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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와 편지

받지 못한 편지들-4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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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고 새벽 세 시에 아무도 모르게 씁니다.  

이것으로 내 맘을 아시오, 고향 석왕사 골짜기에서  


🙏강원도 안변군 석왕사면 동상리의 김옥순이 인민군에 가 있는 당신' 리종선에  게 전하는 사랑의 편지이다. 리종선과는 혼인을 약속한 사이 같다. 연인 그리는  마음이 절절하다. 풍치 좋은 석왕사 산곡 애기, 집안 어른들 삐쳐 토라진 이야기  공부 못해 평생 한 맺힌 이야기까지 한 장 편지에 참 많은 사연을 차곡차곡 들여  앉혔다.   🦜 역자 이흥환의 첨언 🦜



🧚‍♂️🧚‍♂️편지 본문



밤새고 새벽 세 시에 아무도 모르게 씁니다.  
이것으로 내 맘을 아시오, 고향 석왕사 골짜기에서


사랑하는 동무에게 드리는 바입니다.  
무정하게도 흐르는 세월은 일초일각을 용서치 아니하여 거침없이  넘어가 산 위에 쌓여 있던 눈은 자취 없이 스러지고 어언 간의 따뜻한 봄바람이 불어오매, 진달래와 아카시아 꽃은 만개되어 낙화되는 시에 당신의 고향 석왕사의 풍경을 생각하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석왕사의 풍경은 산곡 간의 흘러내리는 청  수와 용음한 소리, 일주송을 바라보는 당신의 생각에 시름없이 무엇을 생각하던 차 6월 6일 오후 3시에 당신의 편지를 받아보았으니 나의 감상이 어찌하  
였게소.  
(중략) 부디 부탁은 일상 귀채(귀체)에 주의하여 사랑의 결실을 맺읍시다. 저는 당신과의 결실을 보기에 언약으로서 상전이 벽해가 되고 벽해가 상전이 될지어도 당신의 사랑은 변치 않으리라고 신하며(믿으며) 당신에게 축복을 드리나이다. 아- 감동하여 아- 당신이여 용심 뛰는 혈기에 조국 건설에 성공을 못하면 청산청수는 어찌 대하겠습니까. 그리고 나는 유감되는 것은 우리들의 꽃이 결이 되면 평생에 쾌락으로 지내려는 실정에 동무도 좋으나 끝으로 감동하여 안해(아내)가 좋을 것 같습니다. (중략) 물은 흘러 바다의 밑에 나의 마음은  당신의 가슴 깊이. 그러면 둘이서 조국 건설 사업으로 소식 종종 부송합시다.  그리고 당신 (편지를) 우리 작은아버지 앞으로 한 장 하고 나의 앞으로 했으면 좋았겠는걸 왜 나의 앞으로 먼저 했습니까. 우리의 부모들은 길너합니다 ( 그르다고 합니다. 질못한 일이라고 합니다). (부모님이 당신의 편지를) 매일 고대하던  차에 나의 앞으로 (먼저) 오니까 참 길너합니다  언제 당신은 나의 집에 오겠소. 가을 전으로 한번 오시요. 나는 매일 당신 올  때를 고대하고 있겠습니다. 당신도 나를 끝까지 사랑하면 나도 당신을 끝까지  사랑하겠습니다. 동무가 나를 오산으로 오라고 했지만 나는 몰라서 가지 못했습니다. 당신을 꼭 믿으며 편지하는 바입니다. 전번 우리 집에 당신이 온다하  였으나 참 잘못된 일이 많았으니 나를 용서하여주시요.  하여튼 휴가를 받으면 수일 내로 오시요. 우리 오빠가 나를 미실이라고 (일을  잘못했다고) 합니다. 당신 온다며(온다는데) 그렇게 했다고 자꾸 욕을 합니다.  사진은 모냇다매(모낸 다음에) 오산 가서 찍어서 편지로 하겠습니다. 그러니 당신은 기대하고 있시요.  민청에 가맹했습니다. 매일 다닙니다. 날과 같이(나와 같이) 그 학교에 다니든 학생들은 기술학교 다니는데 나는 학교도 못 다니고 글도 못 늘고 나는 언제나 다시 청춘이 되어 학교에 또 다니나. 그리고 학교 선생 보면 참 그렇습니다. 죽어서 다시 살아나서 인제 중학교 한번 다녔으면 한이 없고 죽어도 한이  없겠소.  수준이 없어 글도 잘 못 쓰고 글도 모르고 참 딱한 사정이요. 동무들은 학교 다니는데 나는 학교도 못 다니고. 어찌어찌하여 민청 사업이 참 바쁘고 편지  쓸사이도 없고, 밤새고 3시에 일어나서 아무도 모르게 씁니다. 이것을 보고 나의 마음을 아시요.  
김옥순서  


🙏역자 이흥환의 첨언
'사랑의 결실'을 맺자, 내 집에 언제 오겠느냐, 모낸 다음에 오산 나가 사진 찍어 보내겠다, 작은아버지께 편지를 먼저 한 장 하지 그랬느냐고 한 것을 보면 두  집안도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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