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리는 1926년 경남 통영에서 출생하여
1946년 진주여고를 졸업했다.
1955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단편 <계산>등이
<현대문학> 에 실리면서 등단했다
이후1959년 <표류도>, 1962년 <김약국의 딸들>,
1964년 <파시>, <시장과 전장> 등의 장편을 발표했다.
토지土地는 1969년부터 <현대문학> 에 연재를 시작하여 1972년 9월까지 1부를 집필했다.
토지 2부는 같은 해 10월부터 1975년 10월까지
<문학사상)> 에, 3부는 1978년부터 <주부생활>에
4부는1983년부터 <정경문화>와 <월간경향>에 각각 연재했다.
마지막 5부는 1992년부터 <문화일보>에 연재하기 시작하여 1994년 8월 15일 마침내 대하소설 <토지>의 전작이 완결되었다. 25년에 걸쳐 원고지 4만 장 분량으로 탈고된 것이다. 한말로부터 식민지시대를 꿰뚫으며 민족사의 변전을 그리고 있는 대하소설 <토지>는
탈고 전에 이미 한국문학의 걸작으로 자리잡았고,
박경리는 한국문학사에 가장 뚜렷한
족적을 남긴 거봉으로 우뚝섰다.



🍎🍎들어가며
김약국의 딸들은
의관인 김봉제와 동생 김봉룡의 자손이 쇠락한 기운으로 서서히 내려앉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는 작품으로 김봉제의 딸 연순과 김봉룡의 아들 성수가 있었지만, 김봉룡의 아내가 함양박씨가 비상을 먹고 세상을 하직하고 김봉룡은 집을 떠나니, 그의 큰아버지가 성수를 거둔다. 연순이 시집을 가고, 성수가 한실댁과 결혼을 하여 딸만 다섯을 낳는다.
물러받은 재산과 약국을 바탕으로 어장에까지 사업을 확장하지만 서서히 기우는 가운을 다시 회복하지 못한체 김약국(승수)은 세상을 떠난다. 다섯 딸(용숙, 용빈, 용란, 용옥,용혜들은 각기 기구한 운명으로 삶의 바다에서 허우적거린다.
🍎🍎다섯 딸들의 삶을 현세적(현실의 삶과 욕망, 고통) 관점과 내세적(종교적 구원, 초월, 업보)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작가가 인간의 운명과 비극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았는지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1. 현세적 관점: 현실의 욕망과 비극적 파멸
현세적 관점에서 딸들의 삶은 ‘욕망의 좌절’과 ‘봉건적 굴레와 근대성 사이의 갈등’으로 요약됩니다. 이들은 현실 세계에서 행복과 안정을 찾으려 하지만, 시대적 한계와 개인의 결함으로 인해 철저히 파멸해 갑니다.
첫째 딸 용숙 (탐욕과 현실 타협):
과부가 된 후 친정의 재산을 탐내고 고리대금업을 하며 지독하게 현실적인 이익만 추구합니다. 머슴과 사통하여 아이를 낳고 낙태하는 등 도덕적으로 타락하지만, 역설적으로 비극적인 가문에서 가장 모질게 살아남는 인물입니다. 순수한 인간성이나 구원보다는 철저히 '현세의 생존과 물질'에 집착한 삶입니다.
둘째 딸 용빈 현세적 관점에서 용빈은 '가장 뛰어난 능력을 가졌으나, 시대와 가문의 비극에 발을 묶인 지식인'입니다.
신여성과 지식인의 고뇌: 서울에서 전문학교를 졸업한 용빈은 주체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를 하는 인물입니다. 하지만 고향 통영으로 돌아온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무기력한 아버지와 몰락해 가는 가문, 그리고 봉건적인 고향의 분위기였습니다. 그녀의 근대적 지식은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힘이 되지 못합니다.
사랑의 좌절: 용빈은 진취적인 청년 홍섭을 사랑하지만, 홍섭의 집안은 김약국 집안이 몰락하자 냉정하게 용빈을 버리고 부유한 집안의 딸과 결혼을 택합니다. 현실의 냉혹한 이해타산과 계급적 한계 앞에서 용빈의 순수한 사랑과 근대적 자아는 큰 상처를 입습니다.
셋째 딸 용란 (본능적 욕망과 파멸):
가장 아름답고 관능적인 인물로, 오직 현세의 감각적 쾌락과 본능적 사랑을 좇습니다. 머슴 한돌이와의 불타는 사랑을 선택하지만, 결국 한돌이와 어머니가 살해당하는 비극을 겪고 정신을 놓아버립니다. 현실의 욕망에 가장 솔직했기에 가장 처참하게 무너진 현세적 비극의 상징입니다.
