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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가지 사라
1958년 치바현 출생. 츄오대학 전문직 대학원 국제회계 연구과 석사과정 수료 출판사 근무를 거치고 2016년(Allez!가라, 일본의 여자들)(코단샤)(지지 말고 닿아라!문고화)로 데뷔했다. 저서로는 <그래도나는 앞으로 전진했다.>
<그녀가 나를 현혹시킨다증>(후타바분코) 등이있
다.2019년 9월, (현대 비즈니스)에 부모님의 돌봄생
활을 그린 기사를 실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진아 옮김
서울여자대학교에서 경영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
고, 현재 일본어 전문 번역가이자 프리랜서 편집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스크린 일본어 회화: 어그레시
브 레츠코) 표현 해설, 옮긴 도서로는 <<헤르메스>> (과거로돌아가는 역)(좋은 부모는 한끗이 다르다) 사
이토 히토리의 즐기는 사람만이 성공한다) <철학자들의 토론회>(착한 아이가 자라 서툰 어른이 되었습니다) (생물은 왜 죽는가 <한밤의 미스터리 키친) (코로나와 잠수복) (가모가와 식당) (BEATLESS) (터부)등이 있다.


⛱️⛱️수명 연장의 비용
100세 시대를 선망한 것을 넘어 오히려 100세 문제를 짊어진 오늘날의 이 세상이 과연 행복한가.
병원은 물리적인 신체의 복구에 자본을 투자하고 정부는 나름의 복지제도로 어려운 이에게 도움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문제점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수명의 연장이 연장된 만큼 행복으로 이어질까?
⛱️⛱️돌봄의 현장에서
💥1
아버지, 무슨 소리 하시는 거에요! 생사가 오가는 긴급 사태인데 지금 스모 소리가 나와 요?"
다른 때와는 달리 더 강한 어조로 따졌지만 분노 스위치가
제대로 켜진 아버지는,
"빨리 전파사에 전화나 해!"
라는 말만 집요하게 반복했다.
'아까부터 계속 말했잖아요. 치바현 전체가 정전 중이라고 신호등도 꺼졌고 주유소도, 가게도 다 문 닫았어요. 시청도, 병원도 미친 듯이 복구 작업 중이에요. 제방도 날아가고
벽도 무너진 집도 있는데, 냉방 돌아가는 집에서 텔레비전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라고요!"
그렇게 타일렸지만,
"아, 그래? 그거 참 고생이네. .. 그래서 전파사에 전화했냐?"
👉 나이가 들면서 고정관념을 고친다는 것은 천지개벽 만큼이나 드문 현상이다. 자신의 습관이나 무의식적으로 쌓아 온 것들이 무겁게 짓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고집이라 할까
💥2
"추운데 왜 자꾸 난방을 끄는 거야!"
"더우니까 그렇지."
"덥긴 뭐가 더워! 난 춥구먼."
식사 준비를 하는데 거실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린다.
살이 쭉 빠져서 몸무게가 30킬로 수준까지 떨어진 데다 추위를 잘 타는 아버지, 그리고 왕성한 식욕으로 삼겹살 뱃살을
흔들어대는 더위 잘 타는 어머니. 에어컨 주도권을 누가 쥐는
가를 두고 시종일관 질리지도 않은 채 공방전을 반복 중이다.
"영감은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있으니 추운 거지! 난 청소도 하고, 풀도 뽑고 온종일 몸을 움직이니까 덥단 말이우."
"뭐라고? 당신도 종일 입 벌리고 자고 있잖아!"
하루 종일 몸을 움직이고 있는지는 차치하고, 두 분은 또 저렇게 별것도 아닌 싸움을 벌일 태세다.
👉보는 사람들은 치매라고 생각하지만, 치매에 걸린 분들은 자녀들, 또는 내 아닌 타인은 이상한 사람들이고 적이 된다.
💥3
개호 지원 전문원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며 나는 주방으로 안내했다.
냉장고와 식기 선반은 말할 것도 없다. 조리대 위에도 식재료나 조미료, 세제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발밑 바구니에 가득 들어 있는 비닐랩류를 본 전문원이 "이건 누가^ 사신 거예요?"라며 어머니와 내 얼굴을 번갈아
바라봤다.
내가 고개를 가로젓자,
'내가 샀는데." 하고 어머니가 대답했다.
"왜 이렇게 많이 사셨어요?"
슈퍼나 잡화점에 같 때마다 눈에 띄는 걸 아무 생각 없이 사 오니, 구입 이유를 물어도 대답할 수 있을 턱이 없다.
👉👉 내가 아는 어떤 집 할머니는 새벽만 되면 주방으로 나와 설거지를 한다. 딸그렁 딸그렁 거리며, 설거지 되어 있는 그릇을. 우리는 어쩌면 영원히 치매를 겪는 노인들의 일상을 이해할 수 없을런지도 모르겠다. 그. 현상은 경험의 분야가 아니다. 치매 환자 본인의 입장에서는 그래서 소통이 어렵다.
💥4
이튿날, 아버지는 입을 열자마자 '변좌 온도를 더 올려줘라는 말을 반복했다.
-제일 높은 온도로 맞쳤으니까 더는 따듯하게 못 해요'라고 타일러도 아버지는 "아니야. 전에는더 따뜻했다고" 하며
바득바득 우길 뿐 물러서려 하지 않았다.
손으로 만져보니 변좌는 뜨뜻한게 적정 온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알맞게 따뜻한데 왜 그래요? 비데 만드는 곳에서 화상 안입게 온도 설정을 해놓은 거라 더 뜨겁게는못 해요."
그렇게 설명했지만, 늘 그랬듯 아버지는 들으려 하지도 않았다.
"더 따뜻해질 텐데 무슨 소리야!"
