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래티샤 클롱바L Laetitia Colombani
작가, 영화감독, 배우.
1998년 < 마지막 메시지(Le Demier Bip)>를 시작으로 멎 편의 단편영화 시나
리오를 직접 쓰고 연출했다. 2002년에는 한국에서도 개봉한 오드리 토투 주연
의 영화 <허 러브스 미(A Iafolie." pas du tou)>의 감독을 말아 호평받았고,
2008년에는 카트린 드뇌브 주연의 영화 <스타와 나(Mes slars el ma)>의 시나
리오를 직접 쓰고 감독했다.
2017년 첫 장편소설 <세 갈래 길>을 발표하며 프랑스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불
러일으켰다. 국적도 원하는 것도 다른 세 여성이 각자의 삶을 극복하는 이야기를 엮어 낸 <세 갈래 길>은 평단과 독자들의 찬사를 모두 획득했으며, 한국을 포함해 39개국에서 출간되어 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신작 <여자들의 집>은 프랑스 파리에 실재하는 쉼터 `여성 궁전'을 배경으로 엘리트 변호사인 솔렌이 자신과는 전혀 다른 전쟁을 겪어온 여성들과 만나며 겪는 변화를 보여 준다.
옮긴이 임미경
서울대 불어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통역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 갈래 길), (상속),
(스테파니 메일러 실종사건) (볼티모어의 새) (여성과 성스러움), (적과 휘)
(페르소나), (시작은 키스), (앨라배마 ) (포르노그라피아), (암고양이),
(열병),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 등 이 있다.
⛱️⛱️이 작품은
다큐멘터리 같은 소설이다.
1세기의 시간적인 차이를 두고 등장한 여성인 솔렌과 블랑슈가 사회 취약층 여성들의 생존을 위해 같이 투쟁한 여정을 사실적 기법으로 묘사한 사회적
투쟁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블랑슈 이야기
모든 걸 버린다는 의미는 내가 가진 모든 걸 다른 이들을 위해 내준다는 것이다. 놀기 좋아하고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리틀 가십걸'이과연 그렇게 할수 있을까? 예기치않은 소명 하나가 블랑슈의 눈앞에 떨어졌다. 뭔가 뜨거운 것이
가슴에 북받쳤다. '그렇다면 이것이 나에게 주어진 과제일까?
여기에 내 삶의 의미가 있는 걸까?
황금도 티끌 위에다가 내버리고,
오빌의 정금도 계곡의 돌바닥 위에 내던져라.
💥💥꿈 많은 소녀 블랑슈에게 파문을 던진 구세군,
여성이 눈물을 흘리는 한, 나는 싸우겠다.
아이가 배고픔과 추위에 떠는 한, 나는 싸우겠다.
거리에 몸 파는 여성이 있는 한 나는 싸우겠다.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겠다.
윌리엄 부스(구세군 창립자)
구세군의 설립자가 외친 구호를 받아들이면, 길바닥에 내몰린 수천의 고통스런 삶, 나약한 여성의 삶의 가치를 부여하기 위한 구세군 운동에 뛰어든다.
그녀는 평생을 그녀와 동고동락한 남편 알뱅은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구세군 운동에 올인한 블랑슈는 그.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고통에 신음하는 여성들이 많음을 깨닫고, 여성들의 안주처를 마련하기 위하여 동분서주하고 그 험난하고 지난한 세월의 결실로서 여성궁전을 마련하지만, 몸을 돌보지 않은 헌신으로 자신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다시 펼쳐 읽은 위고의 시 가운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었다.
살아 있는 자들이란 싸우는 자들이다.
확고한 뜻으로 영혼과 정신을 채운 이들이다.
살아 있는 자들이란 고귀한 숙명으로 험준한 산꼭대기를 올라가는 사람들이다.
오로지 숭고한 목표만을 생각하며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블랑슈는 이 대작가의 글을 설교회에서 이야기할 때가 많았
고특히 그의 <빈곤론>을 즐겨 인용했다. 위고의시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로
<언 아방>지를 꾸민 일도 있었다.