넷째 딸 용옥
(유교적 인내와 현실적 희생속에서 순종과 허무한 죽음):
가장 전통적인 여성상으로, 성 불구자인 남편의 학대와 시댁의 구박을 묵묵히 견뎌냅니다. 현실의 고통을 묵인하고 인내하는 인물로, 현세적 관점에서는 봉건적 가부장제의 가장 큰 피해자이자 희생양입니다.남편의 난봉과 시부모의 냉대 속에서도 순종하며 살아가지만, 결국 남편을 찾아 부산으로 가던 중 여객선 침몰 사고로 허무하게 익사합니다. 현실에서 아무런 잘못도 차지 않았음에도 비극을 피하지 못한, 가장 무력하고 허무한 현세적 삶을 보여줍니다.
2. 내세적 관점: 죄업(업보)의 대물림과 초월적 구원
내세적, 혹은 종교·초월적 관점에서 이들의 삶은 가문의 비극적 업보(카르마)를 온몸으로 받아내는 과정이자, 이를 통해 비극을 초월하려는 시도로 해석됩니다.
가문의 대물림된 업보:
김약국 집안의 몰락은 할아버지(김봉룡)가 질투 때문에 아내를 죽이고 자살한 피의 역사에서 시작됩니다. 불교적·무속적 관점에서 다섯 딸이 겪는 흉사(정신이상, 익사, 살인 등)는 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조상의 죄업이 후대에 대물림된 '살(煞)'과 '한(恨)'의 결과로 읽힙니다.
셋째 딸 용빈 (비극의 초월과 미래의 구원):
셋째딸 용빈은 이 소설에서 유일하게 내세적·미래지향적 구원의 가능성을 품은 인물입니다. 집안의 몰락을 끝까지 지켜본 용빈은 결국 통영을 떠나 진주로 향하는 기차에 오릅니다.
용빈과 용혜의 떠남은 가문에 드리운 어두운 업보의 사슬을 끊어내고, 새로운 삶(구원)으로 나아가는 초월적 신호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통영 방언으로 본 김약국의 딸들
🙏"석원아, 이 천치야. 그래 니는 처니(처녀) 하낫도 업고 올 재주가 없나?"
주모들이 놀리면 그냥 헤헤 웃는다.
"제모 젓는(갓 만드는) 붙들이는 멘데서 처니를 업고 오고, 쭈석방(장롱에 붙이는 쇠붙이 만드는 곳) 기연이는 폰데서 처니를 업고 왔는데 니는 뭐하
노 술만 처묵고 오줌만 쌀래? 죽으면 몽다리 귀신 될 기다. "
🌐처니...처녀, 천희
🌐폰데...판데목은 임진왜란 때 한산대첩후 도주하던 바닷길에 미륵도와 통영을 잇던 길로써 썰물시에는 육지와 이어지는 목이 얕은 곳이었는데, 왜구가 이 길을 통해 빠져나가고자 하였으나 목이 얕아서 그 목을 파고서 달아난데서 기인하였음. 어릴 때 울음을 그치지 않으면 폰데 다리밑에서 주워 온 아이라고 겁을 주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구 치버라!"
용숙이 방문을 화닥닥 열다가,
'아이구 큰어무이 오셨습니꺼?
'운냐 니는 인제사 오나?"
"먼지 하는 일 없이 바빠서요. 날씨도 데기 칩다. 떡살 담근 기이 얼겠네.
떡이 설문 어짜지요?"
용숙은 입술을 달달 떨면서 장갑을 빼고 아랫목에 깔아놓은 자리 이불밑에 손을 밀어넣는다.
"아가아 떡이 설문 좋단다."
"그렇게들 말을 하데."
"그라문 나도 오동지 섣달에 시집을 갈거로 호호훗."
용숙은 까드라지게 웃는다. 자주색 양단 두루마기를 입은 어깨가 흔들린다. 흰 조세트 목수건에 파묻힌 턱의 선이 곱다.
"혼자 늙겠나?"
윤씨는 혼잣말처럼 뇌고 혀를 끌끌 찬다.
"아이 큰어무니, 빈말이라도 그런 말씀 마시이소 그러잖아도 용란이 때문에 말이 많은데요."
"듣기 싫다. 너는 말말이 용란이다. 와 용란이는 걸치고 나오노"
한실댁이 화를 낸다.
"토영 바닥이 뒤비지게 소문이 났는데, 어무니 혼자서 아홉폭 치마로
감씨준다고 숭이 어디 묻힙니꺼?'
🌐치버라...추워라, 추버라
🌐큰어무이...큰어머니
🌐데기 칩다...매우 춥다
🌐숭...흉
🌐토영...통영
🙏사나운 뱃사람들은 걸핏하면 싸움질이다.
