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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마경/제자품

우빠리

by 돛을 달고 간 배 2017.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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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다시 우빠리<부처님의 십대제자 중 한사람으로 계율과 그 수행에 밝아 지계제일이라 한다.>에게 말씀하셨다.《그대가 가서 유마힐을 문병하라.》
우빠리 역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그를 찿아 가 병을 묻는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전에 두 사람의 비구가 파계한 일을 마음깊이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지만, 부처님께 나아가 물을 수 가 없었습니다. 그 때 그들은 저를 찿아와 물은 적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일을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우빠리님, 저희들은 계율을 범하였습니다. 진심으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부처님 앞에 나아가 물어 볼 수도 없습니다. 부디 가르쳐주십시오. 죄에 대한 뉘우침과 근심으로부터 벗어나서 이 죄를 면하도록 해 주십시오.>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그들에게 형식적인 설법을 하였습니다.  그곳에 유마힐이 찿아와 저에게 말하였습니다. <우빠리여, 이 두 사람의 비구에게 죄를 더 무겁게 해서는 아니 됩니다. 당장이라도 두 사람의 뉘우침과 근심을 해소시켜 주어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들이 말하는 죄의 본성은 그들 자신의 안에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도,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과 같이 마음이 오염되어 있으면 중생도 더럽혀지고, 마음이 청정하면 중생도 청정한 것입니다.  또 이 마음은 안에 있는 것도, 밖에 있는 것도, 그 중간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마음이 그러하듯이 죄도 또한 그와 같으며, 모든 존재도 그와 같으며,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부터 유리하여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그대가 마음의 본래의 모습을 관찰하여 깨달음을 얻는다고 하면 그 마음은 오염되어 있겠습니까.>
저는 <아닙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유마힐은 <모든 중생도 마음의 본래의 모습에 있어서는 한가지도 오염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빠리여, 망상은  오염된 것입니다. 그러나  망상이 없으면 곧 청정입니다. 그릇된 생각은 오염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릇된 생각이 없으면  곧 청정입니다. 실체로서의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 은 오염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러한 자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곧 청정입니다. 모든 법은 생멸하며 환영이나 번개불과 같아서 조용히 머물러 있는 일이 없습니다. 또 모든 법은 서로 기다리는 일이 없이 한 순간도 머물러 있지 않습니다.  모든 법은 아지랑이나 물 위에 뜬 달, 거울 속에 비친 영상과 같이 망상으로부터 생긴 것입니다. 이 도리를 아는 자야말로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있으며, 이 도리를 아는 자야말로 해득한 사람이라고 불리는 것입니다,>
이것을 들은 두 사람의 비구는 <얼마나 뛰어난 지혜인가.  이는 우빠리가 감히 미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계율을 지키는 -우빠리만큼 - 훌륭한  사람도 설하지 못합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저도 <부처님을 제외한, 소승의 성자나 대승의 보살에게 능히 이 같은 변설의 재능을 지닌 사람은 없다. 그 지혜는 명석하고 사물의 이치에 통하여 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 때 두 사람의 비구는 선 자리에서 뉘우침과 근심을  떠나 최고의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발원을 하고 이같이 서원을 세웠습니다. <모든 중생에 이 변설의 재능을 얻게 하리라> 라고.
이러한 까닭으로 해서 저는 그를 찿아가 문병하기에는 적당치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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