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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시간

독서후기 2026(5) "벨과 세바스찬" 니콜라 바니에 장편소설,양영란 옮김

by 돛을 달고 간 배 2026.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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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바니에 Nicolas Vanier

1962년 세네갈에서 태어났으며 핀란드 라플
란드 일주 퀘벡 북부 야생 지역 탐험 등 여행과 도전을 즐기는 모험가로 명성이 자자하다. 프랑스의 솔로뉴와 베르코르를 오가며 지내는 그는 직접 몸으로 부딪치고 피부로 느낀 여행의 감동을 책과 영화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그의 작품으로 8천 킬로미터의
시베리아 횡단 경험을 담은 (시베리안 오디세이), 개썰매를 타고 캐나다 북부 지역을 100일 동안 여행하며 써내려 간 (화이트 오디세이), 손수 지
은 오두막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며 알래스카를 여행한 경험을 담은 (눈의 아이) 등이 있다. 시베리아 이브슨 족의 생활을 함께 체험하며 그들의 생활상을 담은 (늑대)는 소설과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2002년 (북쪽의 노래(2001)로 향토적 색채가 짙은 작품에 수여하는 모르스 주느부아 상을 받았으며 2005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별과 세바스찬)은 1960년대 프랑스 국민 드라마' 라불릴 정도로 인기리에 방영된 TV드라마 (벨과 세바스찬)을 새롭게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지역의 작은 산골마을을 배경으로 여덟 살 소년과 개의 우정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소설은 세바스찬의 맑고
따스한 시선을 통해 우리에게 용기와 사랑, 진정한 삶의 가치와 우정의 의미를 일깨워 준다.
주요 작품으로 (위대한 북국의 노래), (눈 속의 황금), (시베리안 오디세이) (최후의 사냥꾼), (얼어붙은 기억), (위대한 여행) 등이있다.
옮긴이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한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릴드) 기자와 <시사저널) 과
리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센트럴파 크), (내일), <탐욕의 시대), (금주리는 세제, 어떻게 구할 것인가), <그리스인 이야기), (물의 미래),
(빈곤한 만찬), <미래의 물결), (식물의 역사와 신화), (잠수정과 나비), (6시 27분 책 읽어주는 남자), <페스트와 콜레라), <행복을 철학하대), (신의 탄생) 등이 있으며, 김훈의 (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에서 출간했다."

⛱️⛱️⛱️ "벨과 세바스찬" 이 작품은 어린이와 어른의 생각의 편차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것인가?
어른들의 입장에서 어린들의 생각은 틀린것인까? 아니면 다른 것일까에 대한 생각들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주는 것 같다.

🍎🍎 사냥꾼들의 사냥으로 어미 샤무아가 죽고, 새끼 샤무아는 벼랑으로 떨어졌다.

"너도 봤지"
노인은 입을 벌린 채 우뚝 멈춰 선 손자 쪽으로 몸을 돌리며 말했다.
"고통스럽겠죠?"

"벌써 죽었을 거야. 그게 자연의 법칙이니까."
"자연의 법칙이요?"

"자연의 법칙은 매우 엄격하지. 세바스찬, 사람들이 왜 사냥을 한다고생각하니?"
세자르는 메고 있던 소총과 손자가 자랑스럽게 둘러메고 있는 나무로 만든 작은 총을 가리키며 물었다. 여덟 살 생일 때 선물해 준 총이
었다.
"사람들이 사냥하는 건 다른 문제예요. 총으로 한번에 죽이면 고통을 느낄 수 없잖아요."
세바스찬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항의하듯 대답했다.
"죽는 건 마찬가지란다. 죽음에 변명 같은 건 있을 수 없어."
두 사람은 다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세바스찬은 종종 걸음으로 세자르를 뒤따랐다.

🍎🍎 벼랑에 떨어진 새끼 샤무아를 세바스찬은  로프를 묶어 내려가 구하여 돌아온다.

"새엄마를 찾아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라."
세자르는 외따로 떨어져 있는 암양에게 가 새끼 샤무아를 암양 쪽으로 밀었다.
할아버지, 왜 하필 저 녀석이야? 저 양은 병든 것 같단 말이에요"
"저 녀석은 얼마 전에 새끼를 사산했단다. 자기 새끼를 잃은 암컷은 최고의 어미가 될 수도 있고 반대가 될 수도 있겠지. 베나르에게 또 한번의 행운이 오는지 한번 지켜보자꾸나."
"베나르가 아니라니까요!"
"그래그래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떠냐
새끼는 멈칫멈칫 주저하며 희미한 첫 냄새에 이끌린 듯 암양에게 다가갔다. 젖이 퉁퉁 분 암양은 매우 힘들어 보였다. 새끼가 젖을 빨기
위해 옆구리에 찰싹 달라붙자 뒷발질을 하려는 듯했으나 이내 마음을 바꾸었는지 코를 벌름거리며 새끼의 냄새를 맡았다. 새끼는 암양이 하는 대로 가만히 몸을 말렸다. 암양은 이내 새끼 샤무아를 핥기 시작했다.
"봐라, 녀석이 새끼를 받아들인 것 같구나."

