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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회색 영혼/필립 클로델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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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필립 클로델 Philippe Claudel
소설가이자 극작가. 1962년 동발-쉬르-뫼르트에서 태어났다 (Quelques-uns des cent regrets)로 마르셀 파놀 상을 수상했으며, (J'abandonne)로 프랑스 텔리비지옹 상을 수상했다. 그는 또한 (Le bruit des trousseaux) 를 출간했으며, 2003년 (Les petites mecaniques)로 공쿠르 드 라 누벨 상을 수상했다. 간결한 문체, 강렬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회색 영혼으로 르노도상 등 각종 프랑스 문학상을 석권하면서, 프랑스 최고의 지성으로 떠 오르고 있다.

옮긴이 이세진
서강대학교 철학과와 서강대학교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고대철학이란 무엇인가" "꼬마 파블로가 거장 피카소가 되기까지" "곰이 되고 싶어요" "천재들의 뇌" " 장 콕토의 다시 떠난 80일간의 세계일주" "일리 아드" "오디세이"등이 있다.

🌐🌐 이 책이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러하다고 생각한다.
삶의 의미는 누구도 감히 재단했어도 되지 않고 아무도 가늠할 수 없다.라는 묘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보면 거기에는
두 여성의 죽음이 평범한 일상에 드러나면서 시작된다.
어떤 사람도 범인이 될 수 있고 예측도 가능하지만 실제로 그 누구도 범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군상속에는 무수한 인맥의 네트워크가 얽히고 설키어 있기 때문이다.

🌐🌐 죽음이 바라보는 곳

부라슈네 꼬맹이입니다." 누군가 그에게 귓속말로 일러주었다. 말은 그렇게 했으나 실은 "가엾어라. 이 아이는 열 살 밖에 안 됐습니다. 아시지요, 어제도 이 애가 판사님께 빵을 가져다주고 식탁을 닦 아줬잖아요"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판사는 핵 돌아서더니 감히 자신에게 뭐라 귓속말을 한 자를 호되게 질타했다. "그래서? 도대체 무슨 염병할 소릴 하고 싶은 건가?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야!' 이 일이 있기 전까지만 해도 미에르크 판사는 말 그대로 미에르크 판사일 뿐이었다. 높은 지위에서 명망을 지키며 산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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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슈는 식당을 하고 있다. 그 식당에는 판사도 검사도 손님으로 찾아가는 고이고 '벨 드 주르'는 식당의 막내 딸이다.
그래, 그래, 그래, 판사가 말을 받았다. 이제 그는 살해범을, 자기 몫의 진짜 실해범을 잡을 생각에 한껏 고무돼 있었다. 게다가 아동 실해범, 심지어 어린 소녀의 살해범 아닌가. 판사의 수염에는 아직도 달걀 노른자가 엉겨 붙어 있었다. 잠시 후 그는 교만하고 과장된 몸짓으로 핵 돌아서더니 이렇게 물었다 이 문 말이야, 이건 뭐지?" ~~~"예, 그렇습니다. 검사님의 성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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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 현장에서 문이 열린 것을 보고 판사는 짐짓 누구의 집인지 묻는다. 성채는 대대로 거주하는 검사의 집이다.
그 침대에 리지아 베르아렌이 누워 있었다. 눈이 감겨 있었다. 이 세상을 향해, 우리들을 향해 영영 눈을 감아버린 것이다. 두 손을 가슴에 모은 채 잠든 그녀는 아침에 입었던 천도복숭아 색 옷차림 그대로였다. 적갈색 구두는 모질게 내리쬐는 햇살에 고운 먼지로 부서져 내리는 흙빛이었다. 나방 한마리가 그녀 위에서 미친 듯이 맴돌다가 반쯤 열려 있던 유리창에 제 몸을 갖다 부딪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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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지아 베르아렌은 새로 온 학교의 젊고 예쁜 여선생으로 검사의 성채에 세 들어 살고 있었다.



