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의 시간

레이스 뜨는 여자/파스칼 레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4. 12.
반응형


파스칼 레네 Pascal laine
1942년 프랑스 아네에서 태어나 생 클루의 고등사범학교에서 철학 공부를 하고 지방에 있는 한 이공계 고등학교의 교사가 된다. 거기서 그는 68혁명의 기운을 전하며 학생들이 저희를 잘 인식하 고 표현할 수 있게 하는 교육을 실천하지만. 관료들의 몰이해에 부뒷쳐 좌절한다. 그 뒤 루이 르 그랑 고등학교를 거처 파리8대학교 에서 사회학을 가르친다. 그는 작가일 뿐 아니라 교육자이자 사회
학자이고 철학자이기도 하다. 초기 소설로 "바라바로서의 B"와 "반혁명" 이 있으며, 대표작이자 1975년 공쿠르 수상작인 "레이스 뜨는 여자"는 그의 세 번째 소설이다. "레이스 뜨는 여자는 지금 까지 프랑스어 판만 150만 부 넘게 팔려 나갔으며, 200년대에 들어서도 해마다 2만 부 정도씩 나가고 있다. 이 소설은 전 세계 주요 언어로 두루 번역되었는데, 특히 러시아어 판은 60만 부 이상 팔렸 다. 이 밖에 주요 소설 작품으로는 "절대의 잔 또는 정조의 우연"(1984) "길 잃은 여인들 (1994), "거리의 꽃" (1996), "에펠탑의 미스터리" (2005)가 있다. "여성과 그 이미지"는 레이스 뜨는 여자"와 거의 같은 시기에 나온 그의 사회학 연구서다. .현대 사회와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생동감 있는 언어, 실험적인 서술 기법을 특징으로 하는 그의 소설은 세계 문학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재형
한국외대와 그 대학원에서 불어를 전공하고 상명대, 강원대, 한국 외대 강사를 지냈다. 현재 지중해 연안 몽펠리에에 머물면서 불어 전문 번역가이자 출판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어 린 나그네" "눈 이야기"  "세월의 거품" "간디와 마틴 루터 킹에 게서 배우는 비폭력" "카사노바의 스페인 기행" "프로이트" "세 의사" "황새" "신성한 밤" 등이 있다.

🌐🌐🌐이 소설은 작가의 생각을 읽을려고 하는 순간 그만 책을 덮어야 한다. 나는 너의 속으로, 너는 나의 안으로, 때로는 너도 너를 모르고 나도 나를 모른다.
안다고 하지 마라. 이해 한다고 했을 때 우리들은 이미 어긋나고 있었다.

💥💥💥내용 전개에 따른 차례
⛱️뽐므의 소개
⛱️마릴렌
⛱️에므리 드 벨리네

♨️그들의 사랑 이야기(뽐므와 에므리)

🌐🌐뽐므의 소개

그녀에게 뽑므 사과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뺨이 둥글기 때문이었다. 뺨은 또 아주 반들반들해서, 그녀 앞에서 사람들이 그 얘기를 할 때면 살짝 빛이 나 보일 지경이었다. 둥글고 반들반들한 뺨.

💥💥6월이면 열여덟 살이 되는 뽐므는 날씬하고 가느다란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이제 여기 뽐므와 그 어머니가 사는 집이 있다. 먼저, 하얀 칠을 한 꽤 긴 테이블이 놓인 큰 방이 하나 보인다. 테이블에는 자벨수(차) 때문에 노르스름한 주황색으로 변한 방수포가 깔려 있다,또 꽃다발의 잎사귀처럼 생긴 노란 얼룩들도 있다. 이렇다 할 모양을 갖추지 못한 담뱃불 구멍들도 있다.

💥💥💥뽐므와 엄마가 같이 거주하며 뽐므는 "레이스 뜨는 여자"다.

그녀의 길지 않은 손가락은 뜨개질 연습을 할 때면 열에 들 뜬 듯 움직였다. 그 손놀림은 그녀와 거의 따로 노는 듯 보였지만. 그녀 안에 존재하는 섬세함과 육중함의 통일성을 깨뜨리지는 않았다. 그녀가 하는 일은 그 어떤 것이든 곧장 이런 조화. 이런 통일을 이루었다.

