싯다르타 태자의 출가-1/석보상절
태자의 출가 태자가 왕궁에 드시니 광명이 두루 비치시더니, 왕께 사뢰되,「출가하고자 합니다.」 왕이 손목을 잡고 울며 이르시되, 「그런 마음은 먹지 말라. 나라에 왕위를 이을 사람이 없다.」 태자가 이르시되, 「네 가지 원(願)을 이루고자 하니, 그것은 늙음을 모르며, 병이 없으며, 죽음을 모르며, 여윔을 모르고자 하는 것입니다.」 왕이 더욱 슬퍼하여 이르시되, 「이 네가지 원은 예로부터 이룬 사람이 없는 것이다.」 하시고, 이튿날에는 석종(釋種)중에서 용맹(勇猛)한 사람 오백 명을 모아서 문을 굳게 지키라고 하셨다.【용(勇)은 힘이 세며 날래다는 말이고, 맹(猛)은 사납다는 말이다.】 태자가 비자(妃子)의 배를 가리키시며 이르시되, 「이 후 여섯 해를 지나 아들을 낳으리라.」 구이(俱夷)가 여기시되, ..
2024. 5. 7.
야수다라 왕비의 전생 발원/석보상절
야수부인이 이르시되, 『여래(如來)께서 태자이시던 시절에 나를 아내 삼으시니, 태자를 섬기되 하늘 섬기듯 하여 한 번도 소흘한 일이 없었는데, 처권(妻眷)된 지 삼 년이 못 차서 세간을 버리시고, 성을 넘어 도망하시어 차닉(車匿)이를 돌려 보내시고, 맹세하시되, 「도리를 이루어야 돌아오리라.」 하시고, 녹비(鹿皮) 옷 입으시고, 미친 사람같이 산골에 숨어서 여섯 해를 고행하셔서 부처님이 되셔 나라에 돌아오셨어도 친하게 대해 주시지 않으시며, 전의 은혜를 잊어 버리시고 길 가는 사람과 같이 여기시니, 나는 어버이를 여의고 남에게 붙어 살되, 우리 모자가 외롭고 혼미(昏迷)하게 되어 인생의 즐거운 뜻이 없고 죽음을 기다리니, 목숨이 무거운 것이므로 손수 죽지 못하여 섧고 분한 뜻을 가지고 애써 살아가니, 비..
202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