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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詳節) 제三-14

by 돛을 달고 간 배 200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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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자가 죽을 자신 뒤에 모습이 예와 같아시거늘 교진여 등 다섯 사람이 보고,

「수행(修行)을 놓으시구나!」

고 여겨 다 제 있던 곳으로 돌아 가거늘, 보살이 혼자 필발라수(畢鉢羅樹)로 가시더니,〔필

발라수는 그 으뜸이 누르고 희며, 가지와 잎이 퍼렇고 겨울에도 잎이 지지 않으니, 부처님

이 이 나무 밑에 앉으시어 정각(正覺)을 이루셨으므로 보리수라고도 한다. 부처님이 금강

정(金鋼定)에 드시므로 이 나무 아래를 금강좌라 하니, 금강정은 굳은 도리에 일정하다

는 말이다.〕덕중(德重)하시므로 지동(地動)하며, 오백 마리의 청(靑)새가 빙 둘러서 날며

서운(瑞雲)과 향풍(香風)이 섞어 버물러 있더니,〔서운은 상서로운 구름이고, 향풍은 향

(香)바람이다.〕눈 먼 용(龍)도 눈이 뜨여서 상서로움을 보고 찬탄하며, 한 가다(迦茶)라

하는 용이 장수(長壽)해서 전에 세 분의 부처님이 성도하심을 보았더니, 〔세 분의 부처님은 구

루손불(拘樓孫佛)과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과 가섭불(迦葉佛)이셨다. 성도(成道)는 도

리를 이루신다는 말이다.〕권속 데리고 향화(香花)와 풍악과 번(幡)과 개(蓋)를 가지고 나

아가 공양하거늘, 제천이 먼저 하늘 나라의 번과 개를 가져다가 큰 나무 위에 달아서 표적

을 삼았다.

인도 법에 모름지기 풀을 깔고 앉더니, 천제석(天帝釋)이 사람이되어 공작의 목 빛 같은

풀을 베어 가기에 보살이 이름을 물으시니, 대답하되,

「길상(吉祥)입니다.」

하고, 그 풀을 바치니, 보살이 받아다가 가시니, 땅이 매우 진동했다.

그 때에 제천이 팔만(八萬)보리수에 사좌좌(獅子座)를 만드니,〔사자좌는 부처님 자리

시니, 사자는 짐승들이 다 두려워하므로 부처님의 위엄과 덕을 비교하여 사자좌라 한다.〕

그 나무의 높이가 팔천(八千)이며 너비가 사천이니 천(天)들이 저마다 여기시되

보살께서 사자좌에 앉아 계신다. 하거든 ...박복한 이들은 보살을 보되 박복(薄福)한 사람은

(박복은 복이 엷다는 말이다.) 보살을 보되 풀 위에 앉아 계신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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