베풀라! 이 땅이 우리를 버리는 날이오면
금당신이 베푼 온정은 천상에서 당신을부유하게 하리니.
베풀라! 우리를 긍휼이 여겼다는 칭송을 받으려면.
비바람에 몸이 얼어붙은 거 거지, 잔칫상 옆에서 주린 배를움
켜쥔가난뱅이가
당신의 대저택 문지방에 서서 질시의눈으로 노려보게 하지
않으려면.
🍎🍎솔렌의 이야기
🛶🛶 여성 로펌의 엘리트 변호사 솔렌은 소송의 패소로 인해 충격을 받는다. 와중에 피고는 패소의 충격으로 자살을 하고 만다. 회의감과 우울증으로 솔렌은 자포자기한다.
이번 재판을 위해 솔렌은 지난 몇 달의 시간을 쏟아부었다.
대비하지 못한 요소가 재판 중에 불거져 나올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자신할 만큼 철저히 준비했다. 저녁 늦게까지 사무실에 틀어박혔고 휴일도 휴가도 포기했다. 솔렌은 능력 있고 열성적인 변호사였다. 완벽을 추구했고 성실했다. 이것은 솔렌
이 소속된 유명 로펌 내에서도 모두가 인정하는 점이었다. 알다시피 법정에서 내려지는 판결에는 돌발 변수가 있기 마련이
다. 하지만 자신이 맡아 변호한 사람에게 그런 판결이 내려지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판사는 피고에게 실형을 선고하고 손해 배상금까지 물어내도록 했다. 평생 갚아야 할 만큼 거액이었다. 사회가 생클레르의 명예를 부정하고 박탈해 버린 것이다. 생클레르는 그 사실을 견디지 못했다.
🛶🛶솔렌은 점차 심신이 회복되자 로펌의 일보다는 사회 취약층의 사람들을 도울 결심을 하고, 구세군의 여성궁전에서 대필 작가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 대필작가의 일 중에 하나가 빈타의 아들인 칼리두에게 편지를 써 주는 일이었다.
고향에 두고 온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누구보다 칼리두, 사랑하는 아들이 그곳에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아들을 데려올 수 없었다. 매일 밤 상상 속에서 아들을 품에 안는다고 했다. 언젠가는 내 아들이 엄마를 용서해 줄까요? 어째서 엄마가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어째서 그 아이가 아니라 딸 수메야를 데려 왔는지 그 아이에게 이야기해 줄 수 있을까요?"
여자가 떠나온 곳은 기니였다. 아프리카 서쪽 끝에 있는 그 나라의 여자아이들은 전통이리는 이름으로 어떤 일을 당한다고 했다. 여자는 자신이 네 살이 된 어느 날 겪은 일을 기억했다. 어른들이 자신을 데려가서 두 발을 잡아 벌렸고, 이어서 몸이 두 쪽으로 갈라지는 것 같은 끔찍한 고통으로 기절했다.
그 고통은 결혼 초야에 되살아났고, 출산할 때도 어김없이 덮쳐왔다. 그것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고문이었다. 엄마에 이어 딸에게 대를 물러가며 가해지는 끔씨한 형벌이었다. 그 땅의
모든 여자들을 대상으로 벌어지는 범죄었다.
🛶🛶 문맹자가 특히 많은 여성들 중에서도 특히 전쟁을 겪거나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피난을 온 경우가 대부분이었다.이들은 대개가 가족이 헤어지거나 사망한 경우가 빈번하여 연락을 취하기가 어려운 경우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이 써 준 이 글에는 내 심장 한 조각이 담겼어요. 당신 덕분에 나는 아들에게 내 심장 한 조각을 보낼 수 있어요.'라는 의미가 담긴 가장 짧은 말이었다.
"됐네요." 이 짧은 한마디로 솔렌은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았다. 그것은 자신이 실수하지 않았다는 확인이었다. 주어진 과제를 잘해 냈다는, 빈타의 믿음을 배신하지 않았다는 공표였다.
