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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희랍어 시간/한강 소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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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는
1970년 이른 겨울 광주에서 태어났다. 열한 살이 되던 겨 울. 서울 수유리로 옮겨와 성장기를 보냈다. 연세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시 "서울의 겨울" 외 4편을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검은 사슴" (1998) "그대의 차가운 손"(2002) "채 식주의자" (2007) "바람이 분다, 가라"(2010) "소년이 온다"(2014) "흰" (2016) "작별하지 않는다"(2021),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 "내 여자의 열매" (2000) "노랑무늬영원"(2012),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2013)를 출간했다. 오늘의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 순원문학상, 인터내셔널 부커상, 말라파르테 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산클레멘테 문학상, 김만중문학상, 대산문학상. 메디치 외국문학상, 에밀 기메 아시아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노르웨이 '미래 도서관' 프로젝트 참여 작가로 선정되었 다. 2024년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처음 또는 끝

<희랍어 구경>
어느 곳에서건 사진은 찍지 않았다. 풍경들은 오직 내 눈동자 속에만 기록되었다. 어차피 카메라로 담을 수 없는 소리와 냄새와 감촉들은 귀와 코와 얼굴과 손에 낱낱이 새겨졌다. 아직 세계와 나 사이에 칼이 없었으니, 그것으로 그때엔 충분했다.


🛶🛶소설의 구조/그녀와 그의 연대기

마침내 그것이 온 것은 그녀가 막 열일곱 살이 되던 겨울이었다. 수천 개의 바늘로 짠 옷처럼 그녀를 가두며 찌르던 언어가 갑자기 사라졌다. 그녀는 분명히 두 귀로 언어를 들었지만, 두텁고 빽빽한 공기총 같은 침묵이 달팽이관과 두뇌 사이의 어딘가를 틀어 막아주었다. 발음을 위해 쓰였던 혀와 입술, 단단히 연필을 쥔 손의 기억 역시 그 먹먹한 침묵에 싸여 더이상 만져지지 않았다. 그녀1.
그녀를 뱃속에 가졌을 때 그녀의 어머니는 의사 장티푸스에 걸렸다. 고열과 오한에 시달리며 매끼 한움큼씩의 알약을 한 달 남짓 복용했다. 그녀와는 반대로 급하고 괄괄한 성격이었던 그녀의 어머니는 몸을 추스르기 무섭게 산부인과에 가 아이를 지우겠다고 말했다. 약을 그만큼 먹었으니 성한 아이가 나올 수 없을 거라는 판단에서였다. 그녀2.

팔 년 전에 그녀가 낳은 이제 더이상 키울 수 없게 된 아이가 처음 말을 배울 무렵, 그녀는 인간의 모든 언어가 압축된 하나의 단어를 꿈군 적이 있었다. 그녀3.
기억만으로 선득한 그 감각을 잇사이로 누르며 그녀는 쓴다.
"얼음 기둥처럼 차갑고 단단한 언어"
침묵의 얼음 속에서 그녀가 온 힘을 다해 건져내 들여다보는 것은, 이주에 하룻밤 함께 지내는 것이 허락된 아이의 얼굴과, 연필을 쥐고 꾹꾹 눌러쓰는 죽은 희랍어 단어들뿐이다.그녀4./이혼한 그녀가 자기의 아이를 볼 수 있는 건 14일에 1일이다.

한 여자가 땅에 누워 있다


나는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다. 혀끝으로 아랫 입술을 축인다. 가슴 앞에 모은 두 손이 조용히, 빠르게 뒤치럭거린다. 두 눈꺼풀이 떨린다. 곤충들이 세차게 맞비비는 겹날개처럼. 금세 다시 말라버린 입술을 연다. 끈질기게, 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쉰다. 마침내 첫 음절을 발음하는 순간, 힘주어 눈을 감았다 뜬다. 눈을 뜨면 모든 것이 사라져 있을 것을 각오하듯이. 그녀5.


