를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옮긴이 엄지영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과 스페인 콤플루텐세 대학교에서 라틴아메리카 소설을 전공했다. 옮긴 책으로 [인공호흡] [계속되는 무] [길 끝에서 만난이
야기] [말라 온다] ['테베의 태양] [까떼드랄 주점에서의 대화] [역사의 끝까지] [우리가 불속에서 잃어버린 것들] [사랑 광기 그리고 죽음의 이야기] [리틀 아이즈] [입속의 새 아르헨티나 사람들의 언어] (공역) 등이 있다.

🌐🌐🌐 소설의 소개
💥이 소설은 아르헨티나의 사만타 슈웨블린이 지은 작품으로 고통과 환상, 기억의 소멸, 환상 너머의 세상을 직접 겪은 듯이 치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7편의 에피소드는 긴밀하게 이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 에피소들 통합적으로 관조할 수 있는 핵심어인 고통, 기억의 소멸, 환각이라는 어휘에 의해서 서로의 끈이 되어 당겨지고 있다.
🌐🌐🌐읽고, 생각하고
💥1. 그런 게 아니라니까
🙏🙏🙏바퀴가 헛돌면서 미끄러져 차가 움직이지를 않는다. 천천히 해, 엄마! 그때 창가에 드리워진 커튼 뒤로 한 여자가 나타나더니 창문 너머로 우리를, 자기 집 정원을 바라본다. 남자아이는 그 옆에 서서 손가락으로 우리를 가리킨다. 다시 커튼이 닫히고, 엄마는 차를 진흙탕에 점점 더 깊이 빠뜨리고 있다. 마침내 그 여자가 집에서 나온다. 여자는 우리가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기지만, 잔디를 밟기가 싫은 모양이다. 니스 칠한 나무 통로를 따라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여자는 곧 방향을 바꾸어 까치발을 하고 우리 쪽으로 다가온다. "빌어먹을!" 엄마가 다시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말한다. 엄마는 액셀에서 발을 떼더니, 결국 운전대도 놓는다. 🙏🙏🙏 나의 엄마가 발작 증세다. 멋지게 장식된 집이 눈에 보이자 저돌적으로 돌진한다. 비 온 뒤 남의 집 마당이 온통 바퀴 자국으로 엉망이 되어 버린다.
나는 노크도 하지 않고 곧장 들어가 화장실로 향한다. 부인은 화장실에 없어요." 여자가 말한다. "제발 부탁인데, 어머니 좀 데리고 나가주세요.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하잖아요!
여자는 나를 2층으로 데려간다. 계단이 넓고 환하다. 크립색 카펫을 따라 길이 나 있다. 여자는 내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바닥에 남는 진흙 자국을 보지 못한 채 앞장서서 걸어간다. 문이 반쯤 열려 있는 방을 여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나는 사생활을 존중할 요량으로 문을 다 열지 않고 들어간다. 엄마는 부부의 방 한복판, 카펫 위에 엎드려 누워 있다. 설탕 그릇은 엄마가 벗어놓은 시계, 팔찌와 함께 서랍장 위에 있다.
🙏🙏🙏 나의 엄마는 얼마나 행복한가? 얼마나 편안한가? 발작 증세가 깊어간다.
"어서 나가자, 엄마
엄마는 샤워 커튼에 달린 고리를 하나씩 빼고 있다. 나 는 엄마 손에서 고리를 빼앗아 바닥에 내던지고 손목을 잡아 계단 쪽으로 밀친다. 아주 난폭하게. 평소에는 엄마에게 그런 적이 없다. 새로운 분노가 나를 문으로 밀어낸다 엄마는 나를 따라오다가 가끔씩 층계에서 비틀거린다.
🙏🙏🙏꿈을 이루어질 집들은 정말 많기도 하다. 그 집들에 몸을 들이면 나의 꿈은 이루어진다. 어쩌든지 공간을 박차고 나가서 예쁜 물건들을 옆에 두고 보아야 한다. 무엇으로 얽어 멘 밧줄을 풀을 수 있나. 있다면 당연한 속박에서 벗어날 것이로되.
💥2. 나의 부모와 아이들
커다란 창문으로 내다보니 내 부모가 뒤뜰에서 알몸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하비에르, 곧 6시가 될 거야." 마르가 가 내게 말한다.
