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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엊그제께 찜해 놓은 책을 읽으려고 도서관을 찾았다. 어찌 보면 조금 민감할 수도 있는 책명이지만 6.25라는 실상을 근접해 본다는 면에서는 가치가 있는 독서였다.
세시간 동안을 꼼짝 않고 완독을 하였다.
👉 책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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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자 소개
이흥환
성균관대 철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시사저널 기자, 시사저널 베이징 특파원,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 아시아 연구센터 객원 연구위원을 지냈으며 현재 미국 워싱턴의 인터내셔널 센터 프로젝트 전임 편집위원이다. 지은 책으로 구술 한국 현대사, 부시 행정부와 북한, 미국 비밀 문서로 본 한국 현대사 35 장면이 있다.
🤲 들어가며
이 책은 6.25를 직접 치른 북쪽의 젊은이와, 아내, 형제 자매, 부모, 친구 동료들이 보냈던 편지를 역자가 미국의 문서를 열람하다 너무 혼자 알기엔 아까워 일부 편지의 내용을 디지털화하여 간추려서 출판한 서적이다. 서간문의 시대적 배경상 애뜻함은 그 기저에 흐르는 것이 마땅하면서도 가슴이 시려 오는 내용이 다수가 등장한다. 몇회에 걸쳐 편지의 내용을 역자인 이 흥환님의 해설과 함께 살펴 보려 한다.
🤲 서간문의 타이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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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표시된 각각의 서간문 타이틀만으로도 어느 정도의 구성을 짐작할 수 있으리라 생각이 든다.
이 중에서 몇 편을 소개하기로 한다.
🦜받지 못한 편지들-1
칠월이 닥쳐오면 면회를 가겠으니
인민군 나간 '봉석이 아버지'에게 '은애 올림
아직 돌이 안 지났을 아들을 데리고 시집에 남아 있는 아내가 인민군 전사로 군에 가 있는 남편에게 한 통의 편지를 썼다. 한국전쟁이 터지기 보름 남짓 전인 1950년 6월 8일이다. 아내의 이름은 홍은애. 자강도 만포군 고산면 춘산리 제8반에 살고 있다. 수신인은 조선인민군 우편함 4630호의 남편 강득화다 남편은 아내 홍은애의 이 편지를 받지 못했다. 이 편지의 주인인 두 사람 혹은 한 사람이 남북한 또는 제3국 어디에든 아직 생존해 있다면 팔십을 훌쩍 넘긴 나 이일 것이다. 수신자인 강득화가 아내의 이 편지를 읽을 수도 있고, 발신자인 홍은애가 배달 안 된 이 편지의 존재를 알게 될 수도 있다. 누가 아는가. 아들 봉석이 어머니의 이 편지를 보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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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석이 아버지께 드리는 편지
조국을 위하여 선봉대로 나선 봉석이 아버지는 그동안 편하지요? 나는 당신의 편지를 받아보았습니다. 우리 집에서 할아버지나 할머니도 편안하며 어메도 편안하며 득칠 득병이 xxx 다 편안합니다. 그리고 봉석이도 잘 놀면서도 몸이 건강합니다. 당신 편지를 받아 보고 영광으로 생각하면서도 한끝 생각하면 눈물을 흘리며 편지 보았습니다. 그리 알으시요. 나는 당신의 몸 조심하기를 특히 부탁합니다. 칠월이 닥쳐오면 면회를 가겠으니 봉석이 아버지는 요구되는 것을 부탁하시요. 고향을 떠나 사십 일이 거의 되어서 봉석이 아버지는 집 생각은 잊었을 줄로 아나 봉석이 생각은 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신은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군사 훈련과 군사 학습에 노력할 줄로 생각하면서 나는 하루바삐 인민공화군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봉석이는 히죽히죽 웃는다고 하였으나 요사이에는 내가 손을 달라고 하면 손을 척 내주곤 합니다. 봉석이 크게 웃을 적에는 당신의 생각을 잊지 못하겠습니다 봉석이 아버지, (중략) 할 말이 많으나 이것으로 끝맷습니다. 우스운 소리도 할 데가 없을 뿐만 아니라 믿을 데도 없으나 봉석이를 보면 웃습니다. 그리고 망나(막내) 아주버님이 일하시고 집에 들어와 말도 안 할 적에는 나는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나의 생각은 해줄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 하나밖에 없습니다. 해답을 빨리 해주시요 1950년 6월 8일 은애 올림
🦜역자의 덧붙임
남편 강득화는 형제가 많다. 적어도 5형제이다. 득칠, 득병이는 동생이고, 아내가 망나(막내) 아주버님'을 거론한 것으로 보아 득화 위로도 형이 둘 이상이다. 할아버지, 할머니, 어머니까지는 언급했으나 시아버지 애기는 없다. 아무튼 아홉 이상의 대식구이다. 아들 봉석은 이제 막 걸음마를 하는 듯싶다.
은애 올림'이라는 표현은 아내가 남편에게 보내는 다른 편지글에 비하면 파격에 가깝다. '홍은애 씀' '홍은애 서' 대신 '은애 올림'이라고 했다. 안부 편지로 시작된 이 글은 '은애'라는 말 한마디로 끝내는 사모의 편지, 연서戀書가 되었다. 연서인데도 연서의 화려함은 보이질 않는다. 티를 내지 않은 탓이다. 연서 같지 않은 편지인데도 읽으면 읽을수록 애정이 묻어난다. '사랑'으로 시작해서 영원히'를 거쳐 '죽어도'로 끝나기가 십중팔구인, 그 흔한 연서 투의 연서는 감히 따라잡지 못할 은근한 정이 묻어난다.
이 편지에는 또 욕망, 집착, 한탄, 원망 같은 게 어느 구석에서도 읽히질 않는다. 하다못해 그 흔한 아, 그리운 ~' 따위의 영탄조 한 구절도 없다. 벼르고 벼르 다가 작심하고 쓴 편지라기보다, 가슴에 간직해두었다가 문득 글로라도 전해야겠다 싶어 말하듯 쓴 편지이다. 담담하고 차분하다. 그러나 결코 맹숭맹숭하지는 않다. 곳곳에 은근한 매듭이 보인다. '이젠 집 생각 잊었을 줄 아나. 봉석이 생각은 늘 있을 것'이라고 남 얘기하듯 정곡을 찌르고 있다. 집 생각 잊지 마시오' 나를 잊지 마시오'라고 밀어붙이지 않았다. 대신 내 생각해줄 사람이 없다'고만 했을 뿐이다
'칠월이 닥쳐오면 면회를 가겠다'고 했다. 갔을까? 만났을까?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러나 편지를 쓴 6월 8일'과 아직 닥쳐오'지 않은 7월 사이에는 6월 25일이라는 날짜도 들어 있다. 면회를 가지 못한 이유다. 6.25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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