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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보상절

석보상절(釋譜詳節) 제六권-4

by 돛을 달고 간 배 2006.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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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이 부처님과 중이란 말을 듣고, 소름이 돋히어 자연히 마음에 기쁜 뜻이 생기므로 다시 묻되,

「어찌 부처님이라 합니까? 그 뜻을 일러 주오.」

대답하되,

『그대는 듣지 못했습니까? 정반왕의 아들인 실달이라는 이가 태어나시는 날에 하늘에서 서른 두 가지 상서(좋은기운)가 내리시며, 일만 신령이 시위하며, 잡아 주는 사람없이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이르시되,」

「하늘 위나 하늘 아래에 나만이 홀로 높도다.(천상천하 유아독존)」

하시며, 몸은 금빛이시고 삼십이상(부처님의 신체적 특징) 팔십 종호(부처님의 마음 씀씀이의 좋은 점)를 구비 하시더니, 금륜왕이 되시어 사천하를 주관하시련마는, 늙은이와 앓는 이와 죽은 사람을 보시고 세간을 싫게 여기시어 출가하셔서 도리를 닦으시어 육 년을 고행하시고 정각(正覺)을 이루셔서 마왕(魔王)의 병마 십팔 억만을 항복시키고 광명이 세계를 사뭇 비치시어 삼세(三世)의 일을 다 아시므로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수달이 또 묻되,

「어찌해서 또 중이라 하오?」

대답하되,

『부처님이 성도 하시니까, 범천(梵天)이 「전법하소서」하고 청하니까?〔전법은 법을 굴린다는 말이니,부처님이 설법하셔서 세간에 법이 퍼져 가므로 굴린다고 하니, 설법함을 전법이라고 하는 것이다.〕바라내국(波羅 木奈國) 녹야원(鹿野苑)에 가셔서 교진여등 다섯 사람을 제도하시고 다음에 울비 가섭 삼 형제의 무리 일천 명을 제도 하시고, 또 사리불과 목건련의 무리 오백명을 제도하시니, 이 사람들이 다 신족이 자재하여 중생의 복전《(서민 민초 또는 우민이 복을 지을 수 있게 근원이 되므로)-즉 바른 법으로서 바른 길을 가게 만듦으로 그렇게 표현한다.》이 되므로 중이라 합니다.〔복전은 복 밭이니, 중생의 복이 중에게서 나는 것과 곡식이 밭에서 나는 것이 같으므로 복밭이라 하는 것이다.〕

수달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발심을 일으키어 언제 새로 얻은 부처님을 가 뵐 것인가 했었는데, 정성이 극진하여 밤눈이 훤하기에 길을 찿아 부처님께로 갈 적에 성문에 내달아 하늘에 제사 지내던 곳을 보고 절하다가, 홀연히 부처님 향한 마음을 잊으니, 눈이 도로 어두워져 저 혼자 여기되,

「밤에 길을 가다가는 귀신과 모진 짐승이 무서우니, 무슨 까닭으로 밤에 갈 것인가?」하고, 뉘우쳐 도로 집으로 오려 하는데, 전에 한 벗이 죽어 하늘에 났다가 내려와 수달이 더러 이르되,

「수달이 뉘우치지 말라. 내가 전에 네 벗인데, 부처님 법을 들은 덕으로 하늘에 나서 문신(門神)이 되어 있으니,〔문신은 문의 신이다.〕네가 지금 부처님을 가 뵈오면 좋은 일이 끝이없으리라. 사천하에 가득한 보배를 얻는다 해도 부처님을 향해서 한 걸음 나아감만 못한 것이다.」

수달이 그 말 듣고는 더욱 기뻐하여 다시 깨달아 세존을 염(念)하니까, 도로 눈이 밝아져서 길을 찿아 세존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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