🍎🍎 개와 세바스찬의 첫 마음은 고독한 운명의 재회라고 볼 수 있다. 고독과 고독의 플러스 된 관계에서 서로가 의지가 되는 관계로 변화된다고 볼 수 있다.

"널 건드리지 않을 거야. 약속해. 누가 널 만지는게 싫은. 거지? 나도 그래. 할아버지가 내 머리카락에 손가락을 넣어 까치집을 만들어
놓는 건 정말 싫거든. 너도 그렇지? 근데 보통 개들은 쓰다듬어 주는걸 좋아하는데. 넌 안 그러니?"
세바스찬은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 손가락으로 머리카락을 빗어 뒤로 넘겼다. 베트는 더 이상 으르렁거리지 않고 입을 반쯤 벌린 채 긴
회를 밖으로 내밀었다.

"너한테 보여줄 게 있어. 아주 근사한 거야. 날 따라와."
세바스찬은 배트 옆으로 비스듬하게 앞장서면서 녀석의 반응을 살폈다. 베트는 여전히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따라와도 돼. 널 건드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잖아. 날 믿어도 돼.날
믿지 않으면 우린 절대 친구가 될 수 없어. 너도 언제까지 외톨박이로 지낼 순없잖아."

녀석이 움찔했다. 그러다 곧 한 발을 들더니 그 자리에 멈춰 셨다.
설득당하려면 좀 더 그럴듯한 이유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셰바스찬은 녀석이 이토록 경계심을 늦추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 배트가 누명을 썼다고 세바스찬은 확신한다. 개울물에서 배트를 씻긴다. 검은 물이 빠지면서 하얀 개로 바뀐다. 이름을 벨이라고 지어주면서...

세바스찬은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개울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양들이 조용히 옆쪽으로 비키며 길을 터주었다. 녀석들의 복슬복슬한 옆구리 털이 아래로 떨군 세바스찬의 두 팔을 스쳤다. 암양 한 마리는 냄새를 맡고 또 한 마리는 손에 얼핏 콧방울을 문질렀다. 간식이라도 내놓으라는 몸짓이었다. 양들 목에 걸린 방울에서 나는 딸랑딸랑 소리가 허공으로 퍼졌다. 가볍게 고개를 돌린 세바스찬의 시야로 지극히 평온해 보이는 배트의 모습이 들어왔다. 녀석은 파투 개답게 처신하고 있었다. 예전 양 떼와 함께했던 습관 때문일 것이었다
세바스찬은 눈물을 참아야 할 만큼 기빼서 어쩔 줄 몰랐다. 마음의 짐이 덜어지면서 느껴지는 안도감이 거센 파도처럼 세바스찬을 집어 삼켰다.

녀석이 절대 양을 죽였을 리 없어.'
세바스찬은 목초지에 주저앉고 말았다. 감정이 북받쳐 두 다리가 절로 꺾였다.
'난네가 양들을 죽이지 않았다는 걸 알고 있었어."

🍎🍎 마을 사람들은 양을 죽인 짐승으로 벨을 지목하고 몰이를 해서 벨을 사냥하기로 한다.
벨이 양을 죽였다는데 대해서 세바스찬은 크게 반발하지만 단지 그 뿐이다.

세비스찬은 계속 고함을 질러댔다. 세자르는 도망치는 거대한 몸집의 개를 응시하면서도 차마 방아쇠를 담기지 못했다. 자신이 죽이지
않더라도 이미 개는 죽음 목숨이나 마친가지였다. 산 아래쪽에 다른사냥꾼들이 대기하고 있었으니까. 세자르는 차마 세바스찬이 보는 앞에서 방아쇠를 당길 수 없었다. 갑자기 옆구리 쪽에 충격이 느껴졌다
세자르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바위에 몸을 기댔다. 세바스찬이 두 주먹을 앞으로 내밀고 세자르를 항해 돌진해 온 것이었다. 기진맥진한 작은 두 주먹이었지만 세자르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잃고 휘청거렸다
사실 주먹보다 아이의 애끓는 비명 소리가 세자르를 흔들었다. 세자르는 손자 녀석을 설득할 수 있는 말을 한마디도 건넬 수 없는 무력함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세바스찬은 노골적으로 분노와 원망을 쏟아내고 있었다. 아이의 절망 앞에서 세자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깨닫자 세자르는 일단 시작한 일을 끝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자르는 세바스찬의 팔을 잡고 외침을 무시한 채 기를 쓰며 세바스찬을 끌고 갔다
할아버지는 거짓말쟁이야: 벨은 내 친구야. 녀석은 절대 사람음 해치지 않아. 할아버지가 벨을 질투해서 녀석을 죽이려는 거야. 벨은 절대 사납지 않아. 다 할아버지 때문이야:"

🍎🍎 구사일생으로 살아난 벨은 심한 상처를 입고 세바스찬의 돌봄과 의사 기욤의 처치로 상처가 회복된다. 할아버지의 양 우리에 늑대가 다가오자 벨은 기욤과 더불어 양떼를 구한다.
기욤이 부상을 구하자 기욤을 데리고 집까지 돌아온다.