🌐🌐검사 데스티나

사람들은 데스티나를 자기 입장에 따라 여러가지 별명으로 불렀다. V. 감옥 죄수들은 그를 '피에 주린 흡혈귀'라고 했다. 어떤 죄수 는 감방의 떡갈나무 문짝에 그의 모습을 칼로 새기기도 했는데, 실제 데스티나와 쏙 빼 닮았었다. 그 초상을 새긴 예술가는 소송이 진행되던 2주 내내 자신의 모델에 대해 감탄해 마지 않았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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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의 역할에만 충실한 그 외에는 아무것도 아닌.
부라슈는 데스티나가 식당에 들어올 때마다 매번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말로 그를 맞이했다. "또 한 놈 목을 매다셨다지요 검사님!" 손님은 매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고, 부라슈도 늘 개의치 않고 손님을 자리에 앉혔다. 데스티나에게는 이 식당에서 제일 괜찮은 축에 속하는 지정석이 있었다. '제일 좋은 자리'라고 말하지 않는 이유는, 최고의 자리-커튼 너머로 법원 광장이 한눈에 들어오는 벽 난로 옆자리는 미에르크 판사의 자리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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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놈은 죽여야 되는.
데스티나의 생활은 변하지 않는 의례처럼 그대로 굳어졌다. 법원, 일주일에 한 번씩 들르는 아내의 무덤, 그리고자 신 만을 위한 은둔의 성채.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성채가 차츰 데스티나에게 금욕의 전설을 덧입혀 주었다 나이가 들어도 그는 그대로였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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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내인 클레리스는 너무 젊은 나이에 세상으로부터 떠나갔다. 그때부터 검사는 외롭고 모진 세월을 혼자 살아왔다.
여선생이 들어온 다음부터 모든 게 조금씩 헝클어지기 시작한 거야. 검사님은 재판소에서 전보다 일찍 돌아오셨어. 그리고는 바로 동산으로 나가셨지. 벤치에도 오래 앉아 계셨고....책을 읽거나 나무를 바라보거나 하면서 한참이나 시간을 보내시게 됐어. 집 안에서도 유리창에 바짝 붙어 뭔가를 찾고 계실 때가 많았고. 그런 변화는 특히 식사 때 두드러지게 나타났어. 원래도 뭘 그리 많이 드시는 양반은 아니었지만 그때부터 음식에 손도 대지 않을 때가 많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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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선생의 젊고 발랄한 모습이 세상을 떠난 아내의 모습과 계속적으로 캡쳐되면서 심리적인 모습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검사와 여선생, 단 두사람만을 위한 만찬이었다. 오직 그 둘만을 위한. 두사람은 커다란 식탁 양쪽 끝에 앉았다. 검사는 바르브에게 요리를 맡기지 않고 일부러 '레비용'에서 부라슈를 불러다가 요리를 맡겼다. 그때 음식 시중을 든 사람이 바로 '벨 드 주르'였다. 그동안 바르브는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고, '심각남'은 벌써 잠자리에 든 지 오래였다. 만찬은 자정까지 계속되었다. 바르브는 그 두 사람이 과연 제대로 이야기를 나누기나 했는지 궁금했다. '벨 드 주르'가 바르브에게 이렇게 말했다. "둘이서 그냥 쳐다보기만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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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연인의 감정으로 여선생을 초청하여 만찬을 한 것이 아닌, 먼저 간 아내의 여운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었다.
떨리는 입술을  살짝 벌리고 손가락을 떨어뜨린 채 먼 곳을 바라보는 그를 본 순간 그런 생각이 스쳐갔다. 검사가 아니야, 검사가 아니면, 그러면 혹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리지아 베르아렌이 뮈로 씨네 농장 모퉁이를 돌아가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장면은 실제 눈으로 보는 것 보다 더 생생하게, 수십 번도 더 반복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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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충분히 의심받을 만하지만 검사는 여선생을 죽이지 않았다.
검사의 눈길이 머무는 곳은 오로지 그의 아내  뿐이다.


