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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당집

조당집 제32조 홍인대사-1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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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조. 홍인弘忍 화상

화상은 당나라에서 5조이며, 성은 주周씨이고, 본시 여남汝南에서 살다가 남쪽인 기주蘄州 황매黃梅에 옮겨 살았다. 태어난 지 7년째에 출가하여 도신道信 대사를 섬겼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두 번 묻는 법이 없었다. 어머니가 그를 임신했을 때 빛이 나서 하늘을 관통했고, 항상 이상한 향냄새를 맡고는 몸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이윽고 태어나니, 그 형색이 단엄端嚴하여 관상쟁이가 보고 말하였다.
“이 아이는 일곱 가지 대인大人의 상相이 부족하여 부처님보다는 못합니다.”
그때 노盧 행자行者라는 이가 있었는데, 나이 32세에 영남嶺南으로부터 와서 조사를 친견하였다.
조사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으며, 무슨 일로 왔는가?”
노 행자가 대답했다.
“신주新州에서 왔는데 부처되기를 바랍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대는 영남 사람이라 불성이 없느니라.”
노 행자가 말했다.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으나 불성에는 남북이 없습니다.”
조사가 말했다.
“그대는 무슨 공덕을 짓겠는가?”
행자가 대답했다.
“힘껏 돌을 지고 방아를 찧어 스승과 스님들께 공양할까 합니다.”

조사가 바로 허락하니, 하룻밤 하루 낮에 쌀 열두 섬을 찧으면서 한결같이 시봉하여 8개월이 지나자, 행자가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이 대도大道의 근원입니까?”
조사가 대답했다.
“그대는 속인이거늘 나에게 그것을 물어 무엇 하려 하는가?”
대답하여 말하였다.
“세속제[世諦]에는 승속僧俗이 있으나, 도道에 어찌 승속이 있겠습니까?”
조사가 말했다.
“그대가 만일 그렇게 안다면 절대 남에게서 찾으려 하지 마라.”
다시 말하였다.
“그렇다면 밖에서 얻을 것이 아닙니다.”
조사가 대답했다.
“안에서 찾는다 해도 옳지 못하느니라.”
조사가 입멸하기 직전에 대중에게 고했다.
“바른 법은 듣기 어렵고, 거룩한 모임은 만나기 어려운데 여러분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내 곁에 있었으니, 만약 깨친 바가 있거든 말해 보라. 나의 말만 기억하지 말라. 내가 증명해 주리라.”
그때 대중 가운데 신수神秀라는 제자가 있었는데, 조사가 누차 훈고訓告하는 말을 듣고 곧 붓을 들어 벽에다 다음과 같은 게송을 썼다.

몸은 보리수菩提樹요
마음은 밝은 거울틀이다.
때때로 부지런히 털고 닦아
먼지가 끼지 않게 하라.

身是菩提樹
心如明鏡臺
時時懃拂拭
莫使有塵埃

조사가 이 게송을 보고 이내 대중에게 말했다.
“여러분이 만일 이 게송에 의지해 수행하면 해탈을 얻게 되리라.”
뭇 대중이 모두 이 게송을 외웠는데, 한 동자가 방앗간 곁에서 외우자, 행자가 물었다.
“무엇을 외우시오?”
동자가 대답했다.
“행자님은 모르시는가요? 제1 상좌께서 게송을 지으셔서 조사께 바쳤는데, 조사께서 말씀하시기를 ‘만일 이 게송에 의지해 수행하면 해탈을 얻게 되리라’ 하셨습니다.”
행자가 말했다.
“동자여, 나는 문자를 알지 못하니, 그대는 나에게 한 번 더 외워 주시오.나도 듣고서 부처님의 회상에 태어나고 싶습니다.”
이때 강주江州 별가別駕인 장일용張日用이란 이가 회중會中에 있었는데, 행자를 위하여 높은 소리로 게송을 외우니, 행자는 곧 장일용에게 청했다.
“나를 대신해서 게송 하나를 받아 써 주시오. 나에게도 졸작이 하나 있습니다.”
이에 장일용이 그를 위해 게송을 써 주니 다음과 같다.


몸은 보리수菩提樹가 아니요
마음 거울 또한 틀이 아니다.
본래 한 물건도 없거늘
어디에 먼지가 끼랴.

身非菩提樹
心鏡亦非臺
本來無一物
何處有塵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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