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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내게 금지된 책들-래스키

by 돛을 달고 간 배 2025. 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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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
이 책은 하퍼라는 소녀가 자라면서 고정관념이란 틀속에서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가? 그런 와중에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큰 틀의 장애물이  "근본주의 기독교"라면 하퍼의 부모는 잠적해 있는 작은 장애물이며, 외할머니는 자유를 향하여 가는 비상구의 역할을 한다. 어느 세계이든 고정관념은 존재한다. 그것은 깨뜨리기 어려운 바위와 같이 단단하다. 하퍼의 시간은 언제나 단단한 바위에 부딪치는 계란과 같다.



🤲본문에서
💥전날 밤 트레일러 부엌에서 그토록 인상 깊은 연설을 했던 새로운 행크 제섭은 이제 더 이상 부엌 식탁 앞에만 앉아 있지 않았다. 나는 다음  날 아침 일찍부터 똑같은 목소리가 거의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것을  들었다.  전통적인 기독교 가치를 고수하는 부모들이, 정부가 고용한 선생님들에게 그저 아이들을 맡겨 두는 대신 아이들 양육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참여하겠다는 것입니다."라는  아빠 목소리에는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나는 일어나 부엌 쪽으로 나가 보았다. 엄마 아빠는 말없이 커피를 마시고 있었고, 텔레비전 화면 위로 텍사스 지역방송인 KETX TV의 에일린 브리그즈와 인터뷰하는 새로운 행크 제섭의 모습이 생생하게 방송되고 있었다. 큼지막한 금 귀걸이에 뾰족한 흰색 칼라 정장을 입고, 황금 투구처럼 반짝이게  머리를 손질한 에일린 브리그즈는 정말 예뻤다. 백악관 대변인이 되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화면 속의 그녀는 멜로즈 글렌 선교 교회 앞에서 아빠를 위해 마이크를 들어 주고 있었다.  
👉👉
화물차를 몰던 하퍼의 아빠 행크 재섭은 어느날  해고 당하고 트레일러에서 생활을 해야하는 처지로 바뀌게 된다. 트레일러의 주차마저 걱정을 해야 했는데 그러한 어려움을 구해준 것이 근본주의 기독교회였다. 교회에서 잡일을 도맡아 하던 하퍼의 아빠는 연설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하고 본격적인 교회 활동에 나서게 된다.


💥'자, 이제 됐다. 이제 달의 요정이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줄 거야."  '그렇게도 뻔뻔한 신성모독을!  고요한 저녁의 평화를 깨뜨리는 목소리가 밤공기를 갈랐다. 아빠가 손에 든 장작을 그 자리에 내팽개치더니 장작 패는 헛간 뒤에서 성큼성큼  걸어 나왔다.  "내 딸에게 그런 이교도의 거짓말을 들려주려는 건 아니겠죠?" 아빠가 그렇게까지 무서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흉측하게 일그러뜨리며 인상을 쓰는 아빠의 얼굴이 달빛 아래에서 기이하게 번득이고 있었다. 외할머니가 짧게 숨을 몰아쉬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외할머니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너무너무 무서워서 나 자신에 대해서는  오히려 아무런 걱정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온몸이 마비된 듯 움직일 수가 없었다. 외할머니가 옆에 계시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나는 손을 뻗어  할머니 손을 붙잡고 싶었다. 할머니가 심장마비나 아니면 그 비슷한 것으로 내 결을 떠나 버릴까 봐 무서웠다. 흘러가는 구름 뒤로 달이 모습을 감춰 버리고 마는 것처럼 말이다. 그때 외할머니가 숨을 잠깐 멈춰었다.  
👉👉
하느님이 창조하고 그 가르침을 세상에 펴는 것, 즉 신성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신성모독"이다.
이것에 위배되면 가족도 예외가 없이 이단이 된다.



💥"스푼우드에 있는 '클립 엔 컬 미장원'은 가면 안 돼요. 주인이 호모인  데다 매주 미용사가 새로 들어오는데 그중에는 샌프란시스코 출신이 잔뜩
있거든요. 샌프란시스코는 에이즈 환자가 세상에서 제일 많은 곳이잖아요.   나는 머리를 자르거나 염색을 하다가 에이즈에 옮았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고 말해 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했다.  지나 아주머니와 신디가 떠나고 나서 나는 엄마에게 아줌마가 너무  간섭하길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샌프란시스코는 얼마나 자유로울까? 자유로우면 범죄가 범람할까? 신적 존재의 사랑에 배치되는 책마저 숨기면서 봐야하는 하퍼는 조금씩 자유의 싹을 튀우고 있다.

