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월 팔일 해가 떠 오를 때 〔팔일은 여드레니, 소왕 이십 육년 갑인(1027 B.C ) 사월이다.〕 마야 부인이 운모보거(雲母寶車)를 타시고,〔운모는 돌 비늘이니, 운모보거는 운모로 꾸민보배 수레다.〕동산 구경을 가실 제, 삼천 국토가 육종(六種)의 진동을 하니까, 사천왕이 수레를 끌고 범천(梵天)이 길을 안내하여 무우수 밑에 가시니, 제천이 꽃을 뿌리더라. 무우수 가지가 절로 굽어서 부인이 오른 손으로 가지를 잡으시고 꽃을 꺽으려 하시니까, 보살이 오른편에서 나시어 큰 지혜의 광명을 펴시고, 시방 세계를 비치시니, 그 때에 일곱 줄기의 칠보 연꽃이 수레 바퀴 같은 것이 나서 보살을 받들었다.〔보살이 여기시되, 도솔천에서 태생(胎生) 아니하여 즉시 정각을 이루련마는 남이 의심하되, 부처는 본래 변화이지 사람이 못할 일이라 해서 법을 듣지를 아니하리라 하여 태생하시며, 남이 여기되 부인이 보살을 마땅히 어렵게 낳으시리라 하므로 나뭇 가지를 방금 잡으시니까 보살이 나시며, 가난한 집에 나셔서 출가하시면 남이 여기되, 생계가 어려워 중이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임금께 나시니, 이것은 보살의 방편을 잘 하심이라.〕
보살이 처음 나시어 잡는 것이 없이 사방에 일곱 걸음씩 걸으시니,〔칠각지(七覺支)에 맞추어 하느라고 일곱 걸음 걸으시니, 칠각지는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을 일곱으로 나누어 이른 말이니, 지는 나눈다는 말이다. 염각지(念覺支)는 일체 법의 性이 다 빈 줄로 보는 것이고, 택법각지(擇法覺支)는 법을 가리는 각지니 사무친 뜻과 사무치지 못한 뜻을 잘 가린다는 말이고, 정진각지(精進覺支)는 부지런히 닦아서 물러나지 않는다는 말이고, 희각지(喜覺支)는 닦는 법을 기뻐한다는 말이고, 제각지(除覺支)는 덜어 버리는 각지이니 번뇌를 다 덜어 버린다는 말이고, 정각지(定覺支)는 선정에 들은 定같이 여러 법들을 투철하게 안다는 말이고, 사각지(捨覺支)는 세간 법에 이끌리지 아니하여 붙은 곳이 없으며 막은 곳이 없다는 말이다.〕자연히 연꽃이 나서 발을 받들었다.〔여래께서 걸으시매 세가지 일이 있었으니, 신통을 내시어 허공을 걸으심이 하나이고, 자여스레 연꽃이 피어나서 발을 받든 것이 둘이요, 땅에서 떠서 허공을 걸으시되, 발바닥의 천폭륜상 금이 땅에 분명함이 셋이다.〔폭은 수레의 살이고 윤은 바퀴이다.〕오른 손으로 하늘을 가르키시며, 왼 손으로 땅을 가리키시고 사자의 목소리로 이르시되,〔세간에 네 발을 타고 난 짐승 중에 사자가 으뜸 가서 두려워할 것이 없으므로 부처님께 비유하니, 사자가 한 번 소리치매 네 가지 일이 있으니, 온갖 짐승의 머리의 골수가 터지며, 향상(香象)이 항복하며, 하늘을 나는 새가 다 떨어지며, 물 속 짐승이 다 깊이 들어가는 것이다. 부처님이 한 번 설법하심에도 네 가지 일이 계시니, 온갖 바르지 못한 법이 다 풀어지며, 천마(天魔)가 다 항복하며, 외도의 사곡한 마음이 떨어지며, 일체의 번뇌가 없어지는 것이다. 향상은 가장 힘센 코끼리니, 열 네개의 어금니를 가진 코끼리의 힘이 설산의 백상만 못하고, 설산의 백상 열의 힘이 한 마리의 향상만 못한 것이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 나만이 높도다. 삼계(三界)가 다 수고로우니, 내가 편안하게 하리라.」하시니, 곧 천지가 매우 진동하고 삼천 대천 나라가 다 매우 밝았다. 그 때에 사천왕이 하늘 비단으로 안아서 금궤(金궤)위에 얹고〔궤는 답장(궤)같은 것이다.〕제석은 개(蓋)를 떠받치고 범왕(梵王)은 백불(白拂)을 잡고 두 편에 서며, 제석 범왕이 여러가지 향을 뿌리며, 아홉 용이 향의 물을 내려서 보살을 씻기니, 물이 왼 편엔 덥고 오른 편엔 차가웠다. 다 씻기고 제석 범왕이 천의(天衣)로 쌌다.〔천의는 하늘 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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