씨움하는 현장으로 간 기두의 발길은 떠돌이 김가의 엉딩이부터 걷어차고 주먹은 곰보의 턱 아래로 날아갔다. 그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연달아 떠돌이와 곰보를 치고 박았다. 완력이 세기도 하지만 그는 분명히 화풀이에 악이 치받치는 모양이다. 어떤 배설 같은 것이다.
이 니미 × ×같은 놈앗! 대가릴 바사버릴 기다.
곰보는 눈에 시빨건 불을 켜고 나자빠진 채 발버둥을 쳤다.
"이 개를 ××묵은 년으 새끼야! 니놈으 이력을 내가 안다. 내가 알아!
도둑질을 해서 콩밥을 한 해나 묵은 놈 앙이가, 이 천하의 날도둑놈 같으니라구!"
김가도 흐르는 코피를 손으로 막으며 지지 않고 욕설을 퍼붓는다.
기두는 모래를 쓸어 두 사나이의 얼굴에다 퍼붓고,
'이 개들앗! 아가리 닥쳐라!"
하고는 빙 둘러서서 구경만 하고 있는 치들에게 버릭 소리를 질렸다.
"벅수같이 와 서 있노! 씨름판 구경이 벌어졌나!"
'씨름판 구경이 이보다 더 재미있건데?"
🌐엉딩이...엉덩이
🌐대가릴 바사버릴 기다...머리를 뿌셔버리다.
🌐벅수...벅시, 벅구, 천치
🙏"참 어무이도, 죽이 끓는지 밥이 끓는지 도무지 모른다카이."
"안에서 어찌 아노? 밖에서 하는 일을."
아부지도 모르고 그라믄 누가 압니까. 남한테 다 맽기놓고 살림 잘되겄입니더.
"니는 오기만 하믄 타박이다. 작년에 대구어장을 맡겼으니 설마 금년에사 좀 잡히겄지."
귓밥만 만지고 있어야겠네요."
실쭉 웃는다."그러나 저러나 대구 나거들랑 열댓 못 날 주이소."
"아가 뭐라카노, 대구 열댓 못을 어디다 쓸라고."
"돈 줄 깁니더. 누가 공꺼로 달라카는 줄 압니꺼?"
"누가 돈을 가지고 그라나. 너거 식구에 한 스무 마리만 따문 알젓 묵고 장지젓 묵고 통대구는 못 다 묵어 곱팽이가 실 긴데."
"누가 묵을라고 그랍니꺼?"
"그라문?"
"따났다가 봄에 팔랍니더."
🌐열 댓못...1못은 열마리 15×10=150
🌐곱팽이...곰팡이
🙏'저 요구조리 같은 입에서 말만 나오는 ...'
멍하니 오가는 사람을 바라본다. 할멈은 실컷 먹고 일어섰다. 뼈가 앙상한 손으로 입을 닦으며 어슬렁 부엌으로 한실댁을 찾아왔다.
"인자 많이 얻어묵었으니께 가볼랍니다. 자알 묵었구마요."
한실댁은 놀란 토끼처럼 발딱 일어섰다.
"와 더 묵지. "
"배가 터지게 묵었구마요."
"할매, 그라믄 여기 좀 있으소"
한실댁은 무슨 생각에선지 급히 방으로 들어갔다.
그는 서랍 속에서 오 원짜리 한 장을 꺼내어 손바닥 속에 꼭 눌러쥐고
나왔다.
"아수울 때 쓰소. "
할멈 손에 살그머니 쥐여준다.
"아이구, 이거 와 이라십니까?"
"아무말 말고..."
🌐아수울 때...요긴하게 필요할 때
🙏어마니를 서푼어치도 안 닮았지."
용옥은 용란의 팔을 잡아끌고 도망치듯 시장 밖으로 나왔다.
"생이, 어쩔라고 이러요?"
어짜기사 누가 어짜나?"
"남부끄럽지도 않소"
아아도 별소리를 다 한다. 뭐가 남부끄럽노? 내가 무슨 낙으로 집구석에
붙어 있겄노 얼라가 있나. 서방이 있나, 쳇!"
장바닥에 굴러다니는 천한 투로 말하며 도리어 용옥을 못마땅히 여긴다.
"제발 생이요." 장바닥에서 군것질하지 마소 집에서 음식 만들어 보낼께요."
"창에서 사묵는 게 맛있드라야. 눈 가는 대로 묵을 수 있고."
용옥은 기가 차는 모양이다.
그러나 저러나 홍섭이 그놈이 서울 가씨나한테 장가들었다문?"
🌐생이...성, 성가, 성아, 새이, 이야
🌐누부...누나
🌐동상...동생, 동숭
🌐얼라...어린 애기
🌐가씨나.. 가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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