🧨그녀의 서사
💥 그녀는 어릴 때 영민하였다./하지만 그녀의 어머니가 그녀가  태중에 있을 때 의사장티푸스를 앓았다./ 15살 연등회에 수유리의 절. 공양간 앞의 느티나무 아래서 국수를 먹다./15살에 독일로 가다.
/17살이 되어 말문이 막히다./ 29살에 아기를 낳다.
/37살에 이혼을 하다. 양육권을 잃다. 그해에 희랍어를 배우다.



🗼🗼🗼🗼

완전히 모든 걸 못 보게 되기 직전에. 당신이 내 병의 예후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았습니다. 당신의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내 상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은, 상상만으로 나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습니다. 나는 침묵했습니다. 대답을 기다리던 당신은 수첩을 덮어 도로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우리는 강물을 바라보았습니다. 오직 그것만이 허락된 것처럼. 그1. / 요아힘 그룬델의 가족이 그의 시력 상실에 대하여 이야기하다.

독순술 수업에서 배운 대로, 무슨 말이든 나에게 해줄 수 있어요? 당신은 주의 깊게 내 입술을 들여다 보았고, 멍한 시선으로 내 눈을 마주 보았습니다. 나는 찬찬히 더 설명했습니다. 우리는 언젠가 함께 살게 될 것이고, 나는 눈이 멀 것이라고. 내가 보지 못하게 될 때. 그때는 말이 필요할 거라고.
그 2. / 그와 요아힘 그룬델의 사랑. 눈 먼 그와 청력을 상실한 그녀.

진실이 어리석음을 파괴한다는 중간태의 희랍어 문장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진실이 어리석음을 파괴할 때, 진실 역시 어리석음에게서 영향을 받아 변화할까요. 마찬가지로 어리석음이 진실을 파괴 할 때. 어리석음에도 균열이 생겨 함께 부서질까요.
그 3
이해할 수 없어 네가 죽었는데, 모든 것이 나에게서 떨어져나갔다고 느낀다. 단지 네가 죽었는데 내가 가진 모든 기억이 피를 흘린다고, 급격하게 얼룩지고 있다고, 녹슬어가고 있다고, 부스러져가고 있다고 느낀다. 그 4. / 요아힘 그룬델의 죽음.


🧨그의 이야기
💥아버지는 그를 싫어한다. 부계는 전부 시력이 좋지 않다./15살. 독일로 가다. 그는 독일의 학교 수업에서 희랍어와 수학만 잘하다. /17살 첫 진료에서 운명의 그녀를 만나다. 요아힘 그룬델, 그녀는 청력을 잃은 상태였다./31살 서울로 돌아오다./37살. 요아힘 그룬델 죽다. 희랍어 강사가 되다.

🧨그들의 만남

이십 년 전. 모국어가 아닌 낯선 외국어가 침묵을 깨뜨리리라고 그녀는 예상하지 못했었다. 지금 그녀가 이 사설 아카데미에서 고대 희랍어를 배우는 것은, 이번에는 자신의 의지로 언어를 되찾고 싶기 때문이다. 함께 강의를 듣는 학생들이 원서로 읽기를 원하는 플라톤과 호메로스와 헤로도투스, 속화된 헬라어로 쓰인 후대의 문헌들에 그녀는 거의 무관심하다. 더 낯선 문자를 쓰는 버마어나
산스크리트어 강좌가 개설되어 있었다면 주저없이 그것들을 들었을 것이다.
우렁우렁 따라 읽는 학생들 사이에 그녀는 묵묵히 앉아 있다. 희랍어 강사는 더이상 그녀의 침묵을 지적하지 않는다. 비스듬히 뒷 모습을 보이며, 푹신한 헝겊지우개를 든 손과 팔을 크게 움직여 흑판 가득 씌어진 문장들을 지운다.



💥처음 만남

이 분이 희랍어로 시를 썼어요 기둥 뒤에 앉아 있던 중년의 사내가 감탄스러운 듯 그녀를 돌아 보며 너털웃음을 터뜨린다. 그 소리에 놀라 그녀는 공책을 덮는다. 희랍어 강사가 자신에게 다가오는 것을 멍한 얼굴로 지켜본다. 정말입니까? 제가 잠깐 봐도 되겠어요?