"아이들이 찰리와 함께 슈퍼마켓에서 돌아와 자기 할아버지 할머니가 저런 모습으로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걸 보면 어떻게 되겠어?
찰리가 누구지?" 내가 묻는다 나는 찰리가 누군지 알 것 같다 찰리는
전처가 요즘 새로 사귀고 있는 멋진 남자인데, 언젠가 그녀가 내게 자초지종을 설명해 주면 좋을 것 같다.
🙏🙏🙏알몸으로 부모님이 뛰어다니는 모습을 본다. 마르 가는 민망스럽다. 아니 마르가 그녀의 감춰진 본모습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바로 그 순간, 나는 집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그들이 보인다. 그 네 사람이 모두 저기 있다. 찰리 등 뒤로, 앞뜰 너머로, 거실 창문 뒤로 벌거벗은 채 물에 흑백 젖은 부모와 아이들 모습이 어른거린다. 어머니는 유리창에 가슴을 비비고 있고, 리나는 그 장면을 넋을 잃고 쳐다보면서 그대로 따라 한다. 그들은 기쁨에 겨워 소리치지만, 아무 귀에도 들리지 않는다. 시몬도 엉덩짝을 실룩거리며 제 할머니와 리나를 흉내 낸다.
🙏🙏🙏애들은 아직 문명의 간섭을 덜 받았으니, 할아버지는 할아버지이고, 할머니는 할머니일 따름이다. 단지 마르가 만 문명의 껍데기에 혼란스러워할 뿐이다.
💥3. 이 집에서는 항상 있는 일이다.
웨이메르 씨가 우리 집 대문을 두드리고 있다. 묵직한 주먹으로 조심스럽게 반복해서 문을 두드리는 사람은 웨이메르 씨밖에 없다. 나는 접시를 싱크대에 두고 마당을 내다본다. 잔디밭에 또다시 옷가지가 흩어져 있다.
🙏🙏🙏웨이메르씨의 아내는 죽은 아들의 옷을 볼 때마다 이웃집으로 옷을 던져 버리고 웨이메르씨는 그 옷을 주우려고 이웃집으로 들어온다.
더 이상은 말의 효과가 아닌 순간, 혹은 말을 입 밖으로 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순간이 있어서 그러는 것 인지도 모른다. "네." 웨이메르는 몇 초 전에 그렇게 말했다. 그 말은 '계속하세요' '부탁입니다'라는 뜻이었다. 이제 우리 둘은 거기 함께 들러붙어 있다. 시멘트 벤치 위에 빈 유리잔 두 개, 그리고 벤치 위에 우리 몸도 함께. 바로그 순간 내 눈앞에 꿈같은 광경이, 아니 속으로 바라던 장면이 나타난다.
아들이 스크린 도어를 열고 우리를 향해 걸어온다. 아들은 맨발로 잔디를 힘차게 밟으며 빠르게 걷는
이따금 남편을 떠올리게 하고 눈을 질끈 감게 만드는 아들의 거대한 몸. 불과 몇 미터 떨어져 있고, 이제는 거의 우리 머리 위에 있다 하지만 우리를 건드리지는 않는다. 다시 눈을 떠보니, 아들이 방향을 틀어 키 작은 소나무 쪽으로 걸어간다. 아들은 미친 듯 옷가지를 움켜쥐고 공 모양으로 똘똘 뭉치더니, 말없이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나는 웨이메르씨의 행동에 공감을 한다. 공감력이 확대되는 순간 우리는 같은 곳에 앉아 있다.
💥4.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숨소리
그런데 그 아이는 오래전에 세상을 떠났다.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수도 있고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지만. 이 세상을 살다 보면 온갖 일을 다 겪게 되지만, 그리고 찬장에서 크리스털 잔을 꺼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있지만, 맨발로 지근지근 밟으면서 화장실로 가는 길을, 화장실에서 부엌으로, 또 부엌에서 화장실로 가는 길을 온통 피범벅으로 만들고 있던 그녀를 집에 마침 도착한 그가 간신히 진정시켰지만, 아들은 결국 그들 곁을 떠나고 말았다.
