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당집

조당집 제 3권 우두화상-1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11. 6.
반응형

조당집 제 3권

우두牛頭 화상-1

4조祖의 법을 이었다. 휘諱는 법융法融이요, 윤주潤州의 연릉延陵 사람이며, 성은 문文씨이다.
4조祖가 쌍봉산雙峯山에 있을 적에 대중에게 말했다.
“내가 이 산에 오기 전 무덕武德 7년 가을에 여산廬山 꼭대기에서 동북쪽으로 바라보니, 기주蘄州의 쌍봉산 봉우리에 자줏빛 구름이 마치 일산같이 서리었고, 그 밑에는 흰 기운 여섯 가닥이 가로 퍼져 있었다.”
이때 4조가 5조祖에게 물었다.
“그대는 저 상서祥瑞를 알겠는가?”
5조가 대답했다.
“스님 문하에서 옆으로 한 가닥의 불법이 나타날 징조가 아니겠습니까?”
4조가 말했다.
“그대는 내 뜻을 잘 알았다. 잘 있어라. 나는 강동江東으로 가리라.”
바로 떠나 우두산牛頭山 유서사幽捿寺에 이르니, 스님이 수백 명 앉았는데 아무도 도기道氣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어떤 스님을 보고 물었다.
“대중이 모두 몇이나 되는가? 그리고 그 가운데는 도인이 있는가?”

스님이 대답했다.
“스님은 사람을 너무나 얕보시는군요. 출가한 사람이라면 어느 누가 도인이 아니겠습니까?”
4조가 물었다.
“그러면 누가 도인인가?”
스님이 대답이 없더니, 이어 말했다.
“산꼭대기에 나융嬾融이라는 이가 있는데, 몸에는 베옷 한 벌만 걸쳤으며, 스님을 보아도 합장도 할 줄 모르는 특이한 사람이니, 선사께서 가 보십시오.”
4조가 암자 앞으로 가서 왔다갔다하면서 말했다.
“선남자善男子야, 심심삼매甚深三昧에만 들어 있지 말라.”
이에 나융이 눈을 뜨니, 4조가 물었다.
“그대의 배움은 구함이 있어서인가, 구함이 없어서인가?”
나융이 대답했다.
“저는 『법화경』에서 ‘열어 보이고 깨달아 들게 한다’고 한 말에 의해 도를 닦습니다.”

4조가 말했다.
“연다 함은 누구를 연다는 것이며, 깨닫는다 함은 무엇을 깨닫는다는 말인가?”
나융이 대답이 없으니, 4조가 말했다.
“서천西天에서는 28조사께서 부처님의 심인[佛心印]을 전하셨고, 달마達摩 대사께서는 이 땅에 오셔서 서로 전하여 4조에 이르렀는데, 그대는 모르는가?”
나융이 언뜻 이 말을 듣고 이내 말했다.
“저는 항상 쌍봉산을 바라보고 정례하면서 직접 가서 뵙지 못한 것을 한탄하고 있는 중입니다.”
4조가 말했다.
“4조를 알고자 하느냐? 바로 내가 4조니라.”
나융이 벌떡 일어나 발에 머리를 대며 절하고 말했다.
“스님께서 무슨 인연으로 여기까지 왕림하셨습니까?”
4조가 말했다.
“특별히 방문차 왔노라.”
그리고는 다시 물었다.
“여기 말고 다른 거처가 따로 있는가?”
나융이 손으로 암자 뒤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다른 암자가 더 있습니다.”
그리고는 조사를 인도해서 암자 앞으로 가니, 범과 이리가 암자 앞뒤로 둘러 있었고, 사슴 떼가 사방에 뛰고 있었다.
4조가 두 손으로 두려운 시늉을 하면서 “으악” 했더니, 나융이 말했다.
“스님에게는 아직 그런 것이 남아 있습니까?”
조사가 물었다.
“아까 무엇을 보았는가?”
나융이 이 말씀에 의해 현묘한 이치를 깨달았으나 대답은 없었다.

그래서 조사가 다음과 같은 설법을 해주었다.
“무릇 백천 가지 묘한 법문은 모두가 마음으로 돌아가고, 항하의 모래같이 수많은 묘한 공덕은 모두가 마음자리에 있다. 일체 선정과 온갖 지혜가 모두 본래부터 구족하고 신통과 묘한 작용이 모두 그대의 마음에 있다. 번뇌와 업장이 본래부터 비었고, 온갖 과보가본래부터 갖추어 있다. 벗어날 삼계도 없고 구할 보리菩提도 없으며, 사람과 사람이 아닌 것[非人]의 성품은 같은 것이다.
대도大道는 비고 넓어서 생각과 분별이 끊겼나니, 이러한 법을 그대가 이제 이미 얻어서 더는 모자람이 없으므로, 부처와 다름이 없고, 더 이상 성불할 다른 법 따위는 없다. 그대는 다만 마음이 이끄는 대로 자재하되 관행觀行도 짓지 말고, 마음을 모으지도 말고, 탐貪ㆍ진瞋ㆍ치癡를 일으키지도 말고, 근심을 품지도 말라.
완전히 텅 비어 걸림이 없고 뜻에 맡겨 자재하니, 온갖 선을 지으려 하지도 말고, 온갖 악을 지으려 하지도 말라. 다니고, 서고, 앉고, 누울 때와 눈에 띄고 만나는 인연이 모두가 부처의 묘한 작용이어서 즐겁고 근심 없는 까닭에 부처라 하느니라.”
출처: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반응형

'조당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당집 제3권 학림화상/선경산화상  (13) 2025.11.13
조당집 제3권 우두화상-2  (24) 2025.11.07
조당집 제33조 혜능화상-4  (9) 2025.10.30
조당집 제33조 혜능화상-3  (9) 2025.10.24
조당집 제33조 혜능화상-2  (8) 2025.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