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조. 승가난제僧伽難提 존자
실라벌성室羅伐城 사람이며, 종성은 찰리刹利요, 아버지의 이름은 보장엄寶莊嚴이며, 어머니의 이름은 분타리芬陀利이다. 태어나자마자 말을 할 줄 알았고, 분명하게 깨달아서 어머니에게 설법을 해주더니, 라후라 존자에게 법을 받고는 여러 곳을 다니면서 교화를 펴다가 마갈국摩竭國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12세쯤 되어 보이는 동자 하나를 만났는데, 손에 구리 거울을 들고 존자에게 왔다.
이에 존자가 물었다.
“그대는 몇 살인가?”
동자가 대답했다.
“저는 백 살입니다.”
“그대는 매우 어리석구나. 그대는 어려 보이는데, 백 살이라 하니, 이치에 맞지 않는구나.”
“제 나이 백 살이란 것은 그러한 이치가 아닙니다.”
그리고 다시 말했다.
“저는 존자의 이치를 모르겠습니다. 저는 참으로 백 살입니다.”
이에 조사가 말하였다.
“그대는 좋은 기틀이구나.”
동자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시기를 ‘사람이 1백 년을 살아도 부처님의 기틀을 알지 못하면 하루를 살면서 분명히 알아 깨닫는 것만 못하다’고 하셨습니다.”
존자가 매우 갸륵히 여겨 그가 성인의 바탕임을 알고 물었다.
“그대가 이 거울을 들고 있는 뜻이 무엇인가?”
“모든 부처님들의 크고 둥근 거울은 안팎에 가림이 없습니다.”
이에 두 사람 모두 서로의 마음을 알았고 눈길이 통했다.
第十七祖僧伽難提尊者羅伐城人也剎利姓父名寶莊嚴母名芬陁利纔生解語分明曉了爲母說法旣得羅睺羅法行化至摩竭國見一童子年當十二手執銅鏡而來師所師問曰子年幾耶子曰我當百歲師曰汝當無智看汝幼少答曰我年百歲非其理也子曰我不會理正當百歲師曰子善機也子曰佛偈云若人生百歲不會諸佛機未若生一日而得決了之時尊者敬之深知是聖問曰汝執此鏡其意云何子曰諸佛大圓鏡內外無瑕翳兩人同得見心眼皆相似
이때 속가 부모가, 자기 아들의 말이 특이함을 보고 곧 출가하게 하니, 조사가 거두어 어느 오래된 절로 데리고 가서 계를 주고 가야사다伽耶舍多라 이름하였다. 그 절 처마 끝에 풍경이 있어 바람에 흔들리면서 소리를 내거늘, 조사가 물었다.
“바람이 우는가, 풍경이 우는가?”
그가 대답했다.
“제 마음이 우는 것일지언정 바람이나 풍경이 우는 것은 아닙니다.”
“바람도 풍경도 아니라 네 마음이라니, 무엇이 네 마음인가?”
“모두가 고요하기 때문이니, 그 어찌 삼매가 아니겠습니까?”
“장하다, 참된 비구야. 부처님들의 이치를 잘 이해하였고, 참된 진리를 잘 설명하였고, 불법의 참 이치를 잘 인식하였다.”
그리하여 법을 전해 주고 게송을 말하였다.
其舍父母見子言異則令出家師爲度脫領詣古寺而爲受戒名曰伽耶舍多於彼殿角有一銅鈴被風搖響師曰彼風鳴耶銅鈴鳴耶子曰我心鳴耶非風銅鈴師曰非風銅鈴我心誰耶也子曰俱寂靜故豈非三昧師曰善哉眞比丘善會諸佛理善說眞法要善識諸佛義乃命付法以偈告曰
마음 바탕은 본래 남이 없으나
종자가 떨어져 인연 따라 생겨난다.
인연과 종자가 서로 방해하지 않듯이
꽃과 열매도 그러하니라.
心地本無生
因種從緣起
緣種不相妨
花菓亦復然
가야사다가 조사의 게송을 듣고 또 법을 받아서 공경하고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 잘 받아 지녔다. 조사는 법을 전한 뒤에 바로 자리를 떠나 나무 밑으로 가서 왼손을 들어 나뭇가지를 휘어잡고서 이내 열반에 들었다. 그리고 나무 밑에서 다비를 하고 옮길 수 없어서 본래 있던 자리에 탑을 세워 공양하니, 하늘에서 꽃비가 내렸고, 보배 옷이 내려와 탑 위를 쌌다. 이때가 바로 전한前漢의 제7대 소제昭帝 10년 신유辛酉였다.
정수 선사가 찬탄하였다.
伽耶舍多聞師說偈及受法藏心生敬重頂戴受持師付法已卽離本座至樹下立而擧左手攀其樹枝尋則滅度焚其舍利則在樹側不可移動則就本處豎塔供養諸天散花而雨寶衣用散塔處時當此土前漢第七主昭帝十年辛酉歲矣淨修禪師讚曰승가난제
존자는
장엄왕의 아들로서
아홉 겹의 성을 넘어
천 리 먼 산에 들었다.
僧伽難提
莊嚴王子
逾城九重
入山千里
선정은 정금井金보다 더하고
이치는 처음과 끝이 분명하였다.
이치로 스승에게 굴복되자
갑자기 자기를 깨닫게 되었네.
定兪井金
義班終始
理屈於師
忽窮自己
출처: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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