💥💥💥뽐므는 들뜨는 성격도 아니고 어지러운 성격을 가진것도 아니다.

뽐므는 도시에 있는 한 술집에서 손님 시중을 드는 어머니의 그런 성향을 이어받은 듯 보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어떤 신사 나리가 자기를 술집 위층의 방으로 불러 올릴 때마다 "손님 하자는대로 할게요." 라고 마음속으로 대꾸했다. 그 여자는 이 단어의 특별한 의미에서도 또한 손님 시중을 드는 사람이었으므로 1층에서나 중이층에서나, 서 있거나 엉금엉금 기거나,  자기 딸처럼 한결같이 단순하고 솔직했다.

💥💥그의 어머니는 술 집에서 몸을 파는 여인이다.

성기를 본 적이 있었다. 도회지의 신사들은 그렇게 만들어져 있을 리가 없었다. 그 신사들이 사장, 유지, 약사, 공증인이라는 것이 그 증거였다. 동물성에 관한 한 그들은 몸시계, 가문이 쇄겨진 금반지, 게다가 두꺼운 수표책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이런 것을 지닌 채 아내가 집에서 아주 천천히 폐경기를 맞는 동안 아가씨들의 몸에 구멍을 내놓았다.

💥💥이면적이고 외설적인 사회 현상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뽐므네 엄마로 말하자면 시골에서는 도회풍의 여자였듯이 도시에서는 왠지 촌티가 나는 여자였다. 그 여인은 꽤 단정해 보였으며. 교태를 부린다거나 하지 않았다. 굽 낮은 구두를 신어서 이제 발이 아프지 않았다. 아울러 그녀는 사십 대에 접어 들면서 일종의 촌스러운 신선함과 날이 더우면 풋풋해지는 뺨을 되찾았다.

💥💥뽐므의 엄마는 술집의 작부임에도 그 나름대로의 원칙과 우아함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마릴렌 (뽐므가 일하는 미용실 원장)

현재 그녀의 머리칼은 적갈색, 나이는 서른, 핸드백에 카르 라이터를 하나 넣고 다닌다. 예전에는 금발이었다. 금발 이었을 때 그녀는 마를렌이라고 불렸다. 그 이름 또한 그녀에게 썩 잘 어울렸다. 한때 그녀는 금박으로 장식한 옷들을 좋아했다.

💥💥마릴렌은 장식을 좋아하고, 육감적이며 관능적인 여인이다.

뽐므는 마릴렌에게 커다란 고마움을 느꼈다 그 고마운 감정에 수치심이 섞여 들었고, 수치심은 차츰 더 짙어졌다. 마릴렌은 뭐든지 다 아주 맛있다고 했으며, 뽐므의 어머니가 음식 접시를 넘겨주거나 마실 것을 따라 줄 때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거푸했다. "뭘. 천만에요."라고 뽐므의 어머니는 말하곤 했는데, 뽐므는 엄마가 좀 달라졌으면 싶었다. 정확히 무슨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녀는 자기가 잘못을 저질렀다고 느꼈다.

💥💥마릴렌은 적극적 반응에 뽐므는 부끄러움을 느낀다. 부끄러움마저 잘못으로 여긴다.

마릴렌 그녀는 차츰 침울해졌다. 그녀는 얌전한 아가씨들이 보내는 바캉스를 뽐므랑 지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랜드 호텔'에서 누리는 휴가였어야 했을 것이다. 자기가 기르 는 발바리들을 수위가 산책시키도록 해야 했을 것이다. 품질 바르고 좋은 흰 삼베 잠옷 차림으로 아침 식사를 해야 했을 것이다. 카라 카드놀이에서 돈을 잃어야 했을 것이고, 모르는 남자들이 보내오는 장미꽃 다발을 날마다 받아야 했을 것이다.

💥💥관능적이고 육감적인 마릴렌은 아무런 일도 할 수없고 진행되지 않음에 속상해한다.

