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조. 구마라다鳩摩羅多 존자
월지국月氏國 사람이다. 처음에 가야사다를 만나 법을 받았다. 교화하러 다니다가 북천축에 이르렀을 때에 사야다闍夜多라는 대사大士가 발에 기름을 바르고 여러 나라를 다니고 있었는데, 멀리서 가야사다를 보고 달려가서 절을 하고 물었다.
“우리 부모는 언제나 마음으로 정성껏 공양하고 또 불도를 구하는데, 무슨 인연으로 오랫동안 병고에 시달리는지 모르겠습니다. 또 이웃집을 보면 항상 흉악한 짓만을 하고 수행하기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무런 재앙도 없으니, 이 두 가지 사실은 참으로 모르겠습니다. 바라건대 자비로써 설명해 주십시오.”
존자가 대답하였다.
“업이 과거ㆍ현재ㆍ미래의 3세에 통함은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다. 선을 쌓은 집에는 경사가 있고, 악을 쌓은 집에는 재앙이 있느니라.”
이 말을 들은 사야다는 기뻐하여 출가할 뜻을 세우고 조사에게 받아 주기를 간곡히 원하였다. 조사의 허락을 받자마자 도과道果를 증득하니, 조사가 법을 전해 주고, 이에 게송을 말하였다.
第十九祖鳩摩羅多尊者月氏國人也初遇伽耶舍多得法行化時至北天有一大士名闍夜多而用油塗足巡遊諸國遙見伽耶舍多作禮問我家父母心常供養亦求佛道未省是何因緣長縈疾苦又觀鄰舍常行凶殺不樂修行而無所患此二事實未曉之唯願慈悲爲我解說尊者云業通三世如影隨形積善餘慶積惡餘殃聞說歡喜志願出家乞師納受旣攝受已便獲道果師乃命付法而說偈曰
성품에는 본래 남[生]이 없지만
구하는 이를 위하여 그렇게 말한다.
법에 얻을 것이 없는데
어찌 결정한다, 결정하지 못한다를 걱정하리오.
性上本無生
爲對求人說
於法旣無得
何懷決不決
조사가 법을 전한 뒤에 자리에서 손톱으로 얼굴을 할퀴어 두 쪽으로 갈라놓으니, 갈라진 곳에서 큰 광명이 나타나 대중을 환하게 비추었는데, 그런 뒤에 열반에 들었다. 이때 이 땅은 왕망王莽이 즉위한 지 18년 임오壬午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師付法已於座上以爪劙面各分兩向當此處分有大光明照大衆已寂然滅度時當此土王莽則位十八年壬午歲矣淨修禪師讚曰
구마라다 존자는
심지心志가 굳세어서
스승님의 비결을 듣고서
아버지를 떠나기에 거리낌이 없었다.
鳩摩羅多
大常止簷
蒙師爲訣
委父無厭
본래부터 단련할 것이 아닌데
어찌 망치가 필요하겠는가?
한 자리에 홀로 앉았으니
하늘과 인간이 우러러보더라.
本非鍜鍊
肯藉鎚鉗
一榻孤坐
人天禮瞻
출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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