🌐🌐판사 미에르크와 대령 마치예프

난 아직도 그 노래가 기억나고 이가 갈린다. 그 노래를 듣는 동안 우리 모두는 여전히 '벨 드 주르'를 생각했고 그런 몹쓸 짓을 저지른 짐승 같은 놈의 면상을 상상했다. 대령이 튼 노래는 우리 두개골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뇌 속까지 찔러 넣은 회전축 같았다. 기본적으로 그의 노래는 판사의 달걀, 시체와 두 발짝 떨어진 곳에서 미에르크가 그 맛을 감상하던 "작은 우주"와 같은 종류였다. 미에르크와 마치예프, 두 사람은 그전까지 서로 몰랐고 밤과 낮처럼 판이한 인물 들이었지만 죽이 맞아 잘 지내게 되었다. 그건 사실 전혀 놀라울 것도 없는 일이다. 결국 추악함의 문제였을 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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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1900년대 초기 전쟁의 참회속에서 사회 지도층의 부조리한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아무 일도 없었던 거야,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저 미친 여자는 꿈을 꾼 거요..... 갑자기 허튼 생각, 미친 발상이 떠올라서 술기운에 헛것을 본 거란 말이오! 내 말대로 아무 일도 없었소. 물론, 당신이 검사를 찾아가서 성가시게 굴어도 안 되는 거요, 절대 그런 일을 해선 안 되오! 게다가 내가 벌써 말하지 않았는지? 사건 조사는 전적 으로 마치예프대령의 소관이라고 말이오. 당신은 대령 옆에서 그의 명령만 따르면 되는 거요. 자, 이제 가보시오." 그러면 조세핀 몰파는. ". " 감방에서 사흘 쯤 썩으면 생각이 바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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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가 나(경찰관)에게 사건에 대한 것을 눈감아라고 말한다. 나외 조세핀의 증거도 결국엔 아무것도 아닌 게 되었지만.
전요, 전 이 친구를 모릅니다. 우린 겨우 어제 저녁에 처음 만났단 말입니다! 난 이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 몰라요. 개새끼, 이 개새끼야! 왜 그런 짓을 했어! 저 분들한테 다 털어놔, 털어놓으라고!" 미에르크는 꼬맹이를 구석으로 떠밀며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 태도는 마치 너, '두고 보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판사는 다시 심문하던 병사에게로 돌아왔다. "자백하는가?" "당신마음대로....." 병사의 답변은 평온하기 그지 없었다. 어린 소녀를 죽인 죄를?"  "내가 그 애를 죽였소. 범인은 나요. 그애를 보았고, 뒤를 밟았지. 그리곤 등을 칼로 세 번 찔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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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는 범인을 조작한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군인을 협박하여 자백을 받아내고 처형한다.