썰매를 타고 목초지를 가로지르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경사가 완만한 곳은 팔 힘을 이용해 썰매를 끌고 가야 했다.
반대로 활강 시에는 양팔로 제동을 걸어 속도를 조절해야 했다. 다친 다리를 혹사시키지 않는 지혜도 필요했다. 허벅지 골절상이라도 입는
날엔 완전히 죽음이었다.
골짜기가 끝나는 남쪽 경사면 언저리에 도착하자 기욤은 썰매에 큰 대자로 누워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심장이 투닥투닥 급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양 우리로 돌아갈 수 있었다. 힘은 들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반대로 계속 비탈길을 내려간다면 멈추지 않고 끝까지 가야 했다. 안내인 노릇 하라, 양 떼를 구하러 뛰어다니랴 밖에서 떠돈 지 벌써 여덟 시간째였다. 점점 붓는 발목 부상도 격정스러웠다. 무심코 뒤를 돌아본 기음은 줄곧 벨이 자신을 따라오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기욤이 눈 속에서 김낑대는 동안 벨은 점장게 몇 미터 정도의 거리를 유지한 채 기욤 옆을 지켰다. 기욤은 벨이 여기서 뭘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여기서 잠들면 아마 코를 엄청 골아델 거야. 더 늦기 전에 그만 출발해 볼까?"
기욤은 스스로 두려움을 떨쳐 내기 위해 혼잣말하듯 벨에게 말했다.


🍎🍎 독일 치하의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 스위스로 넘어가려고 하지만 독일군의 추적이 예사롭지 않고 탈출로가 막혀버리자, 세바스찬과 벨은 자기들만 아는 길로 탈주민을 안내하게 된다

"난 벨을 믿어. 녀석은 절대 길을 잃지 않음 거야. 내가 녀석에게 상황을 잘 설명해 줄게. 누나, 이럴 시간 없어
세바스찬은 누나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벨 앞에 쭈그리고 않았다. 벨은 눈 더미 위에서 코를 킁킁거리며 접근해 오는 자들의 냄새를 맡고 있었다.
벨, 잘 들어. 저기 산 아래 있는 독일 놈들이 에스테르를 죽이려고 해. 늑대보다 더 고약한 놈들이야. 남들은 에스테르의 부모님도 죽이
려고 해. 독일 놈들은 원래 그래. 노인이든 어린아이든 전혀 상관 하지 않아. 내 생각엔 너와 내가 힘을 합쳐 에스테르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안내해 줘야 할 거 같아. 네가 다쳤을 때 숨어 있던 대피소 같은 곳 말이야. 벨 나혼자선 할 수 없어
네 도움이 필요해. 넌 함정이란 함정은 모조리 냄새 맡을 줄 알잖아. 다만 안개가 너무 짙어서 우리가 널 볼 수 없을까 봐 그게 걱정이지. 게다가 넌 털도 하얗고. 이럴 줄 알았으면 너한테 색깔을 잔뜩 칠해놓는 건데. 벨, 너도 하얗고 눈도 하야니까 우리가 널 잃어버리지 않을 방법을 찾아야 해 네 맘에는 좀 안 들 수도 있겠지만."


🍎🍎 할아버지는 세바스찬에게 엄마는 아메리카에 있다고 이야기 해준다. 그걸 믿고 있었는데, 에스테르가 산 너머는 스위스라고 말하는 바람에 할아버지가 미워진다.

네 엄마는 늘 네 곁에서 널 지켜보고 계신단다. 신에도, 이 땅에도, 네 밤에 불어오는 바람 속에도, 네 손가락 끝에 타는 눈 속에도, 네 종아리를 간질이는 풀 속에도 엄마는 비록 일직 이 세상을 떠났지만 널 생각하는 엄마의 사랑은 계속해서 살아 있지. 네가 어디를 가든 그 사랑이 널 이끄는 거야. 언제까지나."
세바스찬은 고개를 푹 숙이고 소리 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흘렀지만 막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지는 않았다. 심한 가뭄으로 갈라진 땅을 적시는 소나기 같은 눈물. 엄마 얼굴을 떠올리려고 애쓰면서 엄마를 생각할 때마다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던 그 정체 모를 두려움이 저만치 물러났다. 커다란 슬픔이 밀려왔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속 빗장이 열리며 그동안 잔뜩 억눌러 왔던 숨이 해방되는 것 같았다.
세바스찬은 눈물을 실컷 쏟고 나서 할아버지에게 손을 내밀었다.
모든 걸 용서한다는 화해의 표시였다. 세자르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를 위로하려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은 채 세바스찬이 하는 대로 따랐다. 모든 사실을 털어놓고 나자 세자르 역시 비로소 진정한 화해를 나눈 것처럼 속이 후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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