계단으로 통하는 비상구 앞에서 누군가가 뒤에서 여자의 팔을 붙든다. 그녀는 놀라 뒤돌아본다. 희랍어 강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 는 것은 처음이다. 교단에 서있지 않은 그의 키는 생각보다 작고, 얼굴은 이상하리만큼 갑자기 나이들어 보인다. 저, 불편하게 해드릴 생각은 없었습니다. 숨을 몰아쉬며, 그는 더 가까이 그녀에게 다가와 묻는다. 혹시 내 말을, 들을 수 없나요?

👉 요아힘 그룬델과 그녀의 서사가 그에게서 겹쳐진다. 요아힘 그룬델은 청력을 상실하였지만 그녀는 말문을 굳게 닫은 침묵의 상태다.

💥두 번째 만남

거기 숨으면 안돼 밖으로 나가야지. 그녀가 두 걸음 물러서자 경계를 늦춘 듯 삐이삐이, 가냘픈 소리 가 들린다. 다시 한 걸음 다가서자 소리가 뚝 멈춘다. 그녀는 열려 있는 출입문 밖을 내다본다. 줄기가 희끗한 여름 나무들이 저녁빛 에 잠겨가고 있다. 안개등을 켠 택시가 유리문 앞까지 와서 멈춘다.

👉 새가 날아든다. 바같 출구를 찾지 못한다.
새가 죽었는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 인하여 겪은 수난을, 새 때문에 새로운 감정이 이입되는 순간으로 전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의 한 팔이 그의 등을, 다른 한 손이 그의 팔뚝을 받치고 있 다. 습기 찬 바람이 느껴진다. 활짝 열린 유리문 앞에 그들이 서 있는 것이다. 여자의 희끄무레한 얼굴과 팔이 어럼풋이 짐작된다. 그는 피 흐르는 손을 함부로 셔츠에 닦는다. 여태 움켜쥐고 있었던. 부서지고 뒤틀린 안경이 발 아래로 떨어진다.

어머니와 여동생을 독일에 두고 서울로 올 때, 저는 편도 항공권을 끊었어요. 돌아갈 날짜를 오픈해 왕복권을 끓을까 하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어째서였는지 그러고 싶지 않았어요.

👉 다가 올 모종의 인연이 가슴속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내가 도로 돌아가지 않을 이유를.

허공을 더듬는 그의 눈길과 긴장한 입술을, 밤이 깊어 연하고 푸 듯한 수염이 돌기 시작한 턱과 뺨 언저리를 그녀는 뚫어지게 바라본 다. 그 얼굴을 이루는 선과 점 들 속에 해독해야 할 부호나 상형문자 같은 것이 숨겨져 있는 것처럼. 그 얼굴을 간결한 필선으로 옮겨 그 리는 것만으로 몇 마디 조용한 말이 드러날 거라고 믿는 것처럼.




🛶🛶사유의 바탕을 찾아/불교적 언어에서

1. <스투파>

그 후 초등학교에 다니면서부터 그녀는 일기장 뒤쪽에 단어들 적기 시작했다. 목적도, 맥락도 없이 그저 인상 깊다고 느낀 낱말이었는데, 그중 그녀가 가장 아꼈던 것은 '숲'이었다. 옛날의 탑 닮은 조형적인 글자였다. ㅍ은 기단, ㅜ는 탑신, ㅅ은 탑의 상단 ㅅ-ㅌ-ㅍ이라고 발음할 때 먼저 입술이 오므라들고, 그다음으로 바람이 천천히, 조심스럽게 새어 나오는 느낌을 그녀는 좋아했다. 그리고는 닫히는 입술. 침묵으로 완성되는 말. 발음과 뜻, 형상이 두 정적에 둘러싸인 그 단어에 이끌려 그녀는 썼다. 숲. 숲

🛶🛶숲-탑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ㅅ-ㅌ-ㅍ 공교롭게도 스투파라는 산스끄리뜨어도 탑을 의미한다. 단어의 첫 음소도 똑같다. 숲의 모습이 상형문자로 바뀌었다. 탑으로.

