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사리불(사리뿌뜨라)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만약 보살의 마음이 깨끗한즉 부처님의 나라도 깨끗해 진다고 한다면, 우리의 세존께서 본래 보살이었을 적에는 마음이 깨끗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지금의 이 부처님 나라는 이같이 깨끗하지 아니한가.
부처님께서는 그 생각을 알아차리고 곧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해와 달은 깨끗하지 못한 것인가. 그리고 장님은 그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인가.
대답하기를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이는 장님의 허물이지 해와 달의 허물은 아닙니다.
사리뿌뜨라여 이와같이 중생의 죄로 인해서 여래의 부처님
나라가 깨끗하게 장엄되어 있는 것을 보지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여래를 책망할 것이 아니니라.
사리뿌뜨라여, 나의 나라가 깨끗한 것을 그대가 보지 못한 것이니라.
그때 나계범왕이 사리뿌뜨라에게 말하였다.
그러한 생각으로 이 부처님의 나라를 깨끗하지 못하다 말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내가보기엔 석가모니 부처님의 나라가 깨끗하기를 미치 자재천궁과 같습니다.
사리뿌뜨라가 말하였다.
내가 보기에는 이 나라는 언덕과 모래와 자갈, 흙과 돌과 온갖 산과 더러운 악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계범왕이 말하였다.
그대의 마음에는 고하가 있어서 부처님의 지혜에 의지하지 않으므로 이 나라를 보고 깨달하지 않다고 하지만, 사리뿌뜨라여, 보살은 모든 중생을 한결같이 대하며, 깊이 진리를 구하는 마음도 청정합니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지혜에 의하면 능히 부처님의 나라가 깨끗함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 부처님께서는 발가락으로 땅을 누르시었다. 동시에 모든 세계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진귀한 보배로 장식되었고 그것은 마치 보장엄불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덕으로 장엄한 나라 같았다. 모든 대중은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이 같은 나라를 찬탄하였다. 그리고 자기들 모두가 이 세계에서 보물의 연꽃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부처님께서 사리뿌뜨라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지금 이 부처님의 나라가 깨끗하게 장엄된 것을 보았는가.
사리뿌뜨라가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한 번도 본 바가 없고 들은 바도 없는 것이 지금 부처님의 나라에서 깨끗하게 장엄된 것을 모두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사리뿌뜨라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부처님 나라는 항상 이와같이 깨끗하느니라.
다만 이 나라의 어리석은 사람들을 건지고자 하기 때문에 이러한 온갖 악으로 해서 깨끗하지 못한 것을 보이는 것이다. 비유컨대, 여러 천상의 신들이 보옥으로 된 그릇으로 함께 밥을 먹는다 해도 그 지은 복덕에 따라서 밥맛이 다른 것과 같느니라. 이와같이 사리뿌뜨라여, 만약 사람의 마음이 깨끗하면 이 부처님 나라가 공덕으로 장엄된 것을 볼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나라의 깨끗한 장엄을 나타낼 때, 보적이 이끄는 오백 명 장자의 아들들은 모두 진리를 깨달은 평안을 얻었으며, 팔만 사천의 사람들도 모두 가장 높은깨달음을구하고자 마음을 일으켰다.
부처님은 신통력을 거두어 들이자 지금까지 있던 세계는 전과 같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스스로의 깨달음만을 목적으로 가르침을 구하는 삼만 이천의 천상의 신들과 사람들까지도 형상적인 존재가 무상함을 알았다. 그리하여 티끌과 때를 버리고 진리를 바르게 보는 눈을 얻었다. 또 팔천의 비구들은 온갖 존재에 집착하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깨달은 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