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딸내미는 호주의 멜버른의 멜버른대학교 박사과정을 다니고 있다.
2013년 대학학부부터 유학을 떠났으니 만 12년을 책과 씨름하고 있는 셈이다.
넉넉치 못한 형편으로 우리부부는 버는 돈으로 유학비에 올인을 해야만 하였다.
딸이 처음 브리즈번의 학부생이었을 때 처음으로 내가 받은 소식은 책값으로 100만을 부쳐 달라는 것이었다.
책값 100만원쯤 전공서적 4권
"미쳤나 이 가시나가 한잔먹고 10만원을 100만원이라고"
숫자를 잘못 쳣나 생각을 했다.
워낙 서울에서 일년 있으면서 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한게 한두번이 아니라서....
그렇게 생각하면서 인터넷 검색을 열심히 해댔다.
"호주 대학 교재 가격"이라고 검색어를 입력하니 여러개가 튀어 나온다.
검색된 내용을 쭉 읽어 가면서 뒤통수를 얻어 맞은 것 처럼 멍하다.
외국 전공 서적이 비싸기도 하지만 호주는 미국이나 캐나다보다도 더 비싸기도 하네. 대개가 10만원을 훌적 뛰어 넘어 가니...이래가지고 뭔 돈으로 유학 경비를 감당할까 걱정이 앞선다.
오늘 딸애한테 연락 오기를 전공 과목이 4과목인데 각각의 과목에 책이 3권씩이란다. 그래도 비싸긴 비싸다. 혹시 이 녀석 중고로 책 구입해놓고 아빠한테 덤태기 쒸우는 건 아닐테지.....열심히 공부하삼이라고 아빠의 소망을 담아보면서 100만원을 입금한다. 경제를 공부하면서 아빠한테 사기치는 것 부터 배우는 건 아닐테지.....안녕
벌써 십년 전의 이야기가 되어간다.
그 동안 숱한 일들이 지나갔다.
할머니가,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제 엄마는 대장암이 나는 허리디스크와 특발성 난청으로 청력이 급격히 약해지고, 딸래미는 교통사고와 거주하는 곳의 화재까지 겪어면서 코로나때문에 잠시 귀국까지 하여 국내에서 취업까지 하였다.
가족의 암담한 시기가 언제 끝날 지 몰랐고 결국에는 빚이 쌓여 직장에서 명퇴를 하였다. 그런 연후에도 생활비 조달을 위해 경비직을 선택해 밤에는 뜬 눈을 세우기도 하였으나 지금은 자유로운 60대가 되었으니 그것은 다 지나간 일이다.
얼마전에는 갑자기 복통을 호소해 병원에 간 딸래미 가 자궁에 염증과 난소 꼬임으로 입원해 그 동안 비축해 놓은 비상금까지 다 털어가버렸다.
전생에 지어 놓은 빚이 아직도 남았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하게 드는 순간인데, 연락이 왔다. 그 동안 질질 끌어오던 박사논문이 최종 통과 되었다고, 딸 나이 만 32세, 내 나이 만 63세 그 동안의 간절함이 순간적으로 내 몸의 에너지를 이완시켜버린다. 이 세상은 괴로움만 가득찬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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