💥  "참는 데도 한계가 있지, 하퍼! 이건 아동 학대라구!"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뭘 어쩔 수 있겠어, 그레이? 나도 낙태에는 반대해, 하지만 그렇다고 로봇처럼 엄마 아빠가 시키는 대로 가서 시위를  해야 할까? 가엾은 위지...."   난 네 동생만큼, 아니, 네 동생보다 네가 훨씬 더 불쌍해. 그 앤 이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지만 넌 알고 있으니까"  "그래. 그게 문제야."  "넌 그 시위에 나가면 안 돼. 내 생각엔 학교 상담 선생님을 찾아가서  말씀을 드리고 선생님이 너희 부모님을 만나 보도록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말도 안 돼. 그럼 우리 엄마 아빠는 내 자식은 내가 알아서 키우겠다고 하실걸. 학교의 그 어떤 간섭도 필요 없다고 하면서 말이야  "아니, 그 분들은 자식을 키울 자격이 없어. 하퍼, 네가 그 사실을 더  빨리 인정할수록 상황이 더 나아질 거야." 그레이가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꽈 다물었다.  
👉👉 낙태 집회에 애들을 동원하는 어른들을 보면서
자신들의 이익에는 가차없는 논리를 전개하는 것에 하퍼는 염증을 느낀다.


💥아빠가 동요되지 않은 목소리로 물어보았다.  엄마 아빠는 내 인생을 마음대로 쥐고 흔들려고 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부모님은 다 자기 아이가 멜라니나 그레이 같은 친구를 사귀면 좋아하실 거예요. 그 애들은 반에서도 제일 똑똑한 애들이니까요. 개들은 착하고, 또 완벽한 아이들이에요."  ."하지만 우리와 가치관이 완전히 다르잖니. 내가 지금 막 그레이 어머니에게 말씀을 드렸다. 그 애 엄마는 우리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라는 것이 분명하더구나.  이 세상 사람들의 99퍼센트가 저희와는 완전히 달라요. 엄마 아빠가  저를 따라 다니며 누구를 사궐지 말지까지 결정해 주실 수는 없어요.  '넌 우리 자식이다, 하퍼.  엄마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엄마의 얼굴을 찬찬히 살피면서 똑바로 엄마를 마주 보았다. 엄마는 이제 한때 미국 정부보다 나를 더 사랑한다고 말했던 그 사람이 아니었다. 엄마는 나를 믿지도 않았고 나를 알지도 못했다. 엄마와 아빠는  그저, 자신들이 나를 소유하고 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
하퍼의 이성이 자각을 한다.
나는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선언한다.



💥바로 그때 토끼가 펄쩍 한번 뛰어오르더니 한 바퀴 몸을 돌려 폴짝폴짝  깡충깡충 길 아래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나는 외할머니 집까지 내내 웃으면서 그 토끼를 따라 달려갔다.  길 이쪽 끝에서부터 외할머니 집 굴뚝 위로 피어오르는 가느다란 연기가 보였다. 아직 벽난로를 땔 만큼 추운 날은 아니니까 아마 빵을 굽고  계신 것이 틀림없었다. 그리고 곧 안경을 쓴 채 고개를 숙이고 현관 앞  흔들 의자에 앉아 있는 외할머니를 볼 수 있었다. 불과 7, 8미터쯤만 남은  지점에서 외할머니가 나를 알아보았다. 외할머니는 책을 여전히 손에 쥔  채 아주아주 천천히 일어서서는 안경 너머로 나를 바라보셨다  하퍼?"  외할머니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말씀하셨다  "네, 할머니, 저예요."  나는 목이 멘 소리로 대답했다  '아, 하퍼!"  외할머니가 마치 꾀보 토끼처럼 빠르게 계단을 내려와 내게 다가오시더니 앙상한 두 팔로 나를 감싸고는 할머니보다 휠씬 덩치 큰 여자라도  당하지 못할 만큼 단단히 나를 끌어안으셨다  외할머니는 내 어깨를 붙잡고는 좀 더 내 얼굴을 잘 보기 위해 나를  조금 뒤로 물리셨다.  "아, 하퍼,  
👉👉
낙태시위에 참가한 친구인 그레이가 준비해 준 여비로 기차와 버스를 갈아타면서 외할머니의 집으로 갔다. 외할머니가 있는 집은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 수가 있다.

💥나에게 남겨진 잔상
취사선택의 자유마저 제한 된 가족의 일원이 되어
언제나 부모나 사회의 견제를 받아야 했던, 하퍼!
성적표를 받을 수 없을 정도의 전학,
친구 마저도 그 생각을 검열당하며 사귀게 했던 부모.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하퍼는 도서관을 이용하여 새로운 지식에 눈뜨게 되고 부모가 결국은 자신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더 큰 자유를 갈구하면서 집이란 작을 틀을 깨부수고 나아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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