🌐🌐나(베르퓌슈 경찰관)의 추적

"왜 재혼안해?"
그러는 너는? 어째서 계속 혼자 사는 거야? 나야 열다섯 살도 되기 전에 사내에 대해 알 건다알았는걸, 너 야 모르겠지, 젊은 여자가 하녀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결혼 생각은 해본 적도 없고, 난 그 결심을 지킬 거야. 하지만 너는, 네 경우는 다
르지....
난 그녀에게 말을 걸어, 매일매일. 너도 알 거야. 다른 여자가 들어설 자리는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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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내 외에는 아무도 생각할 수 없다.
바보, 왜 그러는데?" "우리가 사랑할 때의 그녀 얼굴이 더 이상 생각이 안나니까. 난 개새끼야.. 조세핀은 어깨를 으쓱했다. "개새끼도 성자도,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완전히 시커먼 것도 없고 완전히 새하얀 것도 없어 있는 건 회색 부분이야. 인간들도, 그들 이 영혼도, 다 마찬가지지 너도 회색 영혼이야. 우리 모두처럼 빼도 박도 못할 회색이지." "말이란 것도 전부... "말이 네게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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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알 수도 있지만, 아는 것도 무지한 것으로 순식 간에 바뀌어버리지. 어느 옳고 그런지 판단할 수 없어.
클레망스에게로 다가갔다.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싶었지만, 차마 조세핀 앞에서 그럴 용기가 없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인사만 해 보였다. 그게 다였다. 그후로, 단 하루도 그날 그녀에게 작별의 키스를 하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잘 다녀와요."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그것이 마지막 말이었다. 그 말이 내 작은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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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달이 가까워져 가는 아내를 두고 조세핀을 데리고 판사를 찾아간다. 내가 검사의 행적을 다 알고 있다는 걸 말하려고.
하지만 아기는 무사하다고 했다. 의사가 담배를 한 개비 내밀었다. 나쁜 징조였다. 나는 그런 식의 담배를 너무 많이 봐왔다. 나 또한 살날이 얼마 안 남은 죄수들이나 석방 가망이 없는 죄수들에게 담배를 건네 주곤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말없이 담배만 피웠다. 그는 내 시선을 피한 채 연기를 뿜어내며 우물우물 입을 열었다. "저 환자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렸습니다.." 그 말은 담배 연기처럼 허공에 한참이나 떠돌았다. 멈추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고 허공에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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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출산을 도운 의사는 산모가 피를 너무 흘렸기 때문에 사망했지만, 아기는 무사하다고 말한다. 나에게서 애기가 무사한 것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다.
나는 검사가 줄곧 그 그림을 걸어놓았다는 데 놀랐다. 나라면 클레망스의 커다란 초상화를 걸어놓고는 못 살았을 것이다. 저렇게 매일매일, 매시간마다 코앞에 걸어놓고는 못 살았을 것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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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와 나는 같은 그림을 가지고 있다. 각기 그린 작가는 다를지라도 느낌은 동일한 그리움이다.
내사랑, 어제 저녁, '트리스테스' 씨가 나를 저녁 식사에 초대했어요. 이런 일은 처음이에요. 모든 일이 격식을 갖춰 진행됐죠, 그러니까 사흘 전에, 내 방문 밑에 작은 카드가 끼워져 있었어요. "피에르-앙주 데스티나 검사께서 리지아 베르아렌 양을 4월 14일 저녁 8시 만찬에 초대하고자 하십니다." 나는 그래서 무슨 사교 모임 만찬을 생각하고 갔는데, 막상 가보니 그분과 나, 딱 두 사람뿐인거예요. 60명은 족히 앉을 수 있는 거대한 식당에서 단 둘만의 저녁 식사라니! 이건 완전히 연인들끼리의 식사였죠! 불안하고 약 올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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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아렌이 이 동네의 학교로 발령받아 온 것은 그의 연인이었던 프랑쾨르가 바로 옆 지역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대위의 편지는 다음과 같았다
베르아렌앙, 귀하에게 대단히 슬픈 소식을 전하기 위해 글을 올립니다. 열흘 전에 적진을 공격하던 중, 바스티엥 프랑쾨르 하사가 머리에 산탄을 맞고 쓰러졌습니다. 동료들에 의해 참호까지 이송되었으나 부상이 워낙 심해서 손 쓸 여지가 없었습니다. 프랑쾨르 하사는 불행히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몇 분 후에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하사가 용감한 군인답게 전사했음을 분명히 말씀드리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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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아렌이 편지를 받은 날 이미 그의 삶은 회색빛으로 바뀌었습니다. 삶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겠죠.
연령과 시대만 달리했을 뿐 한 인물의 세 가지 초상화였다 벨 드 주르, 클레리스, 리지아는 동일한 영혼의 세 가지 현현처럼 보였다. 하나의 영혼이 한결같은 미소, 다정함, 어떤 것에도 비견할 수 없는 열정을 간직한 채 각기 다른 육신을 입고 나타난 것 처럼 말이다. 동일한 아름다움이 왔다가 돌아가고, 태어났다가 소멸되고,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세 여자를 나란히 놓고 보니 어지러웠다. 이 얼굴에서 저 얼굴로 넘어가도 보이는 것은 같은 얼굴. 세 얼굴에는 모두 청순하면서도 악마적인 무엇이, 평온과 공포를 동시에 자아내는 그 무엇이 서려 있었다. 그 불변성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아름다움은 시대를 초월하여 영원히 회귀하게 마련이라고 믿어버리고 싶을 정도였다. 나는 클레망스를 생각했다. 문득 여기에 네 번째 사진을 추가하면 원이 완전히 맞물리게 될 거리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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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그랬듯이, 나도 그랬다.
인연이 된 시기만 틀렸을 뿐. 그들 아름다운 여인들은 때로는 클레망스이였고, 어떤 때는 클레리스이였다.
나는 그 애를 당신 옆에 묻었어. 오스트란이 말했지. 갓난 아기들은 저도 모르는 새 향기가 바람에 퍼지듯 땅속에서 사라져 버린다고 나쁜 의도로 한 얘기는 아니었어. 그 친구는 그냥 신기하다고 감탄 하면서 한 얘기였을 뿐이야. 나는 무덤 묘비에 그 애 이름도 새기지 않았어. 정말 최악은, 오늘날까지도 일말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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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조세핀과 판사에게 갔다 온 사이 이미 너와 나의 불행은 시작되었지.
방금 단 줄 끝 벽에 걸려 있던 가센타르의 소총을 내렸어. 분해해서 닦고 기름 치고 다시 조립해서 장전까지 했어. 오늘 내 이야기를 끝내게 될 줄 알고 있었거든. 이제 소총은 내 바로 옆에 있어. 밖의 날씨는 화창하고 경쾌해. 오늘은 월요일이고, 지금은 아침이야. 됐어. 더 할 말 없어. 전부 다 말했고, 전부 다 고백했어. 시간이 됐어. 이제는 당신 곁에 갈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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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할 수도 뺄 수도 없는 세상으로 가기 위해 나는 애기도 당신 곁에 묻었어. 그리고 나도 지금 곧 가.


🌐🌐🌐나가면서
나오는 구성 인물들은 서로간에 물고 물리며 그러면서 살아간다. 누가 옳고 그런가는 둘째로 치고 전부가 비슷한 색깔의 희미한 옷을 입고 덧칠한 낮과 밤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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