2. <화엄경>
👉화엄경에는 문학적 서사 구조가 무척 많이 존재한다. 비유와 찬탄과, 장식과 같은 설법의 세계는 너무도 광범위 하기 때문에 감히 어디가 끝이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내가 가장 좋아하게 된 책은 현암사에서 나온 "화엄경 강의였다(그토록 찬란한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사유의 체계를 그 후 어느 책에서도 다시 경험하지 못했다).  

🧨 화엄경을 문학적 상상력의 원천이라고 한다. 난 화엄경을 고1 때 필사를 하면서 완독을 한 적이 있다. 읽으면서 너무도 현실성이 없는 찬탄과 비유의 세계에 빠져 들어가는 상황이 스스로 이해가 되질 않았다. 선재동자의 구도기 같은 게 대표적이다.

화엄경의 몇 부분을 예시
💥「노사나품」에서 말하였다.
낱낱 작은 먼지 속에
불국해(佛國海)가 편안히 머무르고
부처님의 자비 구름[佛雲]이 두루 호념하고
가득하여 모든 중생을 덮어주네.

한 털구멍 속에
무량의 불찰은
장엄하고 청정하여
광연(曠然)하게 안주하며
저 모든 처소의 노사나불은
중해(衆海) 속에서
바른 법[正法]을 연설하였다.

모든 존재의 뒤편에 물 위의 환한 그림자처럼 떠올라 있는 모든 존재가 수천의 눈부신 꽃으로 피어나 세계를 싸안고 있는 열여섯 살의 내가 온 힘으로 붙들었던 화엄華嚴. 안경을 벗은 채 이 침대에 누워, 모호하게 흰 저 허공을 올려다보면서 그 세계를 생각하고 있어.


💥「부사의품」에 이르기를
“모든 부처님이 하나의 작은 먼지 속에
널리 삼세의 모든 불찰(佛刹)을 나타내며,
하나의 작은 먼지 속에 널리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자제하신 신력을 나타내며, 하나의 작은 먼지 속에 널리 삼세의 모든 중생을 나타내고,
하나의 작은 먼지 속에 널리
삼세의 모든 부처님의 일을 나타낸다”라고 하였다.
해석하여 이르기를, 이 가운데 먼지 속에서 삼세의 모든 전후제겁(前後際劫)을 통괄하는 것이니,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법이 그러하듯 항상 그렇게 설하는 까닭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부사의품에 이르길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박가범은 부처님>께서는 마갈타국(摩竭陀國)의 보리수 아래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시고 등정각(等正覺)을 이루셨다. 그 보리수는 뿌리가 깊고 견고하며 땅에 잘 심어졌고 전단나무와 같았고, 나무의 높이가 크고 곁가지가 없었으며, 견실하고 원만하여 아습파타(阿濕波他)라고 이름하였다.

모든 새들이 날아서 넘지 못했고 나무껍질은 가늘고 부드러웠으며, 빛깔은 비단 같고 수많은 가지 사이마다 미묘하게 꾸며졌으며, 잎의 앞뒤는 진한 녹색으로 장엄되고 잎줄기가 훤히 나타나며, 감청색(紺靑色)의 가지와 잎사귀는 아래로 늘어지고 둘레로는 원만하게 꽃이 피어 아주 좋아하고 즐거워할 만하였다.

또한 광명을 비추고 향기로웠으며, 뿌리와 줄기에서 갖가지 색깔을 나타내고 많은 덕을 구족 하여 묘고산(妙高山)과 같았으며, 나무 아래도 장엄하게 꾸며 환희원(歡喜園)과 같았으며, 광명과 향기가 1 유선나(瑜繕那)까지 퍼져 나가, 밤에 멀리서 보면 등불 같았으며 큰 불덩이 같았다.
그 땅은 사방이 평탄한데 부드러운 풀이 무성하여 광채와 색깔이 선명하고 깨끗하기가 공작(孔雀)의 깃털과 같았으며, 미묘한 향기가 있어 마음을 기쁘게 하였으며, 헤아릴 수 없는 작은 나무들이 주위를 에워싸고 있었다. 그 보리수는 장엄이 뛰어나고 미묘하여 파리차덕가(波利遮德迦)와 비타라수(毘陀羅樹)를 제외하고는 비유할 것이 없었다.

