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두 사람인 발하나국
강국(사마르칸트)에서 동쪽으로 가면 발하나국
페르가나(Ferghana)가 있다. 이 나라는 왕이 두 사람이다. 박차(아무 다리야 Amu Darya)라는 큰 강이 나라 한복판에 있어 서쪽으로 흘러간다. 강의 남쪽에 있는 왕은 대식에 예속되어 있고, 강의 북쪽에 있는 왕은 돌궐의 관할 아래에 있다. 여기도 낙타, 노새, 양, 말, 모직물 같은 것이 난다. 옷 입는 복장은 가죽 외투와 모직 옷이며, 빵과 보릿가루를 많이 먹는다. 언어는 서로 달라서 다른 나라와 같지 않으며, 불법 (佛法)을 알지 못한다.
절도 없고 스님들도 없다.
원문/혜초
譯/지안
발하나국 (跋賀那國)은 고대 중국에서 대원(大苑)이라고 부
르던 나라다. 지금의 폐르가나(Feghina)이다. 중국에서 각 왕조마다 부른 호칭이 달랐다. 원위 (元魏 ) 때는 파락나(破洛那) 수 나라 때는 발한국(拔汗國), 당(唐 ) 나라 때는 발한나(拔汗那) 혹은 영원(寧遠)으로 불렀고 명대(明代)에 와서는 곽한(霍罕) 혹은 호한(浩罕)으로 불렀다. 당나라 때는 발하나국과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지낸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당 현종 때에 대식국(아랍)이 군대를 끌고 와 발하나를 정복했다. 혜초가 방문했을 때 이 나라는 아무 다리야 강(Amu Darya 아모하阿姆河)을 사이에 두고 남북으로 나눠져 남쪽은 대식(아랍)에 예속되고 북쪽은 돌궐의 치하에 있었다는 기록이다. 그래서 남북의 지역을 관장하는 왕이 따로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발하나국 동쪽에 있는 골돌국
발하나국 동쪽에 한 나라가 있다. 골돌국(骨咄國 쿠탈Khutal)이라고 부른다. 이 나라 왕은 원래 돌궐족 출신이고, 이곳 백성의 반은 호족이고 반은 돌궐족이다.
이 땅에서는 낙타, 노새, 양, 말, 소, 당나귀, 포도, 모직물, 털 담요 같은 것이 나며, 모직 옷과 가죽 외투를 입는다. 언어는 토화라어와 돌궐어, 현지 토착어를 나누어 쓴다. 왕과 수령, 백성들은 삼보(三寶)를 공경하여 믿고, 절과 스님들이 있으며, 소승법이 행해진다. 이 나라는 대식(아람)의 관할 하에 있다. 외국에서
는 나라라고 부르지만, 중국의 큰 주(州) 한 개와 비숫하다. 이 나라의 남자는 수염과 머리를 깎고 여자는 머리를 기른다
원문/혜초
역/지안
골돌국(骨咄國, 쿠탈Khutal)은 [대당서역기]에는 가돌라로 표기되어 있다. 이 나라는 바크쉬 강(Vakhsh, 호사하 )과 판지 강(Pandj, 반길하) 사이의 계곡과 구릉지대에 자리 잡았던 나라로 목초지가 많았고 금과 은이 많이 생산되었던 나라다. 또 쿠타리 (Kuttali)라는 명마(名馬)가 이 나라에서 생산되었다.
[신당서] [서역 ]전 에는 가달라는 사방이 1,000리이고 왕의 치소(治所)는 사조건성 (思助建城)이다. 좋은 말과 붉은 표법이 많고 4대 염산이 있으며, 산에서 검은 소금(烏鹽]이 난다.라고 하였다.
당 현종 개원( 17년(729년)부터 당에 조공을 바치기 시작하여 상당 기간 계속돼있다. 페르시아게 민족과 돌궐족이 8세기를 전후하여 이곳의 지배권을 교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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