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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당집

조당집 제33조 혜능화상-4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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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능화상-4
조사는 게송을 읊고 대중들에게 말했다.
“그 성품은 둘이 없고 그 마음도 그렇다. 그 도는 청정하고 여러 형상 또한 없다. 그대들은 그 마음이 깨끗하다거나 텅 비었다고 보지 말라. 이 마음은 본래 깨끗하지만 또한 잡을 수는 없다. 그대들은 제각기 노력하되 인연을 따라 잘들 가거라.”
어떤 사람이 물었다.
“황매黃梅의 뜻을 누가 얻었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불법을 아는 이가 얻었느니라.”
스님이 말했다.
“화상께서는 얻으셨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나는 얻지 않았다.”
“화상께서는 어째서 얻지 않으십니까?”
조사가 말했다.
“나는 불법을 알지 못하느니라.”

법운法雲 대사가 이 이야기를 듣고 용화龍花 선사에게 물었다.
“불법에 무슨 허물이 있기에 조사께서 알려고 하지 않으시는가?”
용화가 되물었다.
“위로 향하는 사람[向上人]의 몫으로 무슨 일을 해야 마땅하겠습니까?”
다시 물었다.
“위로 향하는 사람의 일이란 어떤 것인가?”
용화 선사가 대답했다.
“하늘이 등을 돌리고 땅이 뒤집히는 것입니다.”
오히려 용화가 법운 대사에게 되물었더니, 법운이 대답했다.
“눈에 낀 백태 하나 없애지 못하면서 아무 데나 나서는구나.”
용화가 다시 물었다.
“백태를 없앤 사람은 위로 향하는 사람이라 할 수 있습니까?”
법운 대사가 말했다.
“옆으로 자건 바로 자건 무슨 관계가 있겠는가?”
조사가 어떤 스님을 보자 불자拂子를 들어 세우고 말했다.
“아직도 보이는가?”
스님이 대답했다.
“보입니다.”
조사가 뒤로 던지고 말했다.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보입니다.”
조사가 말했다.
“몸 앞에서 보이는가, 몸 뒤에서 보이는가?”
대답하였다.
“볼 때에는 앞뒤를 말하지 않습니다.”
이에 조사가 말했다.
“그렇다, 그렇다. 이것이 묘공삼매妙空三昧니라.”

어떤 사람이 이 이야기를 들어 초경招慶에게 물었다.
“조계曹溪가 불자를 들어 세운 뜻이 무엇입니까?”
초경이 대답했다.
“누군가가 그대에게 갑자기 표주박 자루를 돌린다면 그대는 어찌하겠는가?”
그 스님이 귀를 가리고 “화상이시여” 하니, 초경이 곧바로 그를 때렸다.
그때 조사가 세상에 머물면서 설법한 지 40년 선천先天 원년 7월 6일에 갑자기 제자들에게 분부하여 신주新州의 옛집에 탑을 하나 세우게 하더니, 2년 7월 1일에 문인들에게 하직을 고하였다.
“나는 가야겠다. 신주로 돌아갈 것이다.”
대중들이 승속僧俗을 막론하고 슬피 울면서 조사를 만류했으나, 조사가 받아들이지 않고 말했다.
“모든 부처님들도 세상에 나오셨다가 열반에 드시는 각자의 숙명을 어기지 않으셨다. 하물며 나는 아직 변역생사變易生死도 불가능하니, 분단생사分段生死55)의 과보가 이르는 것은 필연적인 일, 당연히 있을 곳이 있을 따름이다.”


문인들이 물었다.
“스님께서 신주로 돌아가시면 언제 돌아오시겠습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잎은 떨어져 뿌리로 돌아가니, 돌아올 때에는 말이 없느니라.”
다시 물었다.
“법은 누구에게 전하십니까?”
조사가 말했다.
“도가 있는 이가 얻고, 마음이 없는 이가 얻느니라.”
그리고 또 말했다.
“내가 열반에 든 지 70년쯤 뒤에 두 보살이 동쪽으로부터 올 터이다. 하나는 재가在家 보살로서 함께 세상에 나타나 교화를 펴다가 나의 가람伽藍을 중수重修하고 나의 종지宗旨를 다시 세우리라.”
이 말을 마치고 바로 신주의 국은사國恩寺로 가서 공양을 들고 가사를 입자, 곧 이상한 향기가 방 안에 가득하고 흰 무지개가 땅에 퍼지더니, 갑자기 천화遷化하였다.
때는 8월 3일, 춘추는 76세이니, 선천先天 2년이었다. 달마達摩 대사가 전한 가사 한 벌은 7조條의 굴순포屈眴布로서 푸르고 검은 빛이었고, 푸른 비단으로 안을 받친 것이었으며, 또 발우 한 벌이 있었다.
중종中宗이 대감大鑑 선사라 시호를 내렸고, 탑호塔號를 원화영조元和靈照라 하였다. 계축癸丑에 천화한 뒤로 지금의 당 보대保大 10년 임자壬子까지는 239년이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조사가 황매산에 가서
바른 뜻을 받아 남으로 왔다.
깃발이 흔들리는 이치로 인해
법의 우레를 크게 떨쳤다.
師造黃梅
得旨南來
奚因幡義
大震法雷



도명道明은 만났지만
신수神秀는 한 걸음 늦게 돌아왔다.
의발은 전하지 않았지만
천하에는 꽃이 만발했다.
道明遭遇
神秀遲迴
衣雖不付
天下花開

출처:불교기록문화유산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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