그리고 3초 후, 아버지는 격노 모드로 돌입했다.
👉👉오감의 쇠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지만 과거의 일은 정말 기억이 놀랍다.
수십년 전에 몇 천원 빌려간 사람의 이름도 정확히 기억하고 있다.
💥💥5
"폐기 처분에도 돈이 드니까 필요 없는 건 쌓아두지 마세요.
아무리 말해도 그게 뭐 어때서?'로 나올 뿐, 어머니는 그 점을 전혀 이해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기는커녕, 내가 창고에 처박힌 휘청이는 의자나 망가져 쓸 수 없는 발 등을 차에
실어 시의 쓰레기 처리장으로 가져가려고 하면,
버릴 거면 나 죽은 다음에 해라!"
라며 어머니는 귀신 같은 형상으로 막아선다.
"중에 한꺼번에 다 버리려면 돈이 드니까 조금씩 미리 처분하려고 하는데 왜 그걸 모르는 거에요!"
하도 열이 뻗쳐 내가 언성을 높였다.
👉👉무엇이든 집으로 가져 들어온다. 냉장고도 수납장도 가득 채운다. 돌 보는 이는 어이가 없어진다.
💥6
"아아, 이제 더는 못 해먹겠다!"
나는 가출을 결행하기로 했다.
나 자신의 기분전환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딸이 곁에 있는 생활이 너무나도 당연해졌는지 요즘 부모님의 제멋대로 행동은 보통 도가 지나친 게 아니다. 그래서 아예 이참에 한동안 두분을 떠나 있어 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나와 나는 신슈의 온천 여관을 물려받아 그곳 사장이 된 회사원 시절의 예전 동료에게 가기로 마음먹었다. 코로나
사태로 예약 취소가 연이은 상황이라서, 일주일 정도 식사제공없이 그곳에 머무르기로 했다.
가출하기 전날, 몰래 차를 타고 역으로 가서 짐을 역 사물함에 보관하고 모든 준비를 완료했다. 당일에 나는 한동안
집 좀비울게요'라고만 쓴 메모를 식탁 위에 두고, 잠깐요 앞에 나갔다 오겠다는 식으로 작은 에코백 하나만 들고 집을 나갔다.
👉👉 돌봄 과정에서 나타나는 서글픈 현실들.
자식이 많아도 누구 하나 도와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돕는다 하더라도 계좌이체 몇 번 하고 얼굴도 내 비치지 않는 게 다반사이고 보면 자식 일인이 돌봄 전담을 한다는 것은 커다란 희생이라는 것이다.
💥7
나의 '인감 증명 신청서'와 '호적 증명서 등의
청구서'를 더해서 총 아홉 통. 물론 기입하는 건 두 분이 아니라 바로 나다.
최근 2주일 동안 이모 부부의 주소, 생년월일을 대체 몇 번이나쓴 걸까.
병원에서도, 은행에서도, 관공서에서도 나 자신에 관한 용건이라면 겨우 몇 분 만에 끝날 텐데, 둘을 데리고 가면 순식간에 반나절이 지나간다. 게다가 중간에 '화장실 가고 싶어
라는 말까지 나오니 더더욱 예정대로 끝난 적이 없다.
그뿐만 아니라 등기부 수색 중에 발견한 고정 자산세 납부통지서를 펼처보고 감짝 놀랐다. 토지 명의는 이모부인 사다키치로 되어 있지만, 건물은 '00 요네키치'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요네키치라면, 이모부의 돌아가신 아버지잖아요.
물어보는 순간부터 두통이 몰려온다
여기에 요네키치 님이라고 적혀 있는데, 그분이 돌아가셨을 때 명의 변경 안 하셨어요?"
이렇게 물어봤자 내가 원하는 답은 돌아오지 않을것임음 알지만, 중요한 부분이라 그냥 넘어같 수는 없다
👉👉치매에 걸린 분이 계실 때에는 그 분의 후견인으로 미리 등록하는 것은 나중에 큰 짐을 덜 수 있는 방법이다.
💥8
"이모부 계좌에서 돈을 빼려고 했는데, 상한액 초과라는 표시가 뜨지 뭐야..."
오빠한테 전화하자,
"고령자는 하루 출금 상한액인 20만 엔으로 정해져 있어."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아하, 그런 거였구나.
그날은 내 계좌에서 나머지를 인출해서 예정대로 시설로 향했다.
이날 내가 대신치른 금액을 채워 넣긴 했지만, 그짓을 매번 해야 한다면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당장 줄줄이 자손이 끊어지고 있질 않은가? 도와 줄 사람도 사라지니 모든 걸 위탁회사에다 맡겨야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위탁세상이 된 것이다.
💥9
친딸마저도 얼굴을 와락 구기고 싶은 일을 묵묵히 매일 해나가는 간호사나 간병인의 수고는 얼마나 클지.
그리고 설령 가족 앞에서도 결코 알몸을 드러내지 않던 아버지가,
"자, 오른쪽 다리 드시고. 네, 다음 왼쪽 다리." 새 종이 기저귀를 찰 때까지 중요 부위를 감추려 하지도
않고 무방비하게 기다리기만 하니, 이제 아버지도 수치심이
없어진 건가 하는 마음에 어쩐지 슬퍼진다.
한편으로, 아버지 역시 딸이 종이 기저귀를 채워출 때까지 살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을 거라는 생각도 든다.
👉👉누구라도 생생한 정신으로 이 세상과 이별하고 싶겠지만 그만한 복을 타고 났다고는 감히 장담하지 못하겠다. 고집과 아집에 찬 지금의 모습에서 타인을 배려하고 너그럽게 살아가는 배움을 행한다면 작은 행운이라도 오지 않을까. 이 책은 나이 들어 가는 예비 노인들의 지침이 될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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