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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석자구칭빈 窮釋子口稱貧
실시신빈도불빈 實是身貧道不貧
■궁색한 부처님 제자 입으로는 가난하다 말하나,
■실로 몸은 가난해도 도는 가난치 않음이라.
** '궁색한 부처님 제자' 라 하니 궁색하다는 건 무엇을 말함일까? 예전 선사先師들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도를 배우려면 마땅히 가난함부터 먼저 배우라 [學道先須學貧]'고 일러습니다.
** 중생은 그 살림이 부자라. 왜냐하면 8만 4천석이나 되는 온갖 번뇌가 창고마다 가득차 그 재산을 다 쓰지 못하고 영원토록 생사윤회를 거듭하며 해탈의 길을 걸어 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그렇기 때문에 참다운 도에 도달하려면 가득찬 창고를 비워 버려야만 가능하고 그리하면 참으로 가난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 누구라도 도를 배우려면 가난함을 먼저 깨쳐야 하고, 아주 가난해져 텅빈 곳간이 되어야만 진공을 알고, 중도를 아는 것이니 이는 더 이상 가난할 무엇도 없다는 것입니다.
** 옛적 선사께서 말 하기를, '작년에는 송곳 세울 땅도 없더니 금년에는 송곳마저 없구나[ 거년무추지 去年無錐地, 금년추양무 今年錐也無 ]고 하였습니다.
** 밖으로 모든 재물을 다 버리는 동시에 안으로는 번뇌망상 煩惱妄想을 다 버리게 되면 안팎이 함께 가난하거 됩니다.
** 8만 4천 곳간을 다 비우고 나니 어디 하나 빛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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