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희영
2013년 제1회 <김승옥문학상> 신인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페인트" "테스터" " 나나" " 챌린지 블루" "소금 아이" "여름의 귤을 좋아하세요" "BU 케어 보험" "보통의 노을" 등을 썼고 제12회 <창비청소년 문학상> 대상을 받았다.

🧨🧨작품 소개
나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건 은유적 표현이 아니다. 불안한 심리나 상황을 에둘러 말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상징을 표현함도 아니다. 나는 그저 내 모습이 보이지 않을 뿐이다. 물론 투명인간이란 뜻도 아니다. 호모사피엔스와는 전혀 다른 존재라는 말도 아니다. 특별한 능력이나 힘을 갖고 있지도 않다. 안타깝게도. 아니 슬프게도. 언제부터 내 모습, 정확히는 얼굴이
안 보인다.
👉👉 비추어 주거나, 반사하는 물건을 거울이라고 하자. 현실에서는 실명한 상태가 아니라면 거울을 보면 자신의 얼굴을 다 볼 수 있다. 물론 거울에 심한
먼지가 끼었거나 목욕중에 수증기가 끼었을 경우에는
안 보일 수는 있다. 내가 나를 볼 수 없다는 인식을 자각할 때는 언제란 말인가?
대체로 인간이란 존재는 거울에 떼가 끼이고, 먼지가 묻은 그 상태를 자기 얼굴이라고 너무나 많이 믿고 있다. 본래 거울에는 먼지가 묻어 있었을까? 내가 거울에 먼지를 묻혔을까?라는 전제는 필요치 않다.
나는 단지 깨끗하지 못한 거울을 윤이 나도록 닦으면 그만이다. 그 와중에 거울이 깨질 수도 나의 팔목이 탈이 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할머니는 어쩌면 75년 인생에서 처음으로 카페의 문을 열고 들어왔는지도 모른다. 지극히 낯설고 이상한 공간, 마치 이국의 생경한 도시처럼 할머니의 주름진 얼굴에 어리는 즐거움이 말한다. 나는 오늘 이토록 예쁜 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부드러운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그것이 참 좋다고 말이다. 75세 할머니는 카푸치노보다 카페라테를 더 좋아한다. 그 특별할 것 없는 취향을 나는 오늘에서야 처음 알게 되었다. 그건 어쩌면 할머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얼마나 나를 볼 수 있을까?
나는 타인을 얼마나 이해 할 수 있을까?
나는 내가 보는 것이 모두가 정답은 아니라는 걸 마음속에 간직하려고 한다.
사건의 요지는 간단하다. 나는 사물함에서 교과서를 꺼내려다 잠시 교실 앞 시간표를 확인했을 뿐이다. 하필 그 시간에, 부재를 커찮 게 하는 친구들이 몰려왔고 같이 농구 좀 하자 며 떼를 썼다. 비중이 머리끝까지 치솟은 묵재가
농구공을 내리쳤는데 그게 또 얼마나 탄력이 좋 던지 제것대로 튕겨 내 옆통수를 가격했다.
얼마나 꿰맸다고? 스무 바늘.
내가 스무 번도 넘게 말했잖아
엄마가 왈칵 짜증을 낸다. 내 이마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마치 아빠인 양. 만약 진짜 그랬다
면 아빠는 지금 내 눈앞에 없겠지만 "아, 진짜,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아빠, 내가 아니라고 스무 번 넘게 말했잖아.
👉👉우리는 못 보는 것을 보기 위해서 애쓰면서
살지만 정작 보아야 하는 것 앞에서는 눈을 감 으며 지낸다. 이희영 작가는 시울과 묵재를 통해서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나의 상처이며 그 것이 내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내 자아의 핵심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삶을 은둔의 우물에서 끌어 올릴 힘을 안겨준다.
이봐. 딸? 혼자피식피식 웃어. 사람 무섭게 ? 나는 식빵을 입에 문 채 자리에서 일어난다. "엄마 얼굴은 오늘 완전히 대나무 숲이다.
시원하고 청량해." 엄마의 커피잔이 허공에서 멈춘다. 뭐라는 거야? 묻는 눈빛에 나는 뒤돌아 방으로 들어간다. 그래, 나도 잘 모르겠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인시울,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빨리
학교 나 가. "알았어. "
👉👉무언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서로가 격
의없는 소통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상처가 될 만한 이야기도 교훈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너그러운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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