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詳節) 제 二十三권-9

by 돛을 달고 간 배 2007. 9. 24.
반응형

팔 백년 뒤에는 비구들이 좋은 옷을 즐겨 입고, 노름마저도 즐겨 하게 되므로 백이나 천명 가운데서 한 두 사람이 겨우 도과(道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구 백년 뒤에는 남자 종은 비구가 되고, 여자 종은 비구니가 되며, 천 년 뒤에는 비구들이 옳은 법을 싫어하게 되며, 무량 비구들 중 한 두 시람 만이 삼매를 즐기며, 천백년 뒤에는 비구들이 장가까지도 들고, 대중들 가운데서는 비니(毗尼)를 비웃으며, [비니는 잘 다스린다는 말이니, 제 몸의 음(淫)과 노(怒)와 치(癡)를 다스리고 또 중생의 악을 능히 다스린다는 말이다.]천 이백년 뒤에는 중과 여승이 혼인을 하여 자식을 낳아 아들은 비구가 되고 딸은 비구니가 되며, 천 삼백년 뒤에는, 가사의 빛이 자연히 바래서 물이 들지 않을 것이며, 천 사백년 뒤에는 사부중(四部衆)이 살생까지 좋아하게 되고, 절의 물건을 내다가 마음대로 팔아먹고, 천 오백년 뒤에는 구담미국에 삼장 비구의 제자가 나한 비구를 죽이면 나한 비구의 제자들이 앙갚음으로 삼장비구를 죽일 것이니, 그 때에 천룡 팔부가(天龍八部)가 다 시름하는데, 한편 마왕(魔王) 파순과 외도들은 기뻐하며, 다투어서 탑과 절을 헐어 버리고, 비구들을 죽이면 일체 경장(經藏)을 아뇩달용왕이 다 가지고 바다로 들어갈 것이니, 그러면 그 때는 불법이 다 멸할 것이다.」

라고 하셨습니다.』

하니, 이 말을 들은 마야부인(摩耶夫人)이 목을 놓아 통곡하시면서 이르시되,

「여래의 정법을 네가 맡았을 것 같으면 아모쪼록 부지런히 호지(護持)하여 읽으며 외워 세상에 펴라. 나는 여래 사르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이대로 간다.」

하시고, 부처님 관에 예배하시고, 오른편으로 일곱 번을 감도시고 목 놓아 우시며 억지로 발길을 하늘로 돌리셨다.

그 때 구시성 남녀들은 무수한 보살과 성문과 삼십삼천의 일체 대중이 갖가지 화향과 당번으로 금관을 모시고 이레를 지냈어도 부처님 신력(神力)으로 배고픈 생각이 없고, 다만 부처님을 그리워하며 울며 지내더니, 이레가 지나니까, 여래를 다시 관에서 들어내어 칠보상(七寶床)에 얹고, 대중들이 다시 매우 슬퍼하여 일체의 화향과 증개와 풍악으로 공양하고 삼 십 이상 팔십종호의 무량 복덕 지혜 장업 금강 견고 자마 황금 불괴 색신의 부처님을 향수에 씻어 도라면에 싸고 백첩(白첩)으로 싸서 금관에 다시 넣으니, 그 때에 대중들이 가져온 향나무가 수미산같이 쌓이니, 향내가 온 세상에 가득차 퍼젺다. 향나무를 빽빽히 쌓아서 누를 만들고, 칠보를 꾸미고, 땅개와 번과 꽃과 영락을 여러 빛깔의 피륙으로 장엄하고 [채는 빛나는 피륙이다.]그 향루 위에 금관을 얹고, 모두 다시 슬퍼하여 향화와 풍악으로 공양하고, 대중이 각각 칠보 향초를 잡아 향루에 두루 불을 붙이며 함께 우니, 대천세계가 진동하여 불이 향루에 다달아서는 꺼지고 붙지 않으므로, 이번에는 제천이 붙이다가 못하고, 또해신이 붙이다가 못하니, 모두 이상히 여겨 이르되,

「여래께서 무슨 인연을 마치지 못해서 이러하시는가?」

하니, 아나율이 이르시되

「천천히 하여라. 그대들의 힘으로는 사르지 못할 것이니, 대가섭(大迦葉)이 오백 제자를 데려와서 부처님을 몸을 보려 하므로 아직 불을 붙지 않게 하시는 것이다.」

고 했다. 그 때 갑자기 세존의 금관에서 금빛 팔을 내뻗히시고, 아난에게 물으시되,

「가섭 비구가 와 있는가?」

하니, 아난이,

「아직 오지 못하였습니다.」

고 사뢰니, 팔을 다시 관 안으로 들이시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