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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시골 소녀들-에드나 오브라이언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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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에드나 오브라이언 Edna O'Brien (1930~2024)
1930년 12월 15일 아일랜드 춤그레이니에서 마이클 오브리이언과 레나 오브라이언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격하고 종교적인 가정에서 성장하여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기숙학교에 다니며 가톨릭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1960년부터 1964년까지 <시골 소녀들> <외로운 소녀들> <행복한 결혼을 한 소녀들>로 이루어진 '시골 소녀들 3부작'을 발표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이 3부작은 아일랜드 내에서는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고 불태워졌으나 국제적으로는 큰 성공을 거두며 세계문학의 새로운 고전으로 자리 잡았다. 초기작들은 보수적인 아일랜드 사회에서 성장해 나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루며 '시골 소녀들 3부작'과 유사한 형식을 띠었다 그러나 <강가에서(Down by the River)>(1996), <작고 빨간 의자>(2015), <소녀(Girl)>(2019) 등 이후 발표한 작품들은 여성의 개인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여성의 눈을 통해 포착한 현대사회의 다양한 부조리를 다루었다. 소설뿐 아니라 희곡, 시, 논픽션 등 장르를 넘나들며 인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과 함께 희망을 제시하는 작품을 집필했다. 아일랜드 펜문학상, 나보코프 문학상, 데이비드코언상, 페미나상 특별상 등 유수의 상을 수상했으며, 아일랜드 현대문학의 새로운 장을 연 선구자로 여겨진다.

옮긴 이 정소영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용인대 영어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가장 파란 눈> <십자가 위의 악마> <아름다움을 만드는 일> <대사들> <어떻게 지내요> <루시> <웃음과 비탄의 거래> <애니 존> <사라진 모든 열정> 등이 있다


🛶🛶들어가며
소설은 시골 촌뜨기들이 성장하여 학교를 다니고
수녀원에서 교육을 받고, 도시로 나아가는 성장 과정에서 사랑과 우정의 그 모호함을 자세히 그렸다.

1. 시골 사람들과 친구
2. 엄마의 죽음
3. 수녀원 학교 생활
4. 더블린
5. 금지된 연애


💥💥💥 시골 사람들과 친구

"지금 가." 내가 말했다. 먼저 씻어야 했다. 화장실은 너무 추우서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다. 아무도 드나들지 않아서 세면대의 찬물 수도꼭지 아래에는 녹슨 얼룩이 있었고, 분홍색 비누는 새것 그대로였으며, 뻣뻣한 흰색 수건은 마치 밤새도록 서리를 맞은 듯했다

🌐🌐시골의 생활 모습은 어디에서나 어지럽고 정돈되지 않았으며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캐슬린은 농장에서 부모와 히키와 더불어 생활하지만 가족은 화목하지 않고 생활은 정결하지가 않다.

엄마가 유제품 창고에서 닭 모이를 빻는 동안 난 학교에 가져갈 점심을 챙겼다. 대구 간유와 철분제를 먹은 것처럼 보이도록 약병을 흔들고는 다시 찬장 위 덜턴 접시 옆에 놓았다. 덜턴 접시는 엄마가 결혼 선물로 받은 것인데, 깨질까 봐 절대 사용하지 않았다. 그 뒤에는 쑤셔 박은 고지서 뭉치가 있었다. 수백 장의 고지서. 아빠는 고지서를 걱정하는 법이 없었다. 그냥 접시 뒤에 쑤셔 박은 뒤 잊어버렸다.

🌐🌐🌐고지서를 걱정하지 않는 아버지는 도박과 술 중독에 빠져 이미 그의 농장은 은행에 저당 잡힌 상태이다.

머리칼은 두 가지 색을 띠어서, 어느 부분은 붉은 빛이 도는 금색이고 어느 부분은 갈색이었다. 따라서 염색할 머리일 수가 없었다. 나도 엄마의 머리칼을 닮았다. 그런데 바바는 내가 염색을 했다고 학교에서 떠벌렸다. '네 머리칼은 오래된 매트리스 속 같아." 그런 내 생각을 말하자 바바는 이렇게 대꾸했다.

🌐🌐🌐바바는 캐슬린과 어울리는 친구이지만 둘은 각자를 신뢰하지는 않는다. 그러면서 문제를 일어키곤 하지만 결정적으로 헤어지지는  않는 이상한 관계다.


