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는 수부띠(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의 한사람으로 공을 가장 잘 이해한 解空第一 )에게 말씀하셨다.
『 그대가 가서 유마힐에게 병을 물으라.』
수부띠도 부처님께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도 그를 찿아가 병을 묻는 것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옛날 그의 집에 들어가 걸식하던 것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유마힐은 저의 발우에 밥을 가득 담고 저에게 말하였습니다.「수부띠여 만약 먹는 것에 대하여 평등할 수 있으면 모든 法에 대해서도 평등할 수가 있습니다.모든 법에 대하여 평등할 수가 있으면 먹는 것에 대해서도 평등합니다. 이와같이 걸식을 하고 다닐 수 있다면 주어진 것을 먹어도 좋습니다. 수부띠여 만약 탐욕과 성냄과 마음이 어두운 어리석음을 버리지 않고 그렇다고 이들과 함께 있는 것도 아니며,이 몸의 영속적 자아를 버리지 않고 그러면서 모든 사물의 모습을 절대평등한 입장에 서고, 마음에 어두운 어리석음과 탐욕을 없애 버리지 않고서도 지혜의 밝음과 탐심으로부터의 해방을 낳고, 오역죄를 범하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깨달음을 얻고, 결박되어 있는 것도 해방되어 있는 것도 아나며,또 소승의 성자와 같이 거룩한 네가지 진리를 보는 것도, 어리석은 사람과 같이 그 진리를 보지 않는 것도 아니며, 따라서 그러한 지위를 얻는 것도 아니며, 어리석은 사람도 아니며, 어리석은 사람이 하는 짓을 떠난 것도 아니며,성자도 성자가 아닌 것도 아니며, 이렇게 모든 존재를 존재로서 인정하지만 그들의 실상에 얽메이지 않는다면 먹어도 좋습니다. 수부띠여 만약 만나고자 하지도 않고 가르침을 듣고자 하지도 않는 저 외도인 여섯사람 푸우라나 카사파, 막카리 고오사아라,산쟈야 베라디풋다, 이지타케에사칸바라, 바쿠타 캇쟈야나, 니간타 나아타풋타 등을 그대의 스승으로 삼고, 그를 따라 출가하고, 그 스승이 떨어지는 곳에 역시 그대가 따라서 떨어진다면 이 밥을 먹어도 종습니다. 수부띠여 그대가 만일 온갖 사견을 받아 들여서 깨달음의 피안에 이르지 못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여덟가지 장애에 머물러 있음으로 해서 청정한 법을 떠나고 이렇게 하고서도 그대가 남과 싸우는 일이 없는 경지를 얻으면 모든 중생도 역시 그러한 경지에 젖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에게 보시하여도 그것으로는 복덕을 생기게 하지 못하므로 그대에게 공양하는 자는 삼악도에 떨어지고, 그리하여 많은 악마와 더불어 손을 잡아 온갖 번거러움의 벗이 되고, 그대는 온갖 악마와 모든 번뇌와 더불어 하나가 되고, 모든 중생에게 원한을 품고 모든 부처를 비방하며 가르침을 훼손하고, 승단에 들지 않았기 때문에 끝내는 깨달음을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대가 만약 이와 같지 않으면 밥을 먹을 수 있습니다,」고. 세존이시여, 그 때 저는 이 말을 듣고 망연하여 무슨 말인지 아 지 못하였습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 지를 몰라 곧 발우르 내려놓고 그 집을 나오려 하였습니다.
유마힐이 말하였습니다.「수부띠여 두려워 하지 말고 발우를 드시오.
어떻게 생각합니까? 여래께서 지으신 꼭두각시가 만약 이 일을 힐책한다면 그대도 두려워 하곗습니까.」
저는 말하였습니다.
「아닙니다」고
유마힐이 말하였습니다.「모든 존재는 꼭두각시의 모습과 같습니다. 그대는 지금 두려워 하지 않아도 됩니다. 왜냐하면 모든 말도 이 꼭두각시의 모습을 떠나지 못하며, 지혜로운 사람에 이르러서는 문자에 집착하지 않으므로 두려워할 바가 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문자는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문자가 있지 아니한 것이야 말로 해탈입니다. 해탈의 모습이란 것은 곧 모든 법인 것입니다.」고.
유마힐이 이러한 법을 설하고 있을 때 이백의 천자들은 진실을 바르게 보는 눈을 얻었습니다. 그러한 까닭으로 하여 제가 그를 찿아가 병을 묻는다는 것은 감당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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