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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레티파크/유디트 헤르만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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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디트 헤르만
Judith Hermann

1970년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나 베를린 자유 대학교에서 독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1998년 [여름 별장, 그 후]를 발표하며 "독일 문학이 고대했던 문학적 신동"이라는, 독일 문단의 전례 없는 찬사와 함께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소설집 [단지 유령일 뿐](2003), [알리스](2009), [레티 파크(2016), 장편소설 [모든 사랑의 시작](2014), [우리 집] (2021), 자전적 에세이 혹은 픽션 [우리는 서로 모든 걸 말했을 텐데](2023)를 발표했고, 클라이스트 상과 브레멘 문학상, 프리드리히 휠덜린 상을 비롯해 많은 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베를린에 살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옮긴이 신동화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과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게르하르트 노이만의 [실패한 시작과 열린 결말/프란츠 카프카의 시적 인류학] 알프레트 되블린의 [무용수와 몸], 토마스 만의 [괴테와 톨스토이], 레오 폐루츠의 [9시에서 9시 사이]와 [심판의 날의 거장], E.T.A.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등이 있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7
석탄 Kohlen 15
페티시 Fetisch 23
솔라리스 Solaris 39
시 Gedichte 53
레티파크 Letipark 63
증인들 Zeugen 75
종이비행기 Papierflieger 89
제도 Inseln 103
포플러 꽃가루 Pappelpollen 115
어떤 기억들 Manche Erinnerungen 127
뇌 Gehirn 147
편지 Brief 161
꿈 Taume 171
동쪽 Osten 185
귀환 Rüickkehr 201
교차로 Kreuzungen 215
어머니 Mutter 229
옮긴이의 말 243

🌐🌐 들어가며
레티파크 속에는 17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각 단편의 분량도 짧은 편에 속한다.
압축을 한듯 한 각 단편은 정류장에서 앉아서 오르내리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 처럼 그렇게 담담하게 이야기 하면서도 그 속의 알맹이는 꼭 집어서 내는 것 같다.

💥💥우리는 풀밭에서 축사로 석탄을 퍼 나르면서 오전을 보냈다. 7톤 석탄, 우리에게는 삽과 쇠스랑이 있었다. 처음에 우리는 인간 띠를 이뤘지만 그것은 무의미해 보였으므로 모두가 따로따로 작업했다. 안개가 걷히고 해가 나왔고 앙상한 관목 가지들 속에 경계심 많은 새들이 보였다.
🙏🙏🙏🙏
석탄 7톤이면 그래도 안심이다. 아무리 모진 겨울 바람이라도 헤쳐 나갈 수 있다.
지난겨울에 빈센트의 어머니가 죽었다. 빈센트의 아버지는 그녀와 갈라섰고 그것 때문에 그녀는 먼저 자제력을 잃었다가 나중에는 병이 들었다. 혹은 반대였다. 즉 먼저 병이 들었다가 나중에는 자제력을 잃었 다. 하지만 그녀의 죽음으로 똑같은 결과를 낳았으니 이렇든 저렇든 마찬가지였다.
🙏🙏🙏🙏
소설에서는 먼저 남자가 여자를 떠날까? 이유가 뭘까? 본능일까, 또는 이성적인 어떤 것일까?

빈센트가 말했다. 손수레는 관두어야겠어요. 손수레 없이도 도와줄 수 있어요. 그리하여 우리는 문지방에서 일어나서 다리를 쭉 뻗었다. 우리는 허리를 잡고 겨울 햇빛 속에서 기지개 를 켠 다음 작업을 이어 갔다. 우리는 나머지 석탄을 축사로 옮겼다. 그런데 우리는 다시 인간 띠를 이뤘고 빈센트가 우리를 도왔다. 빈센트의 어머니는 사람이 사랑 때문에 죽을 수 있음을 우리에게 보여 주었다. (석탄)
🙏🙏🙏🙏
무섭도록 지겨운 겨울을 나기 위한 석탄의 비축을 위하여 같이석탄을 퍼 나른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빈센트는 홀로 겨울을 나야 한다. 인간 띠를 이루어 겨울을 건너가고 있다.
💥💥
우리라는 단어가 너무 많이 등장을 하기에 책 전체에 많이 나오는 줄 알았는데
빈센트에서만 많이 나오는 단어이다.