3. 금강경

오늘 아침, 이 얇은 초록색 책이 다시 생각나 창고의 트렁크에서 꺼내왔다. 한 장 한 장 넘겨가다가 거친 필체의 메모를 발견했다. '세상은 환幻이고, 산다는 것은 꿈꾸는夢 것입니다'라고 보르헤스가 구술한 문장 바로 아래였다.
마침내 날이 저문 뒤, 바람이 불 때마다 붉고 흰 지등의 안쪽에서 불빛이 흔들려 번지는 것을 지켜보며 나는 대중방 마루에 앉아 있아름다움과 성스러움이 처음에 서로에게서 떨어지지 않은 한 단어였단 것을, 밝음과 색채 역시 그렇게 한 몸이었다는 것을 그 생생하게 실감한 적은 없었다. 법당이 문을 닫는 열한 시가 되었서야 나는 몸을 일으켰다.



🛶🛶금강경 사구게
작가가 본문에서 기회만 되었으면 버마어나 산스끄리뜨를 배웠으리라 하였는데 아래는 그 산스끄리뜨어다. 산스끄리뜨어 금강경 경전은 대승경전 중에서도 가장 원시경전에 근접한다.

तारका तिमिरं दीपोमायावश्याय बुद्बुदम् ।स्वप्नंनं च विद्युदभ्रं चएवं द्रष्टव्य संस्कृतम् ।।
따-라까-띠미람 디뽀, 마-야-와스야-야 부드부담, 스와프남 짜 위드유다쁘랑 짜, 에왐 드락스타비야 상스끄리땀.(산스끄리뜨를 한글 음으로 읽으면)

一切有爲法 <구> /諸和合所爲 <현>/
夢幻泡影 <구> /如星翳燈幻 <현>/
如露亦如電 <구> /露泡夢電雲 <현>/
應作如是觀 <구> /應作如是觀 <현>/
구마라집/현장의 한자 번역

별이나 허깨비, 등불, 환상, 서리,
물거품, 꿈, 번개,
구름처럼
유한한 것을 그렇게 보아야만
한다.(한글 해석)

4. <숫타니파타>

그날만 특별히 절에서 준다는 심심한 국수를 공양간 앞의 느티나무 그늘에서 먹은 뒤 어두워지기를 기다렸는데, 마침내 등들이 밝혀지자 나는 넋을 빼앗기고 말았다. 따스한 촛불의 빛이 안쪽에서 고요히 새어 나오는, 먹색 어둠 속에서 겹겹이 흔들리는 수백 송이의 붉고 흰 지등들. 이제 그 만 집에 가야지, 어머니가 채근했지만 나는 걸음을 뗄 수 없었다.

나는 문고판 숫타니파타법구경. 현암사에서 나온 연와무늬 표지의 '화엄경 강의와 열반경 강의를 욕심껏 골랐다. 그 책들을 지구 반대편의 독일까지 운반함으로써 가족들과 나의 운명이 안전해질 것 같은, 막 연하고 미신적인 희망 같은 걸 품고 있었던 것 같다.



🛶🛶무소의 뿔
모든 살아 있는 이들에게 폭력을 쓰지 말고,
존재하는 그 어느 것도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만남이 깊어지면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고통이 따르는 법.
사랑으로부터 근심 걱정이 생기는 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좋아한 나머지 마음이 그에게 얽매이게 되면
본래의 뜻을 잃는다.
가까이 사귀면 그렇게 될 것을 미리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말을 잃어가는 한 여자의 침묵과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

한강은 모든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범들을 정면으로 마주하며. 각각의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의 연결에 대한 독특한 인식을 지니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 문의 혁신가로 자리매김했다. _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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