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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詳節) 제六권-1

by 돛을 달고 간 배 2006.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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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상두산(象頭山)에 가셔서 용과 귀신을 위하여 설법하시었다.〔용귀(龍鬼)를 위하여 설법하심이 부처님 나이 서른 둘이시더니 목왕(穆王) 육년 을유(乙酉 996 B.C)이다.〕

부처님이 목련(目連)이더러 이르시되,

「너는 가비라국(迦毗羅國)에 가 아버님과 아주머님께〔아주머님은 대애도(大愛道)를 이르시니, 대애도는 마야부인 형님이시니, 얼굴 생긴 모양이 마야부인만 못하시므로 둘째 부인이 되신 것이다.〕숙부님께 다 안부하고 또 야수다라(耶輸다羅)를 달래서 은애(恩愛)를 그치게 하여 라후라를 놓아 보내어 상재가 되게 하라. 라후라가 득도해서 돌아가야 어미를 제도하여 열반 얻음을 나와 같이 할 것이다.」

목련이 그 말 듣고 곧 입정(入定)하여 폈던 팔을 굽힐 사이에〔빠른 것을 이르는 말이다.〕가비라국에 가서 정반왕께 안부사뢰니, 야수 부인이 부처님 사자(使者)가 왔다는 말을 들으시고,〔사자는 부리는 사람이다.〕청의(靑衣)를 시켜 기별을 알아 오라 하시니, 라후라를 데려다가 사미(沙彌)를 삼으려 한다고 하므로〔사미는 새로 출가한 사람이니, 세간의 뜻을 끊고 자비의 행적을 쌓는다는 뜻이니, 처음 불법에 들어 세속의 뜻이 많은 까닭으로 모름지기 모진 뜻을 끓고 자비의 행적을 샇아야 할 것이므로 사미라고 하는 것이다.〕

야수부인이 그 기별을 들으시고 라후라와 더불어 높은 누(樓)에 오르시어〔누는 다락이다.〕문들을 다 굳게 잠가 두었는데, 목련이 야수의 궁에 가보니, 문이 다 잠기고 소식을 물어 볼 사람이 없어서 곧, 신통력으로 누 위에 날아 올라서 야수부인 앞에 가 서니, 야수부인이 한 편으로는 걱정하시며, 한 편으로는 기뻐하여 부득이 일어나 절하시고,

「앉으소서」

하시고, 세존의 안부를 묻고 이르시되,

「무슨 까닭으로 오셨습니까?」

목련이 사뢰되,

「태자 라후라가 나이 이미 아홉이므로 출가시켜서 성인의 도리를 배워야 할 것이니, 어버이가 자식 사랑함은 많지 않은 동안이거니와 하루 아침에 명종(命終)하여〔명종은 목숨 마친다는 말이다.〕모진 길에 떨어지면 은애를 멀리 여의어 어지럽고 아득하여 어미도 아들을 모르며, 아들도 어미를 모르리니, 라후라가 도리를 얻으셔야 돌아와서 어머님을 제도하여 네 가지 수고를 여의어 열반 득함을 부처님 같으시게 할 것입니다.」〔네 가지 수고는 삶과 늙음과 병과 죽음이다.(생로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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