그렇지만 소소한 문제이기는 해도 해결해야 할 일이 마지막으로 한 가지 남았다. 편지에 빈타의 서명을 넣어야 했다. 솔렌은 서명까지 자신이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럴 권리가 없다고 생각했다. 편지글은 솔렌이 썼지만 이 글에 담긴 의미는 빈타의 것이다. 서명은 단순히 이름을 적어 두는 행위가 아니다. 손수 이름을 적어 넣음으로써 그 편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는 뜻이다. 편지는 빈타의 것이고 그러므로 빈타의 서명이 들어가야 했다.빈타는 내민 펜을 받아 들었다. 그러고는 편지 마지막 장 하단에 단어 하나를, 그 자체로 온전히 하나의 세계인 단어 "엄마"를 적어 넣었다.
🛶🛶 하루 하루를 잠잘곳을 찾아 헤메는 릴리의 아픔은 비로소 솔렌의 가슴에 고동소리를 울리게 된다. 대필 작가만으로는 온전히 여성궁전의 여성들에게 다가갈 명분이 부족하다는 것을, 눈에 마주치는 곳에서 직접 찾아야 한다고 마음으로 호소를 한다.
릴리는 지금도 빵집 앞에 꿇어 앉아 있을 때면 유리창 너머로 케이크들이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네, 전 잘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걸 알아주는 사람이아무도 없어요. 알려고도 하지않아요."
아무도 없다고요? 아뇨, 지금부터는 한사람 있어요.내가 릴리의 재능을 알아줄게요."
릴리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솔렌은 한가지 어처구니없는생각에 사로잡혔다. 무모했지만 절실한 생각이었다. 릴리를 박해 온 삶의 비참함에 복수하고 싶었다. 빈곤에 반격하고 싶었다. 가난과 고통이 승자의 자리를 차지하게 놓아두고 싶지 않았다. 이미 한 판을 내주었다. 고통이 이겼고, 그래서 생티이를 빼앗겼다. 하지만 이 싸움. 빈곤과의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솔렌이 전투에 나서서 고통에 맞서 싸울 차례였다. 자비는 없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당했으면 그만큼 되갚아 줘야 해. 한 사람 빼앗겼으니 이제 한 사람을 빼앗아와야 해.'
꼭 해내겠다고, 그렇게 하고야 말겠다고 솔렌은 그날 밤 다짐했다. 릴리를 거리에서 구해 냄으로써 생티아의 죽음을 복수하고 싶었다.
편지를 쓰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계획은 여성궁전 거주자들의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했다.
🛶🛶 빈타의 아들 칼리두에게서 기다리던 답장이 왔다. 멋진 글을 쓰는 소설가가 아니어도 좋아, 소소한 기쁨의 대필 작가도 충분히 소중해.
'이 아이예요. 내아들."빈타가 말했다. "편지를 보내왔어요.
솔렌은 칼리두의 사진을 받아 들었다. 아름다운 아이였다.
벌써부터 힘찬 기운을 발산했다. 하지만 미소는 품 안의 아이처럼 어렸다. 가슴이 울컥했다. 두 눈에 눈물이 고이더니 손 쓸 새도 없이 작은 시냇물을 이루며 흘러내렸다. "또 시작됐군." 타다 가운데 한 사람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제 곧
소리 내어 엉엉 울 거야."
솔렌은 이번에는 웃었다. 눈물을 닦으면서 생각했다. 아무래도 난 소설가가 될 만큼의 재능은 없는 것 같지만, 뛰어난 소설가가 된다는 건 더더욱 어림없는 일일 테지만, 그래도 난 이 사람들이 손에 쥔 펜이야. 삶에 학대받았어도 고개 숙이지
않는 이들을 위해 내가 펜이 된 거야. 벌새 깃털 펜이라고 해도 좋아, 오히려 난 자랑스러워. 이 사람들은 풀 죽지 않아.
라 르네가 그랬듯이 언제나 당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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