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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일문 ( 한결같은 말씀 )

조당집/제1조 대가섭(2)

by 돛을 달고 간 배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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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왕경育王經』에서 말하였다.
“가섭이 아사세왕에게 말했다.
‘제가 지금 부처님의 3장藏을 결집하려 하니, 대왕께서는 저를 위해 단월檀越이 되어 주십시오.’
아사세왕이 대답했다.
‘여러 큰스님들께서는 부처님의 3장을 남김없이 결집하기 바라며, 자비를 버리지 마시어 나의 공양을 받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아사세왕이 결집의 주인이 되었다. 그때에 비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장로인 대가섭에게 물었다.
‘3장 가운데서 어느 것을 먼저 결집하리까?’
가섭이 대답했다.
‘수다라修多羅를 결집합시다.’
그리고 다시 대중에게 고했다.
‘이 아난 비구는 많은 것을 듣고 잊지 않아 큰 지혜를 지녔습니다. 항상 부처님을 따라 모셨고, 여래의 청정한 범행을 닦았고, 들은 불법은 그릇의 물을 옮겨 붓듯 남김이 없어 부처님께서 총명하기로 제일이라 하셨으니, 그에게 수다라장을 결집하라고 청하는 것이 마땅할 것입니다.’
대중이 묵묵히 따랐다. 이에 가섭이 아난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제 마땅히 법보를 선양하라.’
아난은 공손히 분부를 받들고서 대중의 마음을 살피고는 다음과 같이 게송을 읊었다.

案『育王經』云迦葉告阿闍世王我今欲集如來三藏願大王爲我檀越王言願諸大聖集如來三藏無有遺餘不捨慈悲受我供養阿闍世王爲結集主時諸比丘則從座起諮問長老大迦葉於三藏中先集何藏迦葉語云當集修多羅藏迦葉白聖衆言此阿難比丘多聞摠持有大智慧常隨如來梵行淸淨所聞佛法如水傳器無有遺餘佛所讚歎聰慜第一宜可請彼集修多羅藏大衆嘿然允之迦葉告阿難曰汝於今者宜宣法寶阿難躬受敬諾觀察聖心而說偈曰


여러 비구 권속이
부처님을 여의어 초라한 것이
마치 넓은 허공에
뭇 별들만 있고 달이 없는 것 같구나.
比丘諸眷屬
離佛不莊嚴
猶如虛空中
衆星之無月



이렇게 읊고는 여러 성인들의 발에 절하고 곧 법좌에 올랐다.”
『칠사기七事記』에서 말하였다.
“그때에 아난이 법좌에 오르니 몸에 부처님 같은 존귀한 여러 상호相好가 나타나매, 대중이 이 상서를 보고 세 가지 의혹을 일으켰다. 첫째는, 부처님께서 자비하신 까닭에 열반에서 일어나 우리들에게 매우 깊은 법을 말씀해 주시는 것인가? 둘째는, 다른 세계의 부처님께서, 석가모니께서 열반에 드신 것을 아시고 우리에게 오셔서 묘한 법을 말씀해 주시는 것인가? 셋째는, 아난이 성불하여 우리들에게 설법을 하는 것인가?
說是偈已禮衆聖足則昇法座案『七事記』云爾時阿難當昇座已尊諸相好現身如佛衆見此瑞則生三疑一謂大師慈悲故從涅槃起爲我等輩宣甚深法二謂他方諸佛知我釋迦奄化故而來此中宣揚妙法三謂阿難轉身成佛爲衆說法耶

이때 아난이 말했다.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어느 성, 어느 곳에서 아무 경을 말씀하셨다. 이에 사람들과 하늘들이 절을 하고 받들어 행하였다.’
아난이 법좌에서 내려와 본래의 몸으로 돌아가니, 보살들은 그것이 세존의 가피력加被力이었음을 알고 모든 의혹이 풀렸다. 이때 가섭이 모든 비구들에게 물었다.
‘아난의 말이 틀림이 없는가?’
비구들이 대답했다.
‘세존의 말씀과 다르지 않습니다.’
爾時阿難而說是言如是我聞一時佛住某城某處說某經教乃至人天等作禮奉行阿難則下法座卻復本身諸菩薩等知是世尊加被衆疑悉遣時迦葉問諸比丘阿難所言不錯謬乎諸比丘皆云不異世尊所說