💥💥💥엄마의 죽음

톰 오브라이언이야, 캐슬린. 익사했어. 자기 배를 타고 가다가 그리고, 그리고...." 마사는 더 말을 잇지 못했지만 난 표정으로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엄마는요?" 내가 물었다. 마사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감싸안았다. 그때 브레넌 씨가 앞 좌석에 타서 시동을 걸었다 얘도 이제 알아요." 마사가 흐느껴 울면서 말했는데, 그 이후로 내 귀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상실한 어떤 존재를 부르며 온몸이 울고 또 울 때면 아무것도, 누구 말도 들리지 않으니까. 상실한, 상실한.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엄마가 익사한 순간에도 아빠는 술집에서 노래를 부르다 엄마소식을 듣고 쓰러져 병원에 있다.

그 여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난 바바네 집에 머물면서 낮에 집에 가서 밥을 먹고 설거지를 했다. 침대 정리를 하는 날도 있었다. 엄마의 죽음(우리는 늘 익사 대신 죽음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후 히키는 위층으로 방을 옮겼고, 방들은 무척 지저분했다. 창 문을 전혀 열지 않아서 생기는 먼지와 오래된 양말의 퀴퀴한 냄새가 나는 방들은 또한 애처롭기도 했다.

🌐🌐엄마의 부재로 인하여 캐슬린은 집이란 쉴 수 있는 곳이 아닌 애증이 교차하는 곳으로 바뀐다. 바깥세상으로 관심의 대상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은행소유야. 국 아버지가 대답했다 그러면 경영은 누가 해요? 히키 아닌 다른 사람이 여름 저녁마다 쟁기질을 하고 젖을 짜고 산울타리를 깎을 거라는 걸 믿을 수없었다. "아마 잭 홀랜드가살 거야. "
홀랜드라고요!" 난 소스라치게 놀랐다. 악당 같으니라고 그는 농장을 헐값에 넘겨받을 것이다.

🌐🌐🌐농장은 은행으로 넘어가고, 잭 홀랜드라는 이웃 사람 소유가 되었다. 아빠는 움막으로 거주를 옮겨가고 그녀는 수녀원의 학교로 가야한다.


💥💥💥수녀원 학교 생활

신입생들은 아마 모르겠지만 우리 수녀원은 늘 정숙함을 자 링으로 여겨왔어요. 우리 학생들은 무엇보다 착하고 건전하고 몸 가짐이 조심스럽습니다. 그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 옷을 입고 벗는 방식이에요. 예의를 갖추어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 이렇게 개방된 침실에서는 가운 아래로 옷을 입고 벗어야 해요. 침대 옆을 향한 채로 하면 서로 놀랄 수 있으니 침대 발치를 보고 해야 합니다."

🌐🌐🌐수녀원의 정갈스런 생활은 두 소녀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을 가져다 두고 그녀들이 문제아가 되는 것은 뻔한 과정이다.

도망가자." 바바가 말했다.
언제? 지금?'
지금이라니! 아니. 수녀원에서 도망치자 우릴 죽일 거야,  못 찾게 해야지.
아래 오락실에서 그걸 마거릿 수녀님에게 건넸잖아. 수녀님은 그게 기도문인 줄 알고 큰소리로 읽기 시작한 거야"목부터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고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상상해 봐. 바바가 말했다. "톰 신부가 길쭉한 거시기를 쑥 넣었다. 그걸 큰소리로 읽었다고 그게 무슨 뜻인지 깨닫고는 씩씩거리며 오락실을 휘젓고 다닌 거야. 옷끈으로 아이들을 후려치면
서 '어디 있어? 그 사탄의 자식들 어디 있냐고!'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라니까."

🌐🌐 수녀원의 학교에서 퇴학 당할 생각을 하고 일으킨 사건은 큰 파장을 가져오고 그녀들은 더블린으로 거주를 옮긴다.


💥💥💥더블린

"아니에요. 그냥 치수를 재주세요." 내가 말했다. 점원이 작업복 주머니에서 줄자를 꺼냈다. 내가 팔을 들어 올렸고 그녀가 줄자로 내 치수를 쟀다.
검은 속옷은 바바의 생각이었다. 자주 세탁하지 않아도 될 뿐 아니라, 혹시 거리에서 사고를 당하거나 차 뒷좌석에서 남자들이 우리 옷을 벗기려 들면 유용할 거라고 말했다 바바는 그런 쪽으로 별별 생각을 다했다.