아다와 조피아는 학업을 밟는 동안에 같이 산다. 조피아는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아다는 사진사 직업 교육을 받는다. 그들은 방 두 개짜리 집에 함께 살고 쌍여닫이 문이 두 방을 이어 준다. 조피아는 두 면으로 창문 세 개가 난 왼쪽 방을 쓰고, 아다는 오른쪽 방
을 쓴다. 오른쪽 방에는 창문이 두 개고, 아다는 이사를 들어올 때 벽을 파란색으로 칠했다.
🙏🙏🙏🙏
둘은 오래동안 같이 생활할 것 같았지만, 둘 다 결혼으로 헤어진다.
조피아는 큰 극장에 고용되어 일하고, 아다는 어느 작품의 초연, [솔라리스J의 초연을 보러 온다. 아다는 다른 도시에 살고 결혼했으며 아이 둘을 낳았다. 그녀는 조피아를 드물게만 본다. 그러나 그들은 자주 통화하고 서로를 방문하고 이메일을 쓴다. 그들은 노력하고 있다.
조피아 역시 결혼했는데 지금은 이혼한 상태다 그녀는 세 딸을 뒀고 집에 나이지리아 오페어*(가정부) 아가씨가 있다. 그리고 그사이 그녀는 집 안에서 길을 잃을 수 있을 만큼 큰 집에 살고 있다.
아다는 밤기차를 타고 온다. 그녀는 조피아에게 물어보았다. 너 언제 일어나니? 네가 자는 걸 깨우고 싶지는 않은데.
🙏🙏🙏
간 만에 아다가 조피아를 방문한다. 기차시간이 일러 혹시나 조피아의 잠을 깨울까 봐 걱정이 된다.
아다는 둘이 함께 살던 시절의 흔적을 도처에서 발견한다. 조피아의 방에서 내다본 잿빛 거리의 겨울 풍경 사진. 행거에 걸린, 작은 말을 수놓은 블라우스 친주층으로 만든 머리핀. 대마초 파이프. 칼. 그녀는 평소 완전히 비어 있는 거실에서 소파에 눕는다. 깍지 낀 두 손에 뺨을 대고 옆으로 누워 있다. 너무도 평온한 나머지 자신이 녹아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녀는 자기가 누군지 거의 잊어버린다.
🙏🙏🙏🙏
습관을 서로 알고 있다는 것, 서로 이해 한다는 것 이상으로 행복한 동거가 있을까 싶다. 나도 생각해 보면 욕실에서 샤워 뒤에는 항상 머리 뒤에 무서운 주먹이 튀어 나올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때 가 많다. 깔끔하게 처리를 안해서 그렇다.
막내딸의 생일 저녁에 [솔라리스J의 초연이 있다. 조피아가 해리 역이다 알렉산더가 크리스 켈빈 역이다. 알렉산더는 조피아와 함께 공부했고, 그 하얀 시트에 둘러앉았던 대학 친구들 중 하나이다. 어쩌면 그때 아다를 가장 부담스럽게 한 사람이 그일지 모른다. 검투사처럼 우람한 모습, 조각상 같은 이목구비. 아침 식사 때 조피아는 아다 에게 이야기한다. 알렉산더가 아내 몰래 바람을 피우고 인터넷에서 쉼 없이 포르노를 본다고, 리허설 전날에 그가 인터넷에서 알게 된 여자들과 역 근처 누추한 호텔 방에서 만난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가 리허설 때 내 앞에 서 있으면 그한테서 정액 냄새가 나. 땀과 섹스와 정액 냄새, 다양한 여자들의 흥분한 성기에서 나오는 액 냄새.  ## 냄새.~~~~아다는 생각한다. 그에게선 사실 비누 냄새가 난다.
🙏🙏🙏🙏
같은 사람을 대하면서 각기 다르게 생각한다.
좋은 것과 나쁜 것은 구별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그는 우주 비행사의 키스를 그녀에게
선사한다
솔라리스와 지구 사이에 다리는 없어, 조피아가 아다 옆에서 속삭인다. "다리는 있을 수 없어" 그녀가 말한다. 아다, 우리 이제 시작해. 그만 가.
우리 시작해 (솔라리스)
🙏🙏🙏🙏
솔라리스가 연극이듯이, 또한 아다와 조피아의 우정 또한 한 편의 연극이 될 것이다.
엘레나는 얼마나 예뻤던가! 검은 눈에 암갈색 피부, 활시위처럼 팽팽하며 줄곧 자기 뺨을 꼬집기라도 하는 듯 얼굴에 홍조를 띤 마르고 예쁜 아가씨. 엘레나
