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꼼짝없이 약만 먹으면서 며칠을 보내고 금요일 되자 통원 치료를 받기 위해 아침부터 병원으로 가서 혈액검사와 엑스레이를 찍고 대기하던 중에 예약진료에 밀려 겨우 진료실에 들어가니 의사선생님 하시는 말씀이 엑스레이를 판독하니 폐의 상태가 전보다 훨씬 나빠졌다고 얼른 입원하라네.
폐의 한쪽 부분이 절반 이상이 허였게 변한 상태인데, 이게 폐렴으로 인해 늑막 부분에 찬 물이 원인인지 또는 다른 질병과 연관이 있는 것인지 추가 검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진작 입원시켜 줄 일이지... 통원해도 된다 해놓고서.
입원을 하면서 제일 서둘러한 게 옆구리 뒤로 관을 꼽고 물을 빼기 시작한 것이었다. 기침은 한의원 약으로 사그라진 뒤였고 이미 약으로 폐렴도 거의 진정된 상태였기에 폐에 들어찬 물을 어떻게 빼느냐가 관건이었다. 물론 다른 관련 질병이 없다는 전제지만. 질병 연관 탐색으로 심장 초음파랑, ct 검사, 엑스레이, 객담검사 등 등 여러 가지 검사 후에 의사 선생님 말씀이 연관 질병은 없고 폐렴의 회복과 폐의 흉막 부분에 들어찬 물만 빼면 된다고. <병명:흉막 삼출> 폐렴은 항생제와 다툼이고, 물 빼기는 관을 얼마나 폐포사이로 잘 연결하는가가 관건이었다. 걸어가도 되는데 병실에서부터 병상에 실린 채로 옆구리를 뚫으려고 지하의 수술실로 실려간다. 간단한 시술이 전부였지만. 싸한 게 듣기 싫은 쇳조각 부딪치는 소리와 같고, 세 번에 걸쳐 들어오는 바늘의 느낌이 좋지는 않다. 제법 인상을 찡그려야만 했지만,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소요되지는 않았다. 많은 양의 물이 관을 통하여 나 온 후에야 병실로 돌아와 쉴 수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간호사가 다가와서 말하길
내일은 소회기 내시경을 해야 하니 준비하란다. 괜히 걱정이 된다. 소화기 내시경 검사는 암과도 연관이 있기도 하고, 보호자도 필히 있어야 된다고 해서. 다음날 아침에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검사를 하고 한참을 공복 상태로 기다렸는데 간호사가 와서 호흡기 내시경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을 전해준다. 아마 다른 질병과 관련은 없는 듯해서 안심이 되었다. 일 안 하고 옆을 지키던 와이프만 피곤하게 만든 셈이다.
처음 관을 연결하고 제법 빠지던 물이 더 이상 진전이 없어 다시 한번 시술을 더 하고 물을 뺐지만 그다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밥을 먹을 때마다 숨쉬기가 불편한 것 같고 결국은 밥은 죽으로 대체하여 열흘을 견뎠다. 그리고 면회 오려는 지인들은 코로나 핑계로 퇴짜를 놓았다. 무슨 약을 투입했는지(이뇨제?) 귀찮게 소변은 두 시간 간격으로 계속 마렵다. 이제 호흡도 정상을 되찾은 듯하였지만, 코의 호흡기도 걸고 있으라 하고 간호사는 주기적으로 산소 포화도가 정상인지 체크한다. 또한 항생제와 폐렴의 염증은 싸우기를 좋아해 주기적으로 열을 오르내리면서 몸을 괴롭힌다. 특히 발목 부위와 머리엔 심한 열이 난다. 그런 와중에 의사 선생님께서 약물을 투입하여 추가로 남은 물을 빼는 치료를 하려고 하였으나 관에 약물을 주입하려 하는 순간 약물이 몸의 거부 반응으로 들어가지 않고 약물 주입이 실패하자 주치의 선생님 말씀이
며칠이 있다가 마지막으로 다시 옆구리 위쪽 부분으로 위치를 조금 변경하여 관을 삽입해 시술을 하고 물이 다 나오면 퇴원 가능하다고 말씀하신다. 며칠이 지루하고 따분해진다. 폐렴이 고령이신 분들에겐 치명적이 만... 대부분 당뇨나 고혈압, 심근경색등의 질환을 지닌 분들이라... 그런 병이 없는 나로서는 고맙게 여겨야 당연하거늘. 몸이 좀 나아졌다고
교만해지다니... 어쨌든 다시 날이 바뀌자 아픈 바늘이 싸한 느낌을 관통하면서 관을 삽입한 후에 물이 나오는 걸 살펴본다.
첫날은 잔류되어 있던 물이 제법 빠져나오고 둘째 날은 어쩔까 궁금하였는데 영 줄어들어 다 나온 줄 알았다. 이제는 퇴원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셋째 날에 다시 제법 나오는 바람에 언제 퇴원할는지 지루하고 궁금함이 잠을 설치게 만든다. 다행스럽게도
저녁부터 물주머니를 뚜려지게 바라본 바람이 있었는지 물 주머니의 변화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씩 나오던 물의 양이 많이 줄어들고 다음날 아침에는 완전히 멈춘 듯 하자 회진 오신 의사 선생님이 염증수치도 정상치고 물도 다 빠진 것 같으니 퇴원해도 된다고 한다. 지루하고 힘든 3주간을 보내고 퇴원을 하게 된 것이었다. 병원비 보다도 퇴원한다게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퇴원후기.. 퇴원한 지 한 달이 다 되어 간다.
하지만 몸이 완전체가 되기까지는 몇 달이 더 소요될는지.
이직도 무겁거나 한 물건을 들 때나, 속도를 내어 걷기는 힘들다. 앞산에도 겨우 올라갔다 욌다. 참 무서운 질병이다.
퇴원 후 일 년인데 이제야 완전히 나은 것 같다. 오르막 계단을 빠르게 오를 때만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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