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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따르는 마음41

나를 만나거든-이 용악(1914~) 나를 만나거든-이용악(1914~)땀 마른 얼굴에 소금이 싸락싸락 돋힌 나를 공사장 가까운 숲속에서 만나거든 내 손을 쥐지 말라 만약 내 손을 쥐더라도 옛처럼 네 손처럼 부드럽지 못한 이유를 그 이유를 묻지 말아다오 주름 잡힌 이마에 석고처럼 창백한 불만이 그윽한 나를 거리의 뒷골목에서 만나거든 먹었느냐고 묻지 말라 굶었느냐곤 더욱 묻지 말고 꿈 같은 이야기는 이야기의 한마디도 나의 침묵에 침입하지 말아다오 폐인인 양 시들어져 턱을 고이고 앉은 나를 어둑한 廢家의 회랑에서 만나거든 울지 말라 웃지도 말라 너는 평범한 표정을 힘써 지켜야겠고 내가 자살하지 않는 이유를 그이유를 묻지 말아다오 시인 이용악은 1914년 함북 경성에서 태어난 이용악은 러시아 국경을 넘나 들며 소금실이 장사로 생계를 꾸려가는 가정.. 2024. 1. 25.
규정閨情-이옥봉李玉峰(?~1592) 有約來何晩 유약래하만오신다던 님은 왜 이리 늦으시나 庭梅欲謝時 정매욕사시뜰앞의 매화도 시들어 가는 이때 忽聞枝上鵲 홀문지상작문득 가지위의 까치소리 듣고서 虛畵鏡中眉허화경중미부질없이 거울보며 눈썹 그린다오 2023. 4. 24.
동피랑 토영 사람이라고 동피랑 언덕에서 강구안을 내려본다. 왜 그렇게 어색한지 딴 나라에 온 것 같다. 빼떼기 죽 한 그릇 훌쩍 다져먹고 오르내린 그 길인데도. 나는 나를 거부하고 너는 너조차 따로구나. 한 참을 바뀐 풍경을 따라 걷다가 고향같은 고향 냄새를 찾았다. 이야! 그래 이야로 시작된 시 한편 많이도 찾았제. 토영 사나이의 누나는 이야! 2018. 5. 7.
서부 해당화 일년에 한장 보기도 힘든 꽃편지를 잊은지 오래지만 그리움을 그림처럼 그린 길다란 목줄기 내어놓고 스스로 꽃편지가 된 서부 해당화. 살며시 다가간 부끄러움을 줄줄이 사연으로 엮은 연분홍 옷맵시. 2018.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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