🌐🌐🌐에므리 드 벨리네

에므리 드 벨리네는 평민들의 인파를 헤치며 라메르 거리로 불리는 시내 큰길까지 나아갔다. 그는 몸에 꼭 끼는 윗도리와 새하얀 짧은 바지를 입고 있었다. 왼손에는 붉은 인조가죽 케이스에는 테니스 라켓이 들려 있었다. 별스러운 차림새에서 엿보게 되듯, 그는 현 세계와 자기 자신에 대한 괴이쩍은 상념에 빠져 지내는 애송이였다. 바로 그 순간, 과자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가게의 테라스에 앉아 방울져 떨어지는 공 모양의 초콜릿을 내려다보고 있던 뽐므가 그의 눈에 띄었다.
그는 파리 국립 고문서학교의 학생이었다.
그러나 그는 조상들(실제로는 그냥 '우리 부모님'이라고만 말했다.)의 성이 있는 이 고장 출신이었다. 여름방학은 으레 그 성에서 보내던 터였다. "당신은요?" 하고 그가 뽐므에게 물었다. 뽐므는 새로 나온 공 모양의 초콜릿을 바라보며 고문서학교에서는 도대체 뭘 배우는 걸까 생각하고 있었다.
자기는 미용실에 다닌다고 그녀가 말했다.
사람들은 그들을 거들떠볼 생각도 없이 평범한 이 남녀 앞을 오갔다. 남녀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이 모든 것은 거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초콜릿 덩어리는 물론이고 아이스크림 컵들과 작고 둥근 탁자 등 그들 앞에 놓인 사물들의 빛깔과 강도에
는 아마도 미세한 변화가 있었으리라 두 사람 다 이 순간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두 사람 가운데 어느 누구도 그 점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운명적 만남으로 가는 삐걱대는 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그들의 사랑 이야기 (뽐므와 에므리)

뽐므를 찾으러 다니기에는 시간이 너무 일러서 그는 두시간 쯤 테니스를 치기로 했다. 두 시간 뒤에 잠이 깬 뽐므가 곧바로 가보기로 작정한 곳 또한 바로 거기였다. 그녀 또한 둘이 확실한 약속을 하지 않았다는걸 깨달았지만, 어쨌든 그를 만나게 되리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약속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만나지 못하라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녀와 가까워진 지금, 그는 자기가 사랑에 따른 행위를 해 주기를 그녀가 기대하고 있는지 어떤지를 적절한 순간에 알아 맞히려고 그렇게까지 조바심을 하지는 않았다. 물론 그걸 알아 맞혀야 할 터였다. 비록 그것이 그가 그녀에게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바로 그 사랑의 부류가 그에게 단번에 암시하는 그런 것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에므리는 말이 없다. 무한대의 생각만이 가슴에 저장되어 있다.

뽐므의 얼굴은 쉽게 읽히는 어떤 명확한 것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얼굴에서 지나치게 순진하고 실망스러운 어떤 것밖에는 읽어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읽어 내는 것이야 무슨 문제가 되겠는가? 고문서학교 학생은 뽐므의 얼굴에는
잠정적으로 해독이 불가능한 메시지 같은 게 담겨 있음이 틀림 없다는 생각을 하며 좋아했다.

💥💥사실은 뽐므는 아주 단순한 성격이지만, 에므리는 자신의 생각속에서 뽐므를 너무한 복잡한 여성으로 변모시킨다.

이 젊은 여성의 소박함은 예술의 가장 미묘한 효과들과 자연스럽게 공모하고 있었다. 또 그것은 사물들과도, 도구들과도 그렇게 공모하고 있었다. 아마도 양자는 서로 없어선 안되는 존재들일 것이었다. 빨래를 한다거나 저녁 준비를 하는 등 일상의 일을 할 때 뽐므에게서 풍기는 갑작스럽고 즉각적인 아름다움, '레이스 뜨는 여자'인 그녀가 취하는 동작에서 느껴지는 위풍당당함의 자취인 그 아름다움은 말러의 교향곡을 넘어서는 것임이 틀림없었다.
이제 문제가 되는 것은 원하느냐 원하지 않느냐 하는 게 아니었다. 결정은 이미 나 있었던 것이다. 이제 뽐므와 젊은 남자 사이에 일어나려 하고 있는 것, 그것은 이미 두 사람 이야기의 종말이었다. 에므리는 그 점을 짐작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더 중지시킬 수가 없었다. 그것은 마치 그가 천천히 길을 걷다가 갑자기 피로를 느껴서 이제 산책을 그만두고 싶어 하는 상황과 흡사했다.