그리하여 가섭이 다시 우바리優波離에게 율장을 결집하라 명했고, 다음은 가전연迦旃延에게 논장을 결집하도록 명하였다. 가섭이 곧 원지삼매願智24)三昧에 들어 결집한 3장을 관찰하니, 조금도 잘못됨이 없었다. 이로부터 유포되어 끊이지 않게 되었다.”
『아사세왕참회경阿闍世王懺悔經』에는 세 가지 아난이 있다. 첫째는 아난타阿難陀로 경희慶喜라 번역하며, 성문의 법장法藏을 지녔고, 상품의 2승법乘法도 힘과 분수에 따라 지녔다. 둘째는 아난타발라阿難陀跋羅로 경희현慶喜賢이라 번역하며, 중승中乘의 법장을 지녔고, 상품의 대승에 대하여 힘과 분수에 따라 지녔으며, 하품의 소승小乘도 겸해 지녔다. 셋째는 아난타바가라阿難陀婆伽羅로 경희해慶喜海라 번역하며, 보살의 대승법장大乘法藏을 지녔고, 하품의 2승법도 겸하여 지녔다.
於是迦葉請優波離集毘尼藏次命迦旃延集阿毘曇藏迦葉則入願智三昧觀所集法藏皆無欠少由茲流布而不斷絕阿闍世王懺悔經有三種阿難一阿難陁此云慶喜持聲聞法藏於上二乘隨力隨分二阿難陁跋羅此云慶喜賢持中乘法藏於上大乘隨力隨分於下小乘容與兼持三名阿難陁婆伽羅此云慶喜海持菩薩大乘法藏於下二乘容與兼持또 천태교天台敎에는 네 가지 아난이 있는데, 어떻게 넷인가 하면, 첫째는 경희慶喜아난이니 장교藏敎를 결집했고, 둘째는 현賢아난이니 통교通敎를 결집했고, 셋째는 전장典藏아난이니 별교別敎를 결집했고, 넷째는 해海아난이니 원교圓敎를 결집하였다. 그 근본을 말하면 오직 하나의 금룡존불金龍尊佛이요, 그 행적을 말하면 네 아난이란 제자가 된다.
又台教中有四阿難何等爲四一者慶喜阿難結集藏教二者賢阿難結集通教三者典藏阿難結集別教四者海阿難結集圓教論其本也唯一金龍尊佛語其迹也分四阿難弟子


범어인 아난은 무염無染이라 번역되니, 아阿는 무無요, 난難은 염染이 된다. 이 무염이란 이름을 또 둘로 나눌 수 있으니, 첫째는 모든 번뇌를 끊어 버리므로 무염이라 하고, 둘째는 수행과 증득을 벗어났으므로 무염이라 한다. 번뇌를 끊어 버리므로 무염이라 한 것은 교법敎法을 전한 아난을 이르는 말이요, 벗어나서 닦아 증득하므로 무염이라 한 것은 선법禪法을 전한 아난을 이르는 말이다.
아난이 조사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금란가사金襴架裟 이외에 또 무엇을 전하셨습니까?”
조사가 불렀다.
“아난아.”
아난이 대답을 하니, 조사가 말하였다.
“문 밖의 깃대를 꺾어 버려라.”
아사세왕이 조사에게 설법을 청하자 조사가 그 청을 받고는 법상에 올라 한참 있다가 도로 내려오니, 왕이 물었다.
“어째서 제자에게 법을 들려주시지 않습니까?”
조사가 대답하였다.
“대왕님은 지위도 덕망도 크십니다.”
가섭 존자는 1승법乘法을 드날리어 중생을 이롭게 하고, 2교(敎:대승과 소승)를 펴서 백성들을 제도하니, 진실로 타심통他心通을 얻으셨으며, 끝끝내 나[我]라는 생각은 없으셨다. 45년 동안 세상에 설법하시면서 한량없는 중생을 제도하고는 아난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정법안장正法眼藏을 나에게 맡기셨는데, 나는 이제 늙어 부처님의 승가리 옷을 가지고 계족산鷄足山에 들어가서 자씨(慈氏:미륵불)의 하생下生을 기다리겠다. 그대는 부처님의 분부를 잘 받들어 바른 법을 퍼뜨려서 끊이지 않게 하라. 나의 게송을 받아라.
梵語阿難此飜無染阿者無也難者染也論此無染亦分爲二一者斷除煩惱名爲無染二者出離修證名爲無染斷除煩惱無染是名傳教阿難出離修證無染是名傳禪阿難矣阿難問師傳佛金襴外別傳个什摩師喚阿難阿難應喏師曰倒卻門前剎竿著阿闍世王請師說法師受請昇座良久乃下王問師何故不爲弟子說師云大王位崇名重迦葉尊者闡一乘而利物弘二教以度人實得他心終無我想說法住世四十五年度無量衆乃告阿難言如來正法眼付囑於我我今年邁持佛僧伽梨衣入鷄足山待慈氏下生汝受佛囑弘揚正法勿令斷絕聽吾偈曰


