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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의 뜰

서 있는 사람들과 서 있는 요가

by 돛을 달고 간 배 202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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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사람들은 법정스님이 쓴 수필집이다.
70년대를 관통하는 산업화와 자유의 억압이란 단어의 의미는 지금도 양 끝에서 서로 잡아당김이 끝나지 않았지만, 수 많은 군상속에 소속되어 있어도 여전히 낯선 이방인으로 남겨져 모두가 이웃인 듯 하지만 하나도 가까이 할 수 없는 군중속의 철저한 고독을 실감해야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서두에 나오는
한 편의 글을 보자.

"그들에게는
달력을 걸어 둘 벽이 없다
꿇어앉아 마주 대할 상像이 없다.
계절이 와도 씨를 뿌리지 못한다.
남의 집 처마 밑에서
지도가 붙은 수첩을 꺼내 들고
다음날 하늘 표정에 귀를 모은다
그들은 구름 조각에 눈을 파느라고
지상의 언어를 익혀 두지 못했다.
그들은 뒤늦게 닿은 사람이 아니라
너무 일찍 와 버린 길손이다.
그래서 서 있는 사람들은
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먼 길의 나그네이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요즘 이라고 달라진 건
별로 없다.

갈 수록 서 있는 사람들의 방황은 거세어진다. 같이 숨 쉬는 하늘 아래서 신선한 산소마저 자기 것인 줄 아는 무지몽매한 권력자에겐 선량한 이웃은 존재하지 않는다.

요가의 자세에서 보면 서서 하는 자세들이 제법 많다. 개 중에는 한 발을 들고서 하는게 다수 이지만 가만히 두발로 곧게 서 있는 모습도 있는데, 사마스티띠 와 따-다이사나이다.

사마스티띠/따-다아사나

따-다아사나의 발을 10cm정도 뗀 상태에서 양 발에 체중을 똑 같이 분배한 뒤 머리위로 팔을 들어 올리고 손은 깍지를 끼고 손바닥은 위로 향하게 힌 뒤 정수리에 손을 놓았다가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면서 발뒤꿈치를 든다. 균형을 유지하며 손 끝에서 발 끝까지 몸 전체를  늘인다. 그런데 가만 서서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세인데 만만치가 않다.  그만큼 바로 서 있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거리를 걸어가는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면 정말로 바르게 서서 바로 걷는 사람이 드물 지경이다. 걷는 자세를 보면 세상을 대하는 그 사람의 에너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바르게 서서 걸어 다니는 서 있는 사람들이 많았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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