🙏🙏🙏 죽음이란 무엇일까. 누구나 겪어야 하기 때문에 기준의 질서이다.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커튼 뒤 창가에 서 있다가 갑자기 핫초코가 떠올라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뭔가를, 그때까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뭔가를 놓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당장 부엌으로 가 찬장을 열고, 소금과 향신료를 옆으로 치웠다. 핫초코 상자가 열려 있어서 안을 보니 얼마 남아 있지 않았다. 그녀는 그 상자를 꺼낼까도 생각했지만, 그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엌은 그녀의 영역이었다. 부엌에 있는 모든 것은 그녀의 의도와 계획에 따라 정리되어 있었고, 부엌은 그 집에서 그녀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지배하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잊어버리면서도 살아 있음은 별다른 문제는 없다. 단지 망각으로부터 다시 깨어났을 때 새로움과 익숙하지 않음에 대하여 혼란스러운 것은 그녀 다움과는 거리가 멀다.
롤라는 슈퍼마켓에서 일어난 사건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그녀는 통조림 코너에서 새로 나온 제품을 찾고 있었다. 슈퍼마켓 직원들이 에어컨을 제대로 작동시키지 않아서 매장안이 굉장히 더웠다. 그런데 물건 가격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예를 들어 소변이 마려워 방광이 눌리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참치 캔의 가격은 10폐소
90센타보였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조금 떨어진 곳의 유제품 코너 부근에서 요구르트를 고르느라 여념이 없는 여자를 보았다.
🙏🙏🙏 요구르트를 고르고 있는 여자는 누구인가? 참치 캔의 가격을 정확하게 기억하는 나는 누구인가? 여자와 나는 같은가? 다른가? 망각의 저 편에서 튀어 나온 것일까?
날이 어두워지면서, 허리가 아프고 쩌릿쩌릿한 느낌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그녀가 주머니에서 손을 빼자 손에 목록이 들려 있었다. 목록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다.
모든 것을 분류할 것.
필요 없는 물건은 기부할 것.
중요한 것은 잘 싸둘 것.
죽음에 집중할 것. 그가 참견하면,
무시해 버릴 것
그녀는 그중에서 몇 가지가 바뀔 것 같은 예감이 있었다.
🙏🙏🙏롤라는 왜 목록을 작성하고 있을까? 기억하고 망각하는 순간의 악순환의 고리를 해체하려고 한다. 중요도를 결정하고 그것을 표시하여 지니고 다니거나 포장하여 차고에 보관한다.
따뜻하던 어느 날 오후, 할아버지 시골 별장에서 야생화가 가득 그려진 파란색 드레스 치맛자락을 잡고 돌아다니던 기억. 그리고 또 다른 장면. 그가 처음으로 그녀를 위해 요리했을 때. 식탁 가득 차려진 음식, 자두를 곁들여 달콤한 향기를 풍기던 스테이크. 바로 그때, 롤라는 다시 자신의 몸으로 돌아왔고, 그녀의 몸은 그녀에게 예전의 고통을 되돌려주었다.
🙏🙏🙏과거를 잊어야만 어쩌면 생존해 나갈 수 있지만, 현실의 기억 또한 망각을 위한 하나의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5.40제곱센티미터 공간
시어머니가 아스피린을 사 오라고 한다. 내게 10페소짜리 지폐 두장을 주면서 가장 가까운 약국에 가는 길을 알 려준다 정말 혼자 가도 괜찮겠니?"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문으로 향한다. 나는 방금 시 어머
니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하지만 안 그래도 비좁은 아파트에 가득 들어찬 가구, 선반 장식장을 피해 가느라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시어머니는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내 머릿속에서 도저히 지울 수 없을 정도로 어리석은 이야기를 그녀는 30달러를 손에 쥐고 가게를 나왔지만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고 했다. 택시를 탈 돈도 있었고 주소도 잊지 않았던 데다 달리 할 일도 없었지만, 도저히 집에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녀는 버스 정류장이 있는 길모퉁이로 가서 금속 벤치에 죽치고 앉아 있었다.
💥6. 운 없는 남자
내가 여덟 살이 되던 날, 단 한순간도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않고서는 못 배기던 여동생이 표백제 한 컵을 마시고 말았다. 아비는 세 살이었다. 처음에는 역겹다는 듯 미소를 짓더니, 극심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겁에 질려 얼굴이 향하게 일그러졌다. 엄마는 아비의 손끝에 매달려 있는 빈 컵을 보고는 마찬가지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여동생이 병원에 가야 한다. 나도 따라간다. 아무런 관심 거리가 없는 내가.
