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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호수에 비추어진 달이 모습이 다르네. . 분지의 두 여자/강영숙 장편 소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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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지의 두 여자.

👉  해야 할 말
의義는 충동이 아닌 사명감인 경우가 많다.
의로움이 충만해지면 생활이 궁핍해진다.

삶이란 지극히 숭고해질 수도 있지만,
험악한 밑바닥에서 전전하다 그르칠 수도 있다.

작가는 제목으로 '분지의 두 여자'라고 선택하였다.
부수고 빠져나가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두 여자의 선택과 한 남자의 망설임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가볍게 놓칠 수 없는 무거운 말이 되어 쏟아져 내린다.



🧘‍♂️작품에서 머묾
🛶 작품은 세 사람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서울시청 위탁 용역 청소원 오민준과
삶의 의미를 회복시키고자 애쓰는 대학교수 진영, 그리고 자신에게 희망의 존재인 딸을 위해서 어떤 일이든지 해야 하는 샤오의 이야기다.
두 여성의 마지막은 대리모라는 쉽지 않은 직업을 선택하였고, 오민준은 이 두 여성의 결과로써 나타난 아기의 존재에 대하여 망설임과 고민 속에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을 작가는 작품속에서 의미 있게 표현하고있다.

🛶 생명에 대하여(오 민준의 이야기)
💥고양이 몇 마리가 순식간에 흩어져 숨는다. 오민준은 손전등으로 아래를 비춘다. 그는 숨이 멎을 듯하다. 겨우 한마디 토해낸다. "아기다." 어두운 바닥에 놓여 있는 바구니 안에 흰 덩어리가 하나 있다.
👉👉
쓰레기봉투를 수거하다 발견한 애기 바구니. 수많은 사연을 안고 태어났을 애기를 보면서 오민준은 오로지 생명에 대한 경외감 외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그때 수거차의 압력 장치를 작동시키는 기계음이 들린다.
👉👉
마치, 존재 가치이냐 현실이냐의 선택을 강요하는 듯한 수거차의 압력장치가 돌아가는 기계음이 들리지만 오 민준의 선택은 오로지 빛나는 생명이다.
"아, 겁나 하얗고 깨끗해!" 오민준은 어렵게 장갑을 벗어 바닥에 팽개치고 아기 바구니를 들고 집이 있는 쪽으로 가로등 불빛도 없는 골목으로 사라진다.
👉👉
이후의 시간은 오민준에겐 갈등과 번민이 썰물처럼 교차하면서 현실과 암담하게 부딪치는 시간이다.

🛶오로지 내가 책임지라고만 해
"그렇게 앉아 있지 말고 빨리 경찰서에 갖다줘버러 하긴 네까짓 게 무슨 애를"!
👉👉
약한 치매에 걸린 노모, 니 아들이 아니면 빨리 경찰서에 가서 처리하라고 한다. 비로소 앞에 험난한 현실이 닥쳐 온 것을 자각하는 오 민준의 번민의 시간이 길어진다.
💥잠잘 시간에 이렇게 눈을 뜨고 돌아다니는 것 자체가 고통이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소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깨닫는다.
💥민준은 아기를 데리고 아동병원 응급실로 간다.
숨을 쉬지 않습니다. 도와주세요 제발! 제가 아기를 길에서 주웠다고요.
💥서류에 서명을 하는 순간 엉겁결에 민준은 바구니 안에 있는 아기의 아빠가 된다.
💥민준은 차마 말하지 못한다. 아기를 제가 책임지기는 어렵습니다. 말이 도저히 나오지 않는다.
💥민준은 그대로 길을 건너 버스 정류장에 정차 중인 택시를 탄다. 그는 마음속으로 외친다. '이제 다 끝났어. 진짜 끝났어.
민준은 병원에서 도망친다.
💥오민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네 한 몸도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면서 무슨 애를. 애가 무슨 이쁘고 작은 개 한 마리인 줄 아니. 우리는 개도 아기도 못 키워.
👉👉현실의 문제는 인간의 영역이고, 존재의 문제는 신의 영역이다. 인간의 영역에 서면 선택과 고통이 함께 한다. 신의 영역이기에 원천적인 존재의 문제를 풀어 보고 싶은 마음마저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것이다.

💥왜 김 팀장은 아 기를 보고도 가만히 있었을까. 민준은 의문이 생긴다.
💥"우리 집사람은 있는 애들도 제대로 못 돌보고 있어. 꿈 깨! 좀 있다 보자.
👉👉
세월에 누적된 경험은 현실의 선택 중에서도 앞에 위치한다. 내가 해서는 안 되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어디로 가든, 우리에게 선택권은 없다.
💥버리고 가면 그만이다. 내 아기도 아니다.
매립지 너머로 해가 넘어가려는 순간 민준은 아기 바 구니를 한 번 더 내려다본다. 민준은 꿈에서 봤던, 책 표지에 새겨졌던 두 글자를 발치의 쓰레기에서 발견하고 읽는다. 바로 Life', `생명'이라는 글자다.
👉👉
선택권이 없다고 생각했지만, 차선책은 있었을까? 치매 걸린 노모의 말이 정답이었을까?
존재의 영역에서는 해답이 있었을까?

🛶진영과 샤오

💥샤오
💥
샤오는 생계 때문에 대리모가 되었다.
💥샤오는 딸을 버렸다. 무능하고 게으른 남편을 대신해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이를 버리고 집에서 나왔다.
💥하루 열두 시간씩 일해서 돈을 벌지만 샤오는 가난하다 현금 삼백만 원이 사라졌다. 샤오는 휴대전화기를 심어 먹을 기세다. 김애자에게 메시지를 남긴다. '언니, 내 딸 주려고 모은 돈인데.
그거 내 딸 돈이야! 돌려줘 언니, 부탁이야.'

💥
진영
💥진영은 죽은 딸 때문에 대리모가 되는 사람이다. 💥아침에 집을 나간 아이가 저녁이 되어도 집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진영은 관할 병원 사체 안치실 앞에 서 있다가 실신한다
💥윤재가 저기에 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했던 존재, 무엇이든 다 줄 수 있는 존재, 이다음에 크면 아빠와 결혼하겠다던,
💥하루 종일 윤재의 목소리를 듣는다.

👉👉
샤오와 진영의 이야기
샤오와 진영은 어떠한 연관성도 없는 대척점에서 살아왔지만 마지막 대리모가 되어서는 동류의식을 지니기도 한다. 두 여성은  대리모 신청을 통하여 원하는 바를 얻고 싶었지만, 샤오는 태반 박리로, 진영은 유전성 유방암으로 인하여 애기를 상대방으로부터 거절당하게 되고 둘은 삶이 그저 그런 거라고 자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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