🌐🌐에므리의 생각의 방황이 계속된다. 단순하게 대해할 뽐므의 행동을 복잡하게 계산하고 재단한다.

그는 깊은 명상에 잠긴 채 그녀를 계속 드러내며 사랑의 행위를 했다. 남자는 그로 인한 쾌락은 이미 알고 있었으나 감동은 아직 단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감동은 꼭 그 원천을 박탈당한 것처럼 쾌락과 더불어 끝나 버렸으며, 그러므로 감동의 원천은 그 젊은 여성이 아니었다
그의 곁에서 사는 그 침묵 속에는 어떤 비통한 것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 침묵은 영혼들이란 어차피 평행으로 나아갈 수박에 없는 세계에 속해 있으며, 거기서는 포옹이나 가장 내밀한 융합이 결코 채워지지 않는 진정한 만남에 대한 욕구만을 드러 낼 뿐임을 인상적이며 거의 난폭할 정도로 솔직히 표현하는 것일까? 그때 청년에게는 그가 뽐므와 나누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깨진 약속처럼 보였다.

🌐🌐에므리의 판단은 악수가 될 수 밖에 없다.
뽐므의  살의 여정에 그가 끼어들 자리가 없는 것이다. 이해할 만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에므리는 그가 애정이라고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알고 보면 하나의 거래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분명히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하기야 그런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조차 계약 내용의 일부일 성싶다.
그가 그녀에게 느낀 애정은 물론 거짓으로 꾸민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중에 스스로 분개하리라는 것은 처음부터 알았을 법했다.

그녀가 가방에 짐을 싸는 동안 그는 그녀가 구시렁대고 자기에게 무슨 욕이라도 퍼부어 주기를 거듭 바랐다.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
나지 않았다. 다만 그녀는 가방에 다 들어가지 않는 물건들을 넣으려고, 책을 들어낸, 판지로 된 그의 책 상자 하나를 자기에게 줄 수 있는지 물었을 따름이었다. 그녀는 판지 상자를 끈으로 묶은 다음 떠났다.

💥💥에므리는 어떠한 표현, 즉 그 말이 자신의 내부에서 나오는 올바른 말이었든지, 자신의 생각과 반대 되는 말이 건 간에 의사 표현을 하지 않은 댓가를 받고 있다.

뽐므는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녀가 살게 될지 죽게 될지는 알 필요가 없다. 그렇지 않은가? 어쨌거나 그녀의 운명은 끝난 것이다. 그녀가 더 먹지 않기로, 자기에게 그렇게 조금 밖에 주지 않은 세상에 아무것도 더 요구하지 않기로한 날, 그녀가 그렇게 결정한 일이었다.

💥💥뽐므는 더 이상 에므리에게 짐이 될 순 없다고 생각하고 에므리와의 관계를 청산하고 엄마에게로 돌아 가지만, 음식에 대한 거부 반응으로 인하여 결국엔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그녀는 내게 몇몇 남자 의 얘기를 했다. 그녀는 그들과 같이 있던 다른 방, 함께한  산책, 그리고 여행에 관해서도 말했다.
"당신은 그리스라는 나라를 모르지요?
난 살로니카까지 가 봤어요. 알아요? 그러자 어쩌면 내가 유일한 남자였으리라는 생각으로 말미암은 괴로움이 누그러졌다. '레이스 뜨는 여자'는 마치 어머니 처럼 애정 어린 웃음을 머금은 채 잠시 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내가 괴로워하는 걸 헤아리고 나를 가없게 여기는 듯 보였다.


♨️♨️♨️ 맺음말
말이란 무엇인가? 의사의 소통이 아닌가? 상호 소통이 결여된 말은 폭력과 다름이 아니다. 또한 생각으로만 회전하는 말의 회오리 속에 갇혀 타인의 생각을 재단하는 것 또한 일방적인 타살적 행위이다. 현실의 세계에서는 일방적 타살이 빈번하게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생각의 화살은 언젠가는 목표지를 향해 날아갈 것이다. 우리들은 이 생각의 회살을 경계하면서 정화해야 할 책임이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