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당집

조당집 제2권 25조 바사사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2. 18.
반응형

제25조. 바사사다婆舍斯多 존자

계빈국罽賓國 사람이며, 종성은 바라문이요, 아버지의 이름은 적행寂行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상안락常安樂이다. 꿈에 신인神人이 보검을 손에 들고 와서 상안락에게 전해 주는 것을 보고 태기가 있었다. 달이 차서 아이를 출산하니 항상 물건을 쥔 듯 왼손을 쥐고 있었다. 이로부터 출가하여 과위를 증득하고 법을 얻은 뒤에는 교화의 길을 떠나 중천축국에 이르러 어리석은 무리들을 많이 교화하였다. 다시 차례대로 유행遊行하여 남인도에 이르니, 득승得勝이라는 국왕이 있었는데, 주술만을 숭상하고 불법을 믿지 않았다. 주술사가 왕에게 아뢰었다.
“바사사다는 불법을 모르고 있으니, 바라건대 대왕께서 시험해 보옵소서. 그 사람이 비록 성인이라 자칭하지만 이상한 일을 물어서 대답을 못하면 사자 존자의 법을 이어받은 제자가 아닙니다.”
第二十五祖婆舍斯多尊者罽賓國人姓婆羅門父名寂行母號常安樂夜夢神人手執寶釰付常安樂因此有孕滿月產下其子左手常拳似執物從此出家證果得法行化至中天竺國廣化群迷次第遊行至南印土有一國王名曰得勝常崇呪師不信佛法呪師奏王婆舍斯多不會佛法請王試之此人云聖問其異事若答不得則非師子繼承弟子


대왕에게는 불여밀다不如密多라 이름하는 태자가 있었는데, 왕에게 아뢰었다.
“선왕께서 이 존자를 공양하셨고, 이 존자께서는 큰 위덕이 있으니, 시험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왕이 이를 갈면서 꾸짖고는 태자를 가두었다. 그리고는 존자를 불렀다. 존자가 왕의 앞에 이르니, 왕은 앉으란 말도 않고 전각[殿]을 마주한 채 물었다.
“우리나라에는 삿된 법이 없소. 그대가 배운 것은 무슨 종宗이오?”
조사가 대답했다.
“이 나라에는 삿된 법이 없습니다. 제가 배운 것은 불종佛宗입니다.”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벌써 1,200년이요, 스님의 나이 70세인데 무엇을 얻었다는 것이오?”
“석가여래께서 교법을 전하신 뒤로 24대를 거쳤습니다. 제가 지금 배운 것은 사자 존자의 법을 이은 것으로 믿음을 표시하는 옷이 있어 승가리라 하는데, 지금 저의 바랑 속에 있습니다.”
그리고는 꺼내어 왕에게 보였다.
大王有一太子名不如密多則向王曰今此尊者先王供養有大威德不用試之王切齒呵嘖則囚太子王乃命師師則赴命王不令坐當殿試語問曰我國之中無諸邪法師所學者當是何宗師曰此國之內無諸邪法我所學者當是佛宗王曰佛滅度已千二百年師今七十當何得之師曰自釋迦傳教歷于二十四人我今所學當繼師子尊者法亦有信衣名僧伽梨衣現在囊中取呈大王

왕은 법을 전하는 가사를 보았으나 공경하며 믿지 않고, 곧 좌우에게 명하여 불에 태워 시험케 하니, 불이 활활 타올라 광명이 하늘을 뚫고 상서로운 구름이 땅을 뒤덮으며 네 가지 기이한 꽃비가 내려 이상한 향이 감돌았는데, 불이 다 탄 뒤에도 옷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왕은 이런 상서를 보고서야 비로소 발심하고 참회를 구하였다.이 옷은 왕궁 안에 있으며, 탑을 세워 공양하였다. 그때 태자가 깊은 궁에 갇혀 음식을 얻지 못하게 되자 말했다.
“나는 법을 위해서 오늘날 이렇게 굶주리며 고통을 받는 것이다. 어찌하여야 구제를 받겠는가?”
이때에 하늘에서 흰 젖줄을 내리어입에 넣으니 감로와 같이 맛있었다. 이를 먹자 몸이 거뜬하고 건강해졌다. 이에 태자는 말했다.
“내가 만일 이 궁을 벗어난다면 곧 출가하리라.”
왕이 풀어 주라 명하자, 바로 조사에게 의탁하여 출가할 뜻을 말하니, 조사가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일로 출가하려 하시오?”
태자가 대답했다.
“제가 출가하려는 것은 그 일을 하지 않으려 함입니다.”

王雖見傳法袈裟心不敬信則命左右以火驗之其火熾然光明貫天祥雲覆地而雨四花異香氣馥火燼衣存王睹斯瑞方乃發心求哀懺悔此衣在於王宮起塔供養時太子被囚深宮竝不得食乃云我爲法故今此飢渴如何存濟其時天降白乳入口味如甘露食了輕建乃作是言我若出宮則便出家王詔出宮投師出家師云汝欲出家當爲何事太子曰我所出家不爲其事

“그대는 하지 않는다 하는데, 무슨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가?”
“제가 하지 않는다는 일은 세속의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세속의 일을 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세속 일을 하지 않고 부처님 일을 하겠습니다.”
이에 조사가 생각했다.
‘여래께서 큰 자비로써 오늘날 이 태자를 나에게 보내시어 불사를 돕게 하시는구나.’
그리고 조사의 곁에 있게 하니, 출가하여 계를 받고 도를 증득하였다. 그리고 법을 전해 주고 다음의 게송을 말하였다.

師曰汝言不爲不爲何事太子曰我所不爲不爲俗事師云不爲俗事當爲何事太子曰不爲俗事當爲佛事師自念言如來以大悲力令此太子助作佛事在師左右出家具戒便證道果乃命付法而說偈曰


성인이 지견을 말씀하시니
경계에 마주하여 옳지 않은 것이 없구나.
내가 이제 참 성품을 깨달으니
도道도 없고 이치도 없도다.
聖人說知見
當境無非是
我今悟眞性
無道亦非理



조사가 열반에 든 것은 동진東晋의 제1대 원제元帝 8년 을유乙酉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此師入滅時當此土東晉第一主元帝八年乙酉歲矣淨修禪師讚曰


바사사다 존자가
오래전에 반연(攀緣:속계의 굴레)을 여의었건만
조사를 만나지 못해
줄곧 주먹을 펴지 않았네.
婆舍斯多
夂離攀緣
未逢作者
終不開拳



스승의 의발을 받으니
중생을 제도하는 다리와 나룻배다.
오묘한 지견을
어찌 말을 빌려 표현하리오.
傳師衣鉢
度物橋舡
當心妙見
豈假言宣
🧘‍♂️의발衣鉢을 이어 받음은 스승으로 부터 깨달음의
인가를 받았다는 말이다.

출처: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반응형

'조당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당집 제27조 반야다라존자  (61) 2025.03.16
조당집 제2권 26조 불여밀다  (32) 2025.02.28
조당집 제2권 24조 사자존자  (59) 2025.02.12
조당집-23조 학륵 존자  (38) 2025.02.07
조당집 제22조 마나라 존자  (44) 202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