법을 법답게 하는 본래의 법에는
법도 없고 법 아닌 것도 없다.
어찌 한 법 안에
법과 법 아닌 것이 있을 수 있으랴.
法法本來法
無法無非法
何於一法中
有法有非法


그때에 가섭이 게송 읊기를 끝내고는 왕사성으로 들어가서 아사세왕에게 하직하려 했으나 왕이 잠들어 만나지 못하였으므로 문지기에게 당부했다.
“나는 계족산으로 간다고 왕에게 여쭈어라.”
『서역기西域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이 산의 세 봉우리가 닭의 발을 세운 것 같으므로 지어진 이름이다.”
가섭 존자가 이 산에 풀자리를 펴고,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생각했다.
‘지금 내가 이 몸에 부처님께서 주신 누더기를 입고 승가리 등을 지녔으니, 57억 6천만 년을 지나 미륵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실 때까지 더럽히거나 해어지지 않게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고는 마침내 산신에게 말했다.
“만일 아사세왕과 아난이 오거든 들어오게 열어 주고, 돌아가거든 다시 꼭 닫아라.”그리고는 바로 멸진정滅盡定에 드니, 땅이 사방상하四方上下로 진동하였다.
爾時迦葉說是偈已遂入王舍城辭阿闍世王王寢不遇留言付於門者令奏王知云吾當往鷄足山矣准『西域記』云此山三峯如仰鷄足故因此立號也迦葉尊者於此山中以草敷坐結跏而已作是念言今我此身著佛所與糞掃之衣及持僧伽梨等經于五十七俱低六十百千歲慈氏佛出世不令其朽壞作是念已遂語山曰若阿闍世王與阿難來山當爲開令其得入若歸去後復當還合言訖便入滅盡定應時大地六種震動

그때에 아사세왕이 꿈에 대궐의 대들보가 부러지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깨니, 문 밖에 대령했던 사자使者가 아뢰었다.
“대가섭이 대왕께 하직하고 계족산으로 들어가 열반에 들겠다고 왔었으나 대왕께서 주무시므로 감히 아뢰지 못하였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자 울음을 터뜨리면서 말했다.
“짐은 어찌 이다지 박복하여 성인들의 열반을 뵙지 못하는고?”
곧 죽원정사竹園精舍로 가서 아난의 발에 절하고 가섭 존자가 어디에 계시는가를 물었다. 그리고는 아난에게 계족산까지 함께 가자고 하고 길을 떠났다. 왕이 산에 이르자 산이 저절로 열렸는데, 가섭은 그 안에서 온몸이 조금도 흩어지지 않았다. 왕은 곧 여러 장사들에게 분부하여 향기로운 장작을 쌓아 다비를 하려 했으나 아난이 왕에게 여쭈었다.
“마하가섭은 선정으로 몸을 지탱하고 미륵이 강탄降誕하시기까지 부처님의 승가리를 가지고 기다리다가 그것을 전하고서야 열반에 드실 것이니, 절대로 태워서는 안 됩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갖가지로 공양하다가 슬픔이 북받치자 발에 절을 하고는 선정의 몸을 하직하고서 아난에게 왕사성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아사세왕과 아난이 산을 나서자마자 산은 예전처럼 합해졌다. 조사가 열반에 든 때는 주周의 제8대 효왕孝王 5년 병진丙辰이었다.
정수淨修 선사가 다음과 같이 찬탄하였다.
爾時阿闍世王於睡夢中見殿梁折遂則驚覺時執扃足使奏聞王知云大迦葉辭王往鷄足山欲入涅槃遇王殿寢未敢奏聞王聞此語遂生悲泣云朕何薄祐諸聖涅槃不得睹見則詣竹園精舍禮阿難足借問迦葉所在遂命阿難同往鷄足王到山已山自開闢迦葉在中全身不散王乃勅諸力士積諸香薪欲闍維之阿難白大王曰摩訶迦葉以定持身待於彌勒下生捧付僧伽梨竟方入涅槃如今切不可焚也王聞是語以種種供養心生悲戀然後禮辭定身卻命阿難入於王舍城阿闍世王與阿難纔出此山山合如故師入滅時當此土周第八主孝王五年丙辰歲矣淨修禪師讚曰

장하도다, 가섭이여.
부처님 마음을 비밀히 받았네.
몸에는 한 벌의 옷을 걸치고
입은 바다런가 천 길의 깊이로다.
偉哉迦葉
密傳佛心
身衣一納
口海千尋



위의 있는 모습으로
짙은 미혹을 교화하여 건진다.
아직 자씨미륵불을 만나지 못했기에
우선 계족산에 입정했네.
威儀庠序
化導幽深
未逢慈氏
且定雞岑
출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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