는 튼튼하고 용감하고 쾌활하고 예민했으며 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그녀는 집시처럼 바지 위에 치마를 입 었고, 싸구려 장신구를 했으며 화장은 하지 않았다. 마 치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담배를 피우고 재를 바닥
에 팅기고 가랑이를 활짝 벌리는 것처럼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구 헝클어져 있었다. 어쨌거나 저녁이면 그녀는 일하러 갔다, 망가진 포석과 황폐한 집들과 열린 대문들, 좌우의 아카시아, 뜰들에 자작나무가 있는 어느 거리에 자리한 술집이 그녀의 일터였다. 겨울에는 석탄 냄새가 여름에는 금작화와 먼지 냄새가 났다.~~~ 엘레나는 그 거리에서 가장 예쁜 아가씨였다.
🙏🙏🙏🙏
페이지 샤쿠스키는 엘레나와 로제는 비슷한 점이라곤 없다. 공통적으로 그들에게 동일한 시선을 제외하고는. 페이지 샤쿠스키가 로제에게 치근거렸지만, 로제는 자기 사는데 바빴다. 그러던 중 엘레나를 발견하였다.
엘레나가 시장 안 계산대에서 로제 앞에 서 있고 로제는 그녀를 너무 늦게 알아본다. 벌써 딸기와 설탕과 크림을 벨트 위에 놓은 뒤에 비로소 로제는 엘레나를 알아본다. 엘레나를 더 일찍 알아보았더라면 그녀는 다시 발길을 돌려 무언가를 찾아 두리번거렸을 테지만 이제는 더 이상 그럴 수 없다. 더구나 파울이 벌써 와 있다. 그는 자기 물건들을 그녀의 물건들이 있는 곳 에 둔다. 통조림 생선, 담배, 포트와인
한 병이다. 엘레나는 그쪽을 보지 않는다. 그녀는 몸이 불고 늙었다.
🙏🙏🙏🙏
다시 무언가른 찾을 희망이란 무엇이었을까?혹시 페이지 샤쿠스키가 어디에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
인도 남자는 자신과 엘레나가 장 본 물건을 계산했다. 마치 그들이 이미 평생을 함께 장을 봐 온 것처 럼, 마치 그가 자신과 엘레나를 위해 늘 값을 치르는 것 처럼. 파울이 신문을 신문 더미 위로 도로 던지고 계산 대로 온다. 계산원 여자는 금발이고 젊다. 그녀가 딸기 를 집어 들더니 로제의 눈을 무표정하게 쳐다본다. 파
울은 계산원에게 원래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을 것이다.
🙏🙏🙏🙏
엘레나는 이미 계산대를 지나쳤는데..페이지 샤쿠스키가  로제를 엘레나로 치환시켰다. 아니 로제가 환각을 하는 것 묘한 분위기 속으로 엘레나를 밀어 넣었다.
엘레나는 레티파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고, 그녀는 페이지에게 > 야기를 했다. 그리고 페이지는 가서 엘레나를 위해 레 티파크를 사진으로 찍었다. 겨울이었다. 교외의 평범 하고 황량한 공원, 휴한지. 그리고 전혀 아무것도 볼 게 없었다. 눈 덮인 길, 황폐한 원형 화단, 벤치, 빈 풀밭 헐벗은 나무, 회색 하늘, 이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페이지는 엘레나의 어린 시절 흔적을 열심히 추적했다. 그는 로제를 찾아왔고ㅡ그가 그녀를 향한 맹렬한, 관심 없는 구애를 관둔 이후로, 그가 엘레나와 사귄 이후로 그녀는 그에게 집 문을 열어 줄 수 있었고, 그가 럼주를 탄 차를 마신 찻잔을 며칠 동안 부엌 탁자에 놔두었다.

🙏🙏🙏🙏
페이지 관심은 누구였을까? 둘 다 였을까?
한 사람의 영혼속에서 각기 놀고 있는 두 사람의 믹스된 이미지였을까? 독자의 시선을 여러 갈래로 뒤엉키게 만들고 있는 당신은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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