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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명/증도가

증도가(證道歌)81. 상숙채(償宿債)

by 돛을 달고 간 배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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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즉업장본래공 了卽業障本來空미료환수상숙채 未了還須償宿債

● 마치면 업장이 본래 공함이요
● 마치지 못하면 도리어 묵은 빚 갚으리로다.

***공부를 다해 마치면 업장이 본래 공하다는 것입니다. '찰나에 아비지옥의 업을 없애버린다'고 햇듯이 눈 깜짝할 사이에 자성을 깨칠 것 같으면 깨침과 동시에 모든 업이 본래 공해서 모두가 다 무너져 버리고 업이 거기에 설 수 없어서 영원토록 자유자재한 부사의해탈경계만이 현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거기서는 업이니 뭐니 하는 것은 찾아볼 수 없다는 말입니다.
***공부를 다 마치지 못하면 자기가 전생에 지어놓은 업에 따라서 자기의 빚을 다 갚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구경각을 성취하여 진여 본성을  바로 깨칠 것 같으면 자유자재한 해탈경계 속에서 업이든 뭣이든 다 얼음덩이가 부숴져 녹아내리듯이 되어 버리는데 그러기 전에는 모든 지은 업을 다 갚아야 하는 것입니다.
***흔히 전생 빚이 있어서 빚을 갚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뜻이 정반대가 되어 버립니다. 누구든지 구경각을 성취해서 자유자재한 해탈경계에 들어갈 것 같으면 업장이 본래 공해서 업보를 받을래야 받을 수 없으며 거기서는 업장을 찾아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것인데 만약 빚을 갚았다고 하면  공부를 다 마쳐서 대법을 성취하지 못한 사람이 되어 버리고 빚을 갚지 않았다고 하면 또 어떻게 되겠습니까?
***실제로 자기가 확철히 깨쳐서 중도를 정등각하게 되면 업장과 본래 공함이 완전히 부정되어서 업장도 놓아 버리고 본래 공함도 놓아 버려서 업장과 본래 공함이 융통자재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거기서는 업장이 본래 공함이요, 본래 공함이 업장이어서 무애자재하게 되는 것입니다.
*** 보통 사람이 볼 때는 빚을 갚은 것 같아도 갚은 것이 하나도 없으니  본래 공함이라 하든지 업장이라 하든지간에 거기에는 추호의 모순이 없습니다. 중생의 변견으로써는 거기에 분명히 모순이 있지만 이것은 중생의 업식 망정으로 추측하는 착오된 견해이며 깨친 분상分相에서는 업장과 본래 공함이 둘이 아닌 것입니다. 이러한 분별은 중생을 위한 방편일 뿐, 실제로는 본래 공함 그대로이며 무애자재함 그대로라 중생이 업을 받는 것하고는 근본적으로 틀린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곧 색즉시공이요, 공즉시색이라는 말입니다. (성철스님법어집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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