잔말 말고 어서 팬티나 벗어!" 그래서 나는 팬티를 벗었다. 아빠는 내 손에서 속옷을 낚아채 갔다. 그러고는 창문을 내리더니 경적을 울리면서 내 팬티를 차창 밖으로 꺼냈다. 아빠는 고함을 지르고 연 달아 경적을 울리면서 내 팬티를 높이 치켜들었다. 그러자 도로에 있는 모든 이가 내 속옷을 보려고 고개를 돌렸다. 팬티는 손바닥만 했지만, 하양디하얀 빛깔이었다. 바로 그때, 한 블록 뒤에서 앰뷸런스가 사이렌을
울리며 재빨리 따라와 우리를 호위했다. 아빠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계 속 차창 밖으로 팬티를 흔들었다 .
🙏🙏🙏 병원에 도착하는 길은 복잡하다.
아빠는 내 팬티를 벗겨 깃발마냥 흔들 모양이다. 길을 양보하라면서.
탈의실에서 나왔더니, 남자는 아까 우리가 헤어진 곳이 아니라 거기서 조금 더 떨어진 수영복 코너 옆에 서 있었 그가 나를 보았다. 내가 손에 그 팬티를 들고 있지 안 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그는 내게 눈을 씽긋했다. 이번에 는 내가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그가 나를 꼭 껴안아주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운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런 일을 할 줄 안다고 믿었다.
🙏🙏🙏 속옷 코너에서 검은 색 팬티를 사 입히고 둘은 꼭 껴 안았다. 나에게 최초로 선의의 관심을 보인 사람이다.
내 하얀색 속옷이 엄마의 손에 매달려 있었다. 내 온몸을 더듬어보던 엄마는 내가 다른 팬티를 입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엄마는 단위에 내 교복 치마를 들어 올렸다.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엄 마가 갑자기 그렇게 점잖지 못한 행동을 하는 바람에 나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몇 걸음 뒤로 물러서야 했다. 남자는 나를 바라보았고, 나도 그를 쳐다보았다. 내가 입고 있던 검은색 팬티를 보자 엄마는 "이런 개자식이 있나!
🙏🙏🙏 운 없는 남자는 속 옷 팬티를 사 주고도 치한으로 취급 당했다.
💥7. 외출
아내가 나를 죽이려고 해요." ~~~~ 에스카피스타라고요?" 자동차의 배기 장치를 고치죠. '그게 정말로 에스카피스타가 하는 일이 맞아요?" 그렇고 말고요 보도 위의 여자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흘끔 거 리며 우리가 빨리 자기를 지나쳐 가도록 일부러 속도를 늦춰 걷는다 "어쨌든 지금 문제는 저녁을 먹으러 나가기엔 너무 늦었다는 겁니다. 아내는 벌써 몇 시간째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 나는 샤워를 하다가 남편과 다퉈고 샤워 가운만 입은 채로 바같으로 나오다 이웃집 사내를 만난다.
아내에게 줄 거 말이에요 그녀가 좋아할 만한 것, 그리고 당신이 일부러 늦게 온 게 아니라는 것을 증명할 만한 것으로 말이죠." 일부러 그랬다고요?
" 꽃 아니면 달콤한 것도 좋겠죠 저기 보세요. 길 건너
편 모퉁이에 주유소가 있네요 걸어갈까요?"
🙏🙏🙏이웃 집 사내와 함께 시내를 돌아 다니다가 이웃 집 아내의 생일이란 걸 알았지만, 둘은 집으로 빨리 돌아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모든 물건을 담아두거나 떠받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식탁에 앉아 기다리고 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본다. 나는 잠시 나갔다 온 거야. 나는 생각한다. 이제 내가 말할 차례라는 건 알지만, 그가 물어보면 그것만 대답할 것이다.
🙏🙏🙏 폐쇄된 공간과 억압된 행동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 내게 다가 온 이 책의 교훈
💥어떤 공간들은 인간들의 기발한 약속에 의해서 개인의 영역으로 할당되어 있다. 집도 그중의 하나이고, 본 소설 속에서의 화자들은 집이라는 상징적 공간을 벗어나고 싶어 한다. 공간을 재창조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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