🌐🌐시골 소녀들은 도시에서의 생활은 나태해지고 문란해져 간다.

이야기는 금방 끝났다.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 음란한 이야기이고 그가 더럽고 소름 끼치는, 명청한 남자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집에 갈래요 이런 쌀쌀한 년이 있나, 쌀쌀맞은 년." 그가 술을 벌컥벌컥 들이쳤다.
당신은 비열하고 소름 끼쳐." 난 자제력을 잃고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럼 도대체 여기 왜 따라온 거야?"

🌐🌐🌐비슷한 나이의 남성들의 유혹에 빠지기는 하지만 캐슬린의 유일한 희망은 젠틀먼이다.

사흘 후 바바가 내게 말하길 여섯 달 동안 요양원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레지널드가 데리고 가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 결핵진단을 받았다고.

🌐🌐바바는 결국 결핵에 진단되어 병원으로 격리되고 캐슬린은 혼자 남는다.


💥💥💥금지된 연애(캐슬린/젠틀먼)

"의심의 여지없이 그렇지. 좀 이상한 사람이야, 캐슬린. 이상한 사람이지." 내 생각은 다르다고 내가 말했다. 젠틀먼 씨는 언덕 위 하얀 집에 사는 멋진 아저씨였다.

🌐🌐🌐캐슬린에 이상적인 연인은 젠틀먼이다. 나이는 아버지 뻘이지만 마음이 쏠리는 건 어쩔 수 없다.

그가 차를 옆길에 세웠고 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는 자리를 떴다. 그가 차 문을 잠갔다. 난 그와 헤어지는 게 싫었다. 그에게 는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가 나를 블러 세웠다. "점심 같이하지 않을래, 캐슬린?" 난 차와 크림빵을 먹을 생각이었지만 그런 말은 하지 않았다.
나랑 만나는 거 괜찮니? 괜찮다고 했다. 그의 눈은 여전히 슬퍼 보었지만, 그 자리를 떠나며 난 노래를 흥얼댔다. "약속 잊지 않을 거지?"

🌐🌐🌐잰틀먼이 나외 만나는 거 어떠냐고 물었을  때, 캐슬린은 속으로 환호를 지른다.

다음에 점심 먹으러 나올 때는 립스틱은 바르지 말거라. 안 바른 게 더 좋구나." 그가 말했다
커피가 씁쓸했다. 그래서 설탕 네 덩이를 넣었다. 우리는 식당을 나와 영화를 보러 갔다. 그가 상자에 리본이 달린 초콜릿을 사 주었다.

🌐🌐🌐 젠틀먼은 부모가 아이를 대하 듯 캐슬린을 대한다. 캐슬린은 그의 모든 게 좋아진다.

정말로 그가 샛길로 들어가 차를 세웠다. 차가운 두 손으로 내 얼굴을 감싸고는 아주 엄숙하고 아주 서글프게 내가 기대하던 그 말을 했다. 그 순간은 내게 더 바랄 나위 없이 완벽했고, 내게 속삭 이는, 눈송이처럼 가만가만 속삭이는, 혀 짧은 소리로 말하는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 속에서 그때까지 내가 겪어왔던 모든 일을 위로받았다. 앞쪽의 산사나무가 설탕처럼 하얗게 눈을 뒤집어쓰고 있었다. 눈이 점점 더 많이, 더 세게 날려서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가 내게 키스했다. 진짜 키스. 그 자극이 내 온몸 구석구석까지.

🌐🌐🌐둘의 만남은 지속되었다. 시골에서 수녀원 학교에서 더블린 까지 이르기 까지.

일이 다 들어졌음. 네 부친의 협박. 아내는 또다시 신경쇠약. 강요
된 침묵 유감스러움. 이제 만날 수 없음.
서명도 없는 전보는 그날 아침 일찍 리머릭 우체국에서 전송된
것이었다.

🌐🌐🌐 보편적인 사랑이 아니었다. 캐슬린은 애정결핍이었고, 젠틀먼은 사랑의 빈 자리를 찿아 다닌 것 외에는 아뭇 것도 아니었다.


🛶🛶나가며
시골 학생들이 성장하면서 접하게 되는 문화는 생활은 일상적이지 않으며,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다는 암시를 던지면서도 결국 그 과정은 외설적이어서 전통적인 종교의 틀을 부수고 만다. 계란을 가지고 바위 치기이다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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