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절에를 갔다.
고속도로를 통해서 가면 한 시간 반이면 도착하는데
봄 풍경이 너무 아쉬워 산길을 돌고 돌아 가니 두 시간 남짓 걸렸다.
초파일 다 되어 가니 빚 갚을 데가 많아진다.
애시당초 선불인지 후불인지도 분명치 않다.
일년 등값?
"나는 빚진 것도 없는데"
갑자기 프랑스의 소설가가 쓴 작품의 한 귀절이 떠오른다.
"신이시여 저는 매년 크리스마스 때 마다 교회(성당)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참한 신자입니다. 그런데 저의 인생은 왜 이렇게 고달플까요. 신의 가호를 바래요"
"내가 꼭 그렇네"
한글을 깨우치던 그때부터 천수경을 곁에서 염불을 하듯이 어머님께 읽어 드렸다. 그로부터의 인연이 몇 겁의 빚이 되어 있다. 하지만 그 빚을 살아가는 지침이 되는 빛이라고 나는 여긴다.
하옇든 마음의 빚이니 갚아야겠다.
그래야 마음이 후련해지기도 하고.
옆에 있던 와이프가 멜버른에 있는 딸에게 전화를 한다.
"딸! 엄마 아빠 절에 왔는데, 온 김에 외할머니 영혼이 편안하시라고 영가등을 하나 달고 가야겠다"
딸래미는 어릴때 부터 유학을 준비하던 시기까지 외할머니와 각별한 관계였다.
"너도 동참할 의향이 없니"
"그럴 게 엄마" 그러면서 딸이 말하기를
"엄마도 엄마의 엄마니까 엄마도 절반은 부담 해"
그 말을 듣고 우리는 한참을 웃고 말았다.
내가 말한다. "맞는 말이네"
와이프가 말한다. "돈도 잘 번다는 가시내가 쪼잔하기는" 아니야 "계산은 계산이니까"라고 내가 말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하니 아빠의 아빠니까는 없네.
부모님은 보이지 않는 세상에서 잘 계실러나?
이 세상의